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인상파의 양대산맥인 반 고흐, 폴 고갱과 현대미술의 신기원을 이룩한 입체파의 거두 피카소의 작품이 한꺼번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세기적 절도사건이 발생했다가 하루만에 되찾는 해프닝이 연출됐다.
영국의 가디언과 중국의 신화사 통신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시에 있는 휘트워스 미술관에서 고호, 고갱, 피카소의 시가 1백만파운드에 달하는 작품이 도난당했다"고 보도했다.
신화사 통신은 "27일 오후 12시에 미술관 개장을 준비하던 직원이 1층에 전시돼 있던 세 점의 그림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며 "맨체스터시 경찰당국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치밀하게 계획된 절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도 "휘트워스 미술관에서 도난당한 세 작품은 가치가 매우 높아 자주 해외 주요 미술관에서 전시되었던 것으로 최근 이 작품들이 같은 공간에서 전시된 적은 거의 없었다"며 이번 사건이 미리 계획된 절도로 추정된다는 경찰당국의 발표를 뒷받침했다.
영국 미술품 분실처리사무소의 알렉산드라 스미스는 "건물의 피해가 거의 없는 것을 볼 때 이번 사건은 미술관 보안시스템의 허점을 잘 알고 있는 외부침입자가 미리 계획된 통로를 통해 미술품을 훔쳐서 달아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이번 사건은 1999년 12월 31일에 발생했던 옥스포드 애쉬몰리안에서의 세잔느 작품 도난사고를 연상시킨다. 당시 범인은 미술관 천장에 구멍을 뚫고 소형폭탄을 던져 CCTV를 정지시킨 후 작품을 훔쳤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영국내 미술관에서 보안을 강화하는 시점에서 터진 이번 사건을 매년 3억~5억파운드 상당의 고가 미술품을 훔치는 전문 미술품 절도단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26일 밤에 도난당했을 것으로 보이는 이들 세 작품은 반 고흐의 <가옥이 있는 파리의 성곽>, 피카소의 <빈곤>과 고갱의 <타히티 풍경>이다.
<가옥이 있는 파리의 성곽>은 1878년 작으로 고흐가 프랑스에 머물던 25세때의 작품이며, <빈곤>은 외로움과 가난을 청색을 통해 나타냈던 피카소 초기의'청색시대'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또한 이국적인 모습 때문에 우리에게도 낯익은 고갱의 <타히티 풍경>은 미술시장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작품이다.
미술품 도난사건으로 비상이 걸린 휘트워스 미술관은 1889년 조셉 휘트워스 경의 소장품을 토대로 설립됐으며 수채화, 드로잉, 조각, 판화 등 명작 4만여점을 보유하고 있는 국제적인 미술관이다.
하지만 맨체스터 경찰은 28일 전날 도난당했던 반 고흐와 피카소, 고갱의 그림들이 하루만에 미술관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원을 밝히지 않은 사람의 제보로 미술관 인근 화장실에서 도난당했던 그림 3점을 회수했으며 작품이 더 이상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술관측에 즉시 반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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