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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4세대가 아닌 3.5세대 신당 필요"

<신당 논쟁> 김재홍교수께 보내는 김영환의원의 공개질의

민주당 내에서 '통합신당'과 '개혁신당'에 대한 주장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김영환 의원이 10일“신당은 4세대가 아니라 3.5세대여야 한다”며 신주류 강경파들이 주장하는 ‘4세대 신당론’의 틀을 처음으로 제시한 김재홍 경기대 교수에게 공개반박 질의서를 보내왔다.

김 의원은 “지금 많은 분들이 4세대 신당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 정치권 일부에서 주장하는 신당이 ‘과연 4세대 신당인가’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면서 “신당의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 4세대 신당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대중적 아젠다로서만 기능하면서 정상적 정치발전을 막고 있지 않은지 의문”이라고 공개질의를 하는 이유를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신당은 ‘국민의 정부’의 개혁과 민주당을 지지했던 개혁적 국민들이 참여정부와 신당에 분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신당, 민주당의 정통성을 계승하면서 참여정부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3.5세대 신당이어야 한다”면서 이른바 ‘개혁적 통합신당’지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같은 문제의식에 기초해 김 교수에게 ▲4세대 신당은 ‘개혁과 국민통합’을 지향해온 민주당과의 정체성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시대적 임무에 있어 4세대 신당과 민주당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개혁정당인 민주당을 통합시키는 것이 반개혁적 통합인가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혀줄 것으로 주문했다.

김재홍 교수는 지난 6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렸던 '신당 토론회'에서 '신당 창당의 한국 정치사적 의미'란 글을 통해 '4세대 신당론'을 주장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우리 정당정치는 1세대(독립운동 세대), 2세대(군사쿠데타 세대), 3세대(민주화투쟁 세대)에 이어 제4세대로 향하고 있다"며 4세대 정당의 7대 목표로 ▲한반도 평화정착 ▲지역할거주의 해체 ▲정치개혁 ▲사회개혁과 언론정상화 등을 제시했으며, 정동영 의원 등 ‘개혁신당’을 주장하는 신주류 강경파 의원들이 이에 공감을 표시했었다.

김재홍 교수의 반론이 있기를 기대하며 김의원이 보낸 공개질의서 전문을 싣는다. 편집자

***새로 만드는 신당은 4세대가 아니라 3.5세대입니다**

***공개 질문을 하는 이유**

신당창당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제기되고 있는 신당창당 논의를 좀 더 내밀하게 들여다보면 신당의 목적, 성격, 주체, 범위, 창당절차 등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논란이 존재하고 있고 그 논란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교수님은 처음 4세대 신당론을 제기하였고, 지난 5월6일 ‘신당 토론회’에서는 4세대 신당론에 대해 기조발제도 하였습니다. 그날 나는 몇 가지 질문을 하였습니다. 교수님이 주장하는 4세대 신당의 구체적 모습은 무엇인가? 지금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신당이 교수님이 주장하는 4세대 신당과 일치하는 것인가? 라는 근본적 의문 때문이었습니다. 이제까지 답변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많은 분들이 4세대 신당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현재 정치권 일부에서 주장하는 신당이 “과연 4세대 신당인가?”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니 "신당의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 4세대 신당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대중적 아젠다로서만 기능하면서 정상적 정치발전을 막고 있지 않은가?" 라는 우려마저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의문과 우려가 5월 6일 교수님에게 했던 질문을 오늘 다시 공개적으로 하게 된 이유입니다. 나는 교수님의 답변이 우리가 가야 할 정치개혁과 신당의 모습에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성실한 답변을 기대하겠습니다.

