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분당은 안 되며 같이 가야 한다."(민주당 정균환 총무)
민주당 내에서 당초 신당 창당에 반대하던 구주류까지 신당 창당을 찬성하고 나서면서, '개혁신당'을 구상하던 민주당 신주류 및 개혁국민정당과 '통합신당'을 주장하는 세력들간에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 신당론이 대세를 장악하면서 구주류와 중도파 의원들도 신당 참여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신당은 모든 세력을 포괄하는 '통합신당'이다. 즉 당의 외연 확대를 위한 신당 창당으로 사실상 '민주당의 리모델링'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 신주류 의원들은 "모두가 참여한다면 분란과 갈등이 끊이지 않았던 '도로 민주당'이 될 수밖에 없다"며 구주류의 합류에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예고된다.
***정균환 "민주당에 건전 진보와 보수 포괄해야"**
민주당 내에서 신당론이 대세를 장악하면서 구주류와 중도파 가운데 신당참여 쪽으로 기우는 의원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광옥 최고위원, 배기선 조성준 등 한화갑계 의원들에 이어 강경 반대 입장이던 정균환 총무도 2일 신당 참여 의사를 밝혔다.
정 총무는 2일 KBS 라디오에 출연, 신당 창당과 관련해 "합리적으로 추진할 때 거부할 당원이나 지도부는 없다"며 "절대 분당은 안되며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 성격에 대해 "민주당의 정통성을 받아들인다면 외면할 이유가 없다"면서 "민주당이 중심이 되고 좌우에 건전 진보와 보수의 날개를 다는 정당으로서 외연을 계속 넓혀가야 하며, 평화개혁을 사랑하는 모든 세력이 모여 확대 재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갑 전 대표의 측근인 정철기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당은 민주당 정강정책의 좋은 점을 계승하는 통합신당이 돼야 한다"면서 "많은 의원들이 신당 창당에 공감하게 된 이유는 통합신당이 민주당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계승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혁세력이 신당 중심돼야"**
이같은 구주류 등의 '통합신당' 움직임에 맞서 신주류 및 개혁국민정당에서는 "신당 추진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일어 신당 참여 범위와 추진 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개혁당 유시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범개혁세력 단일정당 건설을 위한 긴급토론회'에 참석 "민주당 의원 70%가 신당 창당에 찬성했다는데 그분들이 생각하는 신당과 개혁당이 생각하는 신당은 다를 수 있다"면서 "우리가 말하는 개혁은 정치.정당 개혁과 정계개편을 동시 추진하는 것으로 의원 숫자를 많이 모으는 것이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조성래 변호사, 정윤재 민주당 사상지구당 위원장 등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계' 측근들도 이날 개혁신당 추진기구인 '부산정치개혁추진위원회'를 공식 발족시키면서 "개혁 세력이 신당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윤재 위원장은 "아무것도 잃지 않으면서 신당을 추진하겠다는 통합신당론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신당 추진의 정치적 명분에도 맞지 않는다"며 "신당은 개혁신당이어야 하고, 그 중심세력은 당연히 개혁세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우 전의장도 이날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신당을 모두 함께 가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신당의 주도세력은 개혁세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진들은 포용에 무게 둬**
반면 이해찬 의원은 "민주당의 정책과 이념은 잘 계승해 발전시키고 민주당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해 국민통합으로 가야 한다는 데는 대통령과 우리의 입장이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해 의견을 달리 했다.
정대철, 김원기, 김상현, 김근태, 조순형, 정동영 의원 등 6인 중진 모임의 조순형 의원도 "누구를 배제한다는 논의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중진들의 입장은 신주류 및 통합신당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어서, 앞으로 신당 창당 논의 과정에 적잖은 불협화음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신당 창당의 관건을 쥐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은 1일 MBC 1백분 토론에서 '당정 분리' 원칙을 재차 천명하며 신당 창당 논의에 불개입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민주당의 신당 창당 논란은 앞으로 상당 기간 계속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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