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태양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 전력회사에 팔기로 해 화제다.
생태주의적 대체에너지 개발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에너지대안센터(대표 이필렬 방송대 교수)는 오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부암동 나무학교에서 태양광발전시설 준공식을 갖고 출자금 모금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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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산성 없다고 지금 시작 안하면 영영 못만들어"**
에너지대안센터는 지난해 7월 정부에서 발표한 태양광발전 촉진시책에 따라 태양광발전기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전력회사에 팔겠다는 야심찬 준비를 해왔다. 정부 시책의 내용은 일반 시민들이 태양광발전으로 전기를 만들었을 경우 전력회사에 kWh당 716원을 받고 팔수 있다는 것이었다.
에너지대안센터는 시민들이 각자 자기 집에 발전시설을 설치, 100kWh의 전기를 한전에 팔면 7만1천6백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부 방침에 따라 경기도 안성에 발전기를 만들어 전기 판매를 준비해온 에너지대안센터는 몇가지 제도적 장벽 때문에 판매를 성사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법개정이 이뤄진다면 내년부터는 판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센터는 보고 있다.
발전기는 설치를 확정한 부암동 나무학교 외에도 낙성대의 한 다가구 주택 옥상에 설치될 예정이며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도서출판 <창작과 비평> 사옥의 옥상에도 설치를 협의중이다. 센터는 이를 위해서 약 1억원의 돈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시민들의 출자를 통해 마련키로 했다. 출자한 시민들에게 발전기 소유지분을 나눠주고, 전기판매가 성사된다면 판매 수익을 배당한다는 것이다. 현재 35명이 2천9백만원 정도를 모금한 센터는 이번 준공을 계기로 보다 많은 투자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태양광발전시설의 관건은 역시 채산성이다. 그동안 수없이 논의된 대체에너지 개발에서 결정적인 걸림돌이 된 것은 생산되는 전력보다 설비비가 더 많이 드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에너지대안센터의 대표이자 프레시안에 ‘생태와 인간’을 연재하는 생태주의 에너지 전문가 이필렬 교수는 “단순 원가를 지금 당장 비교하면 채산성이 없다”면서도 “재생가능에너지는 장래를 보는 것이다. 나무를 심을 때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심듯 시간이 흐르면서 채산성 좋아지고 노하우가 쌓이면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고 보급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채산성이 없다고 시작하지 않으면 30년 후에도 마찬가지다”고 강조했다.
에너지대안센터의 시도는 세계최초가 아니다. 독일 등지에서는 이미 시민들에 의한 전력 생산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자연환경과 법제도적 상황에서 얼만큼의 성과를 거둘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에너지대안센터의 ‘실험’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대체에너지·재생가능에너지 개발과 생태주의에 관심 있는 이들의 열망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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