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라크 전쟁을 통해 이라크의 알 사하프 공보장관은 미국에게 갖가지 독설을 퍼부으며 아랍권에서 일약 TV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탱크를 앞세운 미군이 대통령궁을 점거한 상황에서도 “침략자들이 포위됐다”는 거짓말을 태연히 하기도 했다.
파이낸셜 타임즈(FT)는 4월 9일(현지시간) ‘코미컬 알리’라는 별명을 얻은 알 사하프 공보장관과의 '가상 인터뷰' 기사를 다뤄 화제가 됐다.
다음은 스포츠를 통해 알 사하프의 심정을 적절히 묘사한 FT 기사의 주요내용이다.
***“스페인 해적은 이제 겨우 1차전 승리를 했을 뿐이다”**
FT: 장관님께서 보시기에 이번 주 스포츠계 최고의 화제는 무엇이었나요?
알 사하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이기는 것이었죠
FT: 하지만 맨체스터는 디 스테파노, 푸스카스 시대 이래 최고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1대3으로 무릎꿇지 않았나요?
알 사하프: 현실은 인식하기 나름이죠. 나는 ‘축구종가’ 영국의 자존심인 맨체스터의 압승을 확신합니다.
FT: 자신감이 대단하시군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휘하는 맨체스터가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2차전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까요?
알 사하프: 나는 알렉스에 대한 믿음이 있습니다. 이라크에 보낸 미-영군보다도 적은 수의 회원을 가진 ‘해적 스페인’(레알 마드리드)은 1차전 승리에 너무 거만해 있습니다. 하지만 해적 스페인은 2차전에서 (맨체스터에게) 포위되고 종말을 맞이할 겁니다.
***“나는 언제나 약자의 편이다”**
FT: 옥스포드와 캠브리지 대학간의 조정정기전의 결과를 보고 깜짝 놀라지 않으셨나요?
알 사하프: 전혀 아닙니다. 나는 늘 옥스포드 편이었죠. 약자인 옥스포드 조정선수들은 마치 이라크 군과 같습니다. 저는 1마일 차이로 옥스포드의 승리를 예견했습니다.
FT: 하지만 옥스포드는 조정정기전 역사상 가장 근소한 1피트 차이로 승리했습니다.
알 사하프: 당신은 아직 1피트는 1마일과 마찬가지(오십보 백보)라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격언을 모르시는군요.
FT: 장관님께서는 스포츠에 조예가 깊으신데 영국 스포츠 팀 가운데 어느 팀을 응원하십니까?
알 사하프: 축구는 웨일즈의 스완지 시티를 응원하고 럭비는 런던 스카티쉬를 좋아하죠.
FT: 그런데 스완지는 하위리그로 떨어질 위기에 있고 런던 스카티쉬는 1년전에 3부리그로 추락한 팀 아닌가요?
알 사하프: 당신이 만약 문명국가 출신이라면 (스포츠에서도) 장기적 안목을 가져야 할 겁니다. 왜 스포츠계에서는 “그들은 (언젠가 정상권으로) 돌아올 것이다”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용감한 영국 축구팬들을 차라리 군인으로 뽑아라**
FT: 영국 스포츠를 보면서 가장 감탄한 점은 무엇입니까?
알 사하프: 영국 축구팬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입니다. 지난 주 선더랜드에서 벌어졌던 터키와의 경기에서도 영국 축구팬들은 바스라를 함락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영국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기세와 정신력을 보여줬습니다. 영국이 다시 군대를 선발한다면 영국 축구팬들을 최전방에 투입해야 할 겁니다. 영국 축구팬들은 계속되는 전쟁속에서 용감무쌍하게 활약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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