***4세대 신당과 민주당의 정체성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교수님은 ‘신당을 창당하려면 기존의 정당과 다른 지향점을 가진 이념과 정치노선, 정체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단언하였습니다. 지금 신당을 주장하는 분들은 ‘개혁과 국민통합’을 신당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민주당 역시 ‘개혁과 국민통합’을 지향해 왔습니다. 개혁에서는 많은 성과도 있었습니다. 국민통합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루어내지는 못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킴으로서 지역통합, 국민통합을 향한 일보의 진전은 이루어내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4세대 신당의 이념과 정치노선, 정체성은 무엇입니까? 현재 정치권 일부에서 주장되는 신당은 4세대 신당의 성격을 갖춘 것입니까? 갖추었다면 신당의 이념과 정치노선, 정체성과 현재 민주당의 이념과 정치노선, 정체성과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시대적 임무에 있어 4세대 신당과 민주당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교수님은 4세대 신당의 시대적 과제로서 한반도 평화정착, 지역할거주의 해체, 정치개혁, 사회개혁과 언론정상화, 경제개혁과 소득계층간 격차 해소, 광장 시민운동의 국정반영, 동북아 시대의 다변화 정신의 정립 등 7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7대과제는 ‘국민의 정부’와 민주당이 지난 5년 동안 가장 심혈을 기울여왔던 정책들입니다. 햇볕정책은 전비 경쟁을 중심으로 한 ‘공포의 균형’이 아니라 남북간의 적대감을 해소하고 화해와 협력을 통한 진정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정책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가장 중요한 선거공약 중 하나가 바로 햇볕정책의 계승이었습니다.

또한 지역주의 극복은 ‘국민의정부’와 민주당의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민주당 지지자들은 기꺼이 영남후보를 민주당 후보로 선출하였고, 지역적 소수정당으로서의 한계극복을 위해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치개혁이야말로 민주당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입니다. 당 개혁안을 만들어 정당사상 최초로 국민경선으로 대통령 후보를 선출했고 모든 공직선거 후보자에 대한 상향식 공천을 제도화하였습니다. 원내정당, 정책정당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개혁과 언론정상화, 경제개혁과 소득계층간 격차 해소, 동북아 시대의 다변화 정신의 정립 등을 위한 노력과 업적에 대해서는 구구하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교수님이 정의하신 ‘광장 시민운동’은 정보화의 발전을 그 인프라로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정부’는 우리 사회의 정보화를 괄목할만하게 발전시켰고 민주당은 정보화의 발전으로 이루어진 동시적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정치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대선경선 시 인터넷 투표를 활성화시키고 일정부분 반영한 것은 그런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결국 4세대 신당의 7가지 과제는 민주당이 부딪쳤던 과제들이었고, 민주당은 이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제 교수님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7가지 과제를 왜 4세대 신당의 과제로 인식하였는지 말입니다.

***현재의 신당논의가 무늬만 신당인 이유**

현재의 신당논의는 민주당의 중도 개혁노선과 본질적으로 차별화된 이념이나 노선을 제시하지 못한 채 오히려 개혁의 이미지와 선명성만을 가지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교수님이 지적한 신당의 이념과 정치노선이 아닙니다. 본질적으로 4세대 신당의 요소가 될 수 없습니다.

혁신적이고 진보적인 이념을 중심으로 하는 신당창당의 기치를 들기에 매우 척박한 환경에서 신당의 명분으로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 주장은 신당만의 정체성을 보장해주지 못합니다. 모든 정당, 심지어는 지난 시절의 정당들도 같은 명분과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지역주의의 극복과 전국정당화에 대해서도 신당은 그 구체성을 결여하고 있습니다. 전국정당화를 강력히 이끌고 갈 개혁적 정치세력은 아직 취약하기만 합니다. 혹시라도 민주당을 지역당으로, 호남당으로 전락시킴으로써 그 반사적 이익을 얻으려 한다면 그것은 지역주의로 지역주의를 극복하겠다는 또 다른 지역주의의 발로일 뿐입니다.

만약 신당의 이미지 구축을 위해 인적청산을, 특히 민주당 내의 인적청산을 제기한다면 그것은 민주당 지지 세력의 분열과 약화를 초래할 것입니다. 민주당 내 일정 세력을 분리시키고 그들을 낡은 정치세력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단기적인 대증요법은 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신당의 개혁 기반 자체를 약화시키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개혁세력들이 해야 할 일은 개혁의 선명성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하고 있는 시대적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개혁세력을 강화하고 통합하고 단결시켜 진정 개혁을 힘 있게 추진해 성공시키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개혁은 비약을 허락하지 않는 엄혹한 것입니다. 아직도 우리의 경계는 개혁․평화․민주세력 대 개혁을 원하지 않는 수구ㆍ냉전ㆍ특권세력 사이에 놓여져야만 합니다.

