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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윤영관 외교팀 대신 대미외교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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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윤영관 외교팀 대신 대미외교 총괄

미언론 “한승주 대사 부임 환영. 한미관계 좋아질 것"

한승주 주미대사가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 부임한 가운데 향후 미국측과의 입장 조율에서 그가 맡은 역할에 대해 국내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 뉴스위크 등 미국언론이 한 대사 임명에 대해 이례적으로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뉴욕타임스는 20일 한 대사 임명에 대해 “노 대통령이 복잡하고 민감한 외교 사안을 다룰 줄 아는 인물을 택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는 그동안 대미접촉을 맡아온 윤영관 외교통상부장관 등 기존의 외교팀에 대한 우회적 불신 표시로도 해석되고 있다.

한 대사 역시 향후 대미접촉 창구를 자신으로 일원화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한 대사 부임을 계기로 외교부내 역학관계 및 대미정책의 변화를 예상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외교적 정면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

뉴욕타임스는 20일 ‘한국 외교 새로운 시대 진입’이라는 기사를 통해 한 대사 임명 소식을 전하며 “한국 정부가 한승주 전외무장관을 주미대사로 임명한 것은 미국과 외교적 정면충돌을 회피하기 의한 의도”라고 보도했다.

NYT는 부시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가졌던 회동에서 북한의 김정일 정권에 대한 시각 차이로 “두 사람간의 교류만이 아니라 오랜 한미동맹 관계도 악화됐다”고 전하면서 북핵문제를 둘러싼 한미간의 불편했던 지난날을 회고했다.

NYT는 특히 “부시 대통령은 그의 김정일 주석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했던 반면, 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지원정책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해 부시 행정부를 분노하게 했다”면서 “북핵 문제와 관련한 북-중-미 삼자회담이 열릴 예정이지만 한국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간의 회동이 김대중 전대통령과의 회동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걱정해왔다”고 강조했다. NYT는 이어 “부시 대통령과 노 대통령은 실질적인 문제를 논의하지만 않는다면 매우 잘 지낼 것”이라는 전직 한국전문관리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NYT는 이런 상황 속에서 한 대사의 임명은 내달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한미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NYT는 한미 양국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 “노무현 대통령은 단지 지도자의 이미지를 빛내려 애쓰기보다는 복잡하고 민감한 외교사안을 다룰 줄 아는 인물을 택했다”고 말했다. NYT는 이어 한 대사에 대해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확신을 갖고 있으며, 부드러운 어조이기는 하지만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도 20일 한 대사와의 인터뷰를 소개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과 긴장을 완화하고 집권층 내부의 경험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지난 93~94년 제네바 핵협상 당시 외무 장관을 역임한 베테랑 외교관인 한 대사를 기용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미국언론의 보도는 그동안 대미관계를 전담해온 윤영관 외교장관, 반기문 청와대 외교보좌관 등에 대해 우회적 비판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승주, "내게 대미외교 전권 달라"**

이같은 미 언론의 보도는 한 대사 임명에 대한 미국측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가능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내달 취임후 첫 미국방문에서 북핵위기와 관련, 최대한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 미국 공화당과 ‘대화가 통하는’ 상대로 일컬어져온 한 대사를 주미대사로 임명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외교가에서는 외무장관 출신인 한승주 대사는 주미대사를 맡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가 '외교장관 이상의 초거물급 주미대사'로 행세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실제로 노 대통령은 지난 19일 한 대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지난번에 외무장관을 하면서 북핵 문제를 다뤘고 이번엔 미국이 제일 중요한 위치에 있는데 주미대사를 맡은 만큼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많이 수고 해달라"며 "길잡이를 잘 해달라"고 당부했었다. 이는 북핵 문제와 관련된 미국측과 대화를 한 대사에게 일임하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승주 대사도 지난달 26일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주미대사직을 제안받은 자리에서 “어떤 사람이 주미대사가 되든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과거정부에서 주미 대사를 통하지 않고 비선을 통해 외교 업무를 추진하던 관행이 없어져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미외교의 전권을 자신에게 달라는 주문이었다. 이에 노 대통령은 “그런 일이 없을 테니 맡아달라”고 답해 한 대사에게 최대한 전권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사 “북한은 ‘판돈’키우기 원해”**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한승주 대사가 앞으로 북핵문제 등과 관련, 어떤 대미외교를 펼칠 것인가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승주 주미대사는 이와 관련, 20일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 3자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기습적 핵재처리 발언과 관련, “북한은 3자 회담에서 판돈을 키우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 대사는 “나는 이번 성명 발표가 회담 취소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대화중시 입장을 밝혔다.

한 대사는 “현재의 핵위기가 내가 외무장관을 지냈던 지난 93~94년 당시보다 더 북잡하고 위험하다”면서 “북한은 제네바 핵위기 당시보다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더 절박한 동기를 갖고 있으며 미국은 이를 저지하려는 더 급박하고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현 핵위기에 대한 인식을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이 신뢰할 만한 협상 파트너가 아니라는 미국측 견해에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적어도 협상이 소용이 없다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는 협상에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한대사 발언은 일단 북핵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외교가 일각에서는 그가 외무장관이던 지난 94년 1차 북핵위기 당시 대화를 통한 해결을 중시하는 외교를 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북폭 일보직전 상황에 갔던 경험을 상기하며, 그의 대미외교의 일관성에 의문을 던지는 시각도 일부 존재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승주 대사는 지난 70년부터 78년까지 뉴욕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던 이른바 '동부리그' 출신인 까닭에 이홍구 전 총리 등과 함께 공화당내 인맥이 두터운 국내의 대표적 친미라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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