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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개혁파, '개혁야당'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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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나라 개혁파, '개혁야당' 추진?

다당제 구도 가능성 출현, 신당과 정책연합 모색

한나라당내 개혁파 의원들이 민주당에서 추진하는 신당과 별도로 '개혁야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해 4.24 재보선이후 본격화된 정계개편이 다당제 구도로 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민주당 신주류도 당내 구주류와 결별을 전제로 개혁신당을 창당하려고 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개혁신당, 한나라당, 민주당 잔류파, 개혁야당, 민노당, 자민련 등 5~6개 정당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영근, "별도의 개혁야당 창당할 수도"**

한나라당의 고영구 국정원장 사퇴권고결의안 제출에 반기를 들었던 한나라당의 안영근 의원은 3일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신당과는 별도로 '정책정당'을 창당할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된다.

안 의원은 3일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신당창당은 나름대로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나는 한나라당에서 할일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신당에 합류할 생각이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신당이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들과 성향이 비슷한 것처럼 언론에서 바라보는데 신당의 정책이 뭔지 하나도 밝혀진 게 없다"며 "그냥 선거가 끝나고 나면 신당 애기가 나오는 것인데, 이런 감성적 측면의 신당을 실패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당내 정풍운동 정도로 끝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안 의원은 "그러나 정말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정치를 하고 남북문제, 주5일제, 공무원노조 등 당면한 사안의 정책이 같고 또 한나라당이 전혀 틀리다면 그런 정책정당에 대해선 합류할 생각이 있다"면서도 "그런 정책정당이 없으면 내 손으로도 만들어낼 생각도 있다"고 독자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정책정당을 스스로 만들 생각이 있다는 게 한나라당 개조의 의미인가, 아니면 별도 정당을 창당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한나라당 내에서도 노력하고, 그래도 안되면 따로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어제 함께 기자회견을 한 다른 여섯분과 따로 모여서 신당에 대해 얘기한 적은 없지만 이전부터 의견 교환을 해왔기 때문에 저와 생각이 비슷하다고 본다"면서 "이들도 민주당의 신당 창당에 합류할 의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현재 영남출신 다선의원들이 당 지도부를 차지하면서 당의 수구노선을 주도하고 있다"고 강력히 성토해, 앞으로 신당을 창당할 경우 수도권 중심의 인사들이 중심축이 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 2일 고영구 국정원장 사퇴권고결의안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던 한나라당 의원은 안 의원외에 이부영, 김영춘, 서상섭, 김부겸, 이우재, 김홍신 등 7명이다.

***민주 신주류 "구주류와 함께 안 간다"**

이같은 한나라당 개혁파의 움직임과 별도로, 민주당 신주류측도 구주류의 신당 합류를 강력저지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해찬, 신기남, 천정배 의원 등은 2일 모임을 갖고 일부 구주류 기득권 세력의 신당 참여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신당의 이념과 정책을 제시할 토론회를 6일 개최하기로 했다.

정동영 의원은 2일 오후 경남 창원의 경남여성회관에서 지난 대선때 노무현후보 지지자들이 주축이 된 '정치개혁을 위한 참여운동본부' 발대식에 참석해, "이번 재.보선 결과는 민주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라는 요구를 드러낸 증거"라며 "민주당 리모델링론이나 통합신당론은 폐기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함께 축사에 나선 신기남 의원도 "민주당을 그대로 놔둔 상태의 개혁은 안 되며 무늬만 신당이 아니라 기득권을 포기한 완전한 신당을 만들어야한다"면서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상존하고 있으니 밖에서 감시하고 질타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조성래 변호사 등 부산 지역의 노 대통령 측근인사들도 '부산정치개혁추진위원회' 발족식을 갖는 등 영남권을 중심으로 개혁신당 창당을 위한 당 외곽 조직 건설에 나섰다.

민주당 신주류뿐 아니라 개혁국민정당 쪽에서도 구주류의 합류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유시민 개혁당 의원은 이날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범개혁세력 단일정당건설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국회의원 숫자를 불려 보기 좋은 집권당을 하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치와 정당개혁을 동시에 하며 정개개편까지 할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구주류를 겨냥 "그런 세력이 들어온다면 나는 신당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개혁여당과 개혁야당 출현하나**

민주당 신주류나 개혁당 등이 이처럼 개혁신당을 강하게 고집하는 것은, 현재 대의원의 70%를 호남이 차지하고 있는 당내 세력판도 등을 감안할 때 구주류와 함께 가면 신당 창당을 통해 노렸던 '정치적 쇄신효과'를 담보할 수 없는 데다가, 지구당위원장직 폐지나 전면 상향식 공천제 등 기존의 당내 세력판도를 바꾸는 개혁을 관철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아울러 구주류가 합류할 경우 개혁당 등 신진 정치세력의 공천 획득등 정계진입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정가에서는 민주당 신주류와 개혁당이 결코 구주류와의 연합을 택하지 않고, 민주당을 깨고 독자 개혁신당 창당으로 갈 것으로 내다보는 전망이 많다. 이들은 내년 4월 총선에서 개혁신당이 제1당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라도 최소한 한나라당에서 탈당해 신당에 합류하지 않더라도 독자세력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나라당 개혁파 등과의 연합 등으로 국정운영을 풀어나갈 수 있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1일 MBC <100분 토론>에서 "내년 총선에서 의석 과반수 확보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도 이런 구상에 기반한 게 아니냐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또한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들이 민주당 주도의 개혁신당에 참여하기보다 별도의 개혁야당을 만들겠다는 것도 이같은 구도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미 민주당 신주류등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신당에 소수파로 참여하기보다는 별도 정당을 만들어 내년 총선전 당대당 통합이나 선거연합을 모색할 수 있고, 총선 이후에라도 정책연합 등의 방식으로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민주당 신주류 등이 신당창당을 강력주장하자, 일부 구주류까지 포용하려던 정대철 김원기 조순형 의원 등 중진들은 곤혹스런 상황에 처했다. 이와 관련, 정 대표와 김원기 김상현 상임고문, 정동영 김근태 조순형 의원 등 중진6인 모임은 3일 저녁 시내 한 음식점에서 모임이 있다. 이 모임에서 신.구주류간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개혁-통합신당론에 대해 어떤 입장을 정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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