***왜 신당이 필요한가?**

지금 우리에게 신당이 필요한 이유는 지향하는 이념과 정치노선, 시대적 과제가 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정치 환경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변화된 정치 환경에 맞는 정치 개혁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정치 환경의 변화는 첫째, 정보화와 인터넷 인프라의 발달로 국민과 정치권의 일상적인 쌍방향 정치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이제 정치권은 국민들의 일상적인 민주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어야만 합니다. 참여정부는 이런 국민들의 요구가 만들어낸 정부입니다. 이제 정치권이 환골탈태해 민주화의 완성에 기여해야 합니다.

둘째, 지역주의 극복에 대한 국민적 요구입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영남후보를 선출했고 대선에서 승리했습니다. 지역주의는 완화되었습니다. 이제 지역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이 필요합니다. 전국정당화는 인적청산이 아니라 제도로서 정비되어야 합니다. 민주당이 오랫동안 주장하였던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민주당을 이끌어왔던 인적 구성으로는 변화된 정치 환경과 그에 걸맞는 정치개혁을 추진하기 어렵고, 참여정부의 성공을 보장할 수도 없다는 현실 때문입니다. 당의 개혁주체세력이 바뀌어야 합니다. 참여정부의 탄생에 가장 크게 기여했고, 참여정부에 헌신할 수 있는 분들이 정치와 정치개혁을 주도해야 합니다.

***신당은 3.5세대 신당이어야 한다**

분명 당과 정치가 개혁되어야 합니다. 지역주의에 의존하고 있는 과거의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 환경에 맞는 신당, ‘국민의정부’가 완결하지 못했던 시대적 과제들을 완벽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신당이 창당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신당은 전혀 새로운 시대적 과제들을 수행하는 4세대 신당이 아닙니다. ‘국민의정부’의 개혁과 민주당을 지지했던 개혁적 국민들이 참여정부와 신당에 분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신당, 민주당의 전통성을 계승하면서 참여정부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3.5세대 신당이어야 합니다.

민주당은 4.24 재보선에서 참패했습니다. 새로운 이념이나 정체성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당면한 정치개혁도 힘 있게 추진하지 못했고 북핵위기, 경제악화, 사스 등 해결해야 할 국정현안은 산적해있는데, 국정을 책임진 집권여당이 분열되어 민생을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통합이 개혁이고, 개혁이 통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신당창당을 둘러싸고 또 다시 민주당이 분열되고 있습니다. 신당이 시대적 과제와 정치노선, 정체성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2002년 대선과정에서 나타났던 태도들 즉 노무현 후보에 대한 적극적 지지, 비판적 지지, 비노, 반노라는 잘못된 근거로 신당 참여 또는 배제가 논의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선과정에서 나타났던 태도로 신당 참여 여부를 구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던 교수님이, 신당은 선거 승리를 위한 무분별한 통합이 아니라 개혁의 철학이 전제된 창당이 되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노선인 개혁을 위한 배제와 통합’의 혼합비율에 따라 신당이냐 ‘도로 민주당’이냐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는 ‘도로 민주당’이란 인식의 저변에 깔려있는 잘못된 편견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단순히 선거에 이기기 위해 무분별하게 급조된 정당이 아닙니다. 민주당은 창당될 그때부터 언제나 개혁정당이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개혁을 지지해 왔습니다. 따라서 민주당은 개혁을 위한 배제 대상이 아니라 개혁의 주체로서 당당히 설 수 있는 정당입니다.

개혁의 성공은 개혁세력의 통일․단결이 전제될 때만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지금 잘못된 편견 때문에 개혁정당인 민주당이 분열되고 있습니다. 개혁정당인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을 분열․약화시키는 것은 개혁세력의 힘 자체를 약화시키는 것입니다.

지금은 통합이 개혁입니다. 개혁은 민주당을 바로 세우고 통합․단결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 바탕 하에서 범개혁세력이 하나로 뭉칠 수 있어야 합니다. 개혁을 위한 통합, 통합을 통한 개혁이 하나로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개혁세력의 통합․단결과 민주당의 지지자들의 통합․단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가 우려해야 하는 것은 개혁의 이름 밑에 스며들고 있는 비개혁적 요소입니다. 민주당의 역사에서 어쩔 수 없이 덧칠해졌던 지역주의적 요소를 강조하고 이것을 극복한다는 미명아래 패권적 지역주의에 영합하는 것입니다.

교수님, 마지막 질문입니다. 개혁정당인 민주당을 통합시키는 것이 진정 반개혁적 통합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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