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12일 구주류인 정균환 총무가 소집한 당 의원총회에 불참, 구주류와 대립전선을 분명히 해 신당 창당을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신주류 강경파의 ‘개혁신당’ 주장에 반대하며 ‘개혁적 통합신당’을 주장했던 정 대표는 지난 11일 신주류 의원 29명과 함께 심야회동을 갖고 비공식 신당추진기구 구성에 합의한 데 이어 이날 정 총무가 ‘당 개혁안’을 의제로 소집한 의총에 전격 불참했다.
또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의원 등 신주류 강경파 의원들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는 18일 5.18묘역에 다수가 참배,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정치개혁으로 이어받은 신당창당 보고를 드릴 것"이라며 신당 추진 강행 의지를 밝혔다.
***정 대표 “의총,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
문석호 대변인은 이날 정 대표의 의총 불참과 관련해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아침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의총 개최여부를 논의한 결과, 참석자 대부분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의견을 모아 정 대표가 오전 두차례 정 총무에게 연기를 지시했지만 정 총무는 자신의 고유권한이라며 의총 개최 의사를 표시, 불참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변인은 "불참 사유는 대통령이 방미중인 상황에서 물류대란이 겹쳐 국민이 걱정하고 있는 시점에 당내문제로 왈가왈부하는 게 국민에게 불안감을 줄 우려가 있는 데다 관례적으로 19일 본회의 직전 의총을 열 수 있고 의총 의제인 당 개혁안은 의총이 아니라 당무회의의 심의.의결 사항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또 "신당 논의에 대한 토론이라면 각 계파가 논의자체를 정리, 조율하고 있는 단계인 만큼 공식기구인 의총에서 논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상수 사무총장은 "정 총무가 당 분열을 자초하고 있다"며 "국회 현안도 특별히 없는데 신당 문제만 논의하기 위해 의총을 여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이날 열린개혁포럼 간사단 오찬모임에 참석해, 신주류와 보조를 맞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정균환 총무는 "이미 소집된 의총이기 때문에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없다"며 이날 오후 2시 예정대로 의원총회를 강행했다. 이날 의총은 신주류 의원들 대부분이 불참한 가운데 40명이 안되는 숫자가 모여 결국 의원 간담회 형식으로 대체됐다.
이날 의총에는 김충조 유재건 박상희 박양수 이협 설송웅 정철기 김성순 장성원 최명헌 최영희 김옥두 강운태 윤철상 구종태 박주선 김상현 송영진 박상천 배기선 유용태 홍재형 김명섭 이훈평 박종우 이희규 장태완 이윤수 설훈 김영환 조한천 박병윤 송훈석 최선영 의원 등 구주류 및 중도파 의원들이 참석했다.
***신기남 “선혈 낭자토록 권력투쟁할 것”**
한편 신주류 강경파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달 28일 소장파가 모여 신당창당 선언을 한 후 13일만인 어제 신주류 전체가 모여 신당창당에 합의했으며 오는 16일 다수가 신당 워크숍에 모여 신당추진기구 구성에 합의할 것"이라며 "오는 18일 5.18묘역에 다수가 참배, 신당창당 보고를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천정배 의원은 "당무회의에서 신당추진위 구성 의결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표결도 불사하겠다"고 밝혔고, 신기남 의원은 "늦어도 월말까지 신당추진기구를 구성해야 하며, 선혈이 낭자하도록 권력투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그분이 김중권 전 대표를 기용하고 새천년민주당을 만드는 등 호남출신으로서 한계를 안고 시도한 지역타파주의를 창조적으로 계승한 우리가 DJ의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생각한다"며 "DJ도 우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DJ 비서실장 출신인 정동채 의원도 "국회의원에 한번 더 당선되기 위해 DJ를 지역주의에 가두려는 시도를 호남민중과 DJ가 결코 용납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정동영 천정배 신기남 정동채 이강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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