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30일(현지시간) "이라크 전쟁의 인도주의적 비극이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간의 '종교적 재앙'으로 번지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재차 미국과 영국에 대해 이라크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자신을 방문한 인도네시아 가톨릭 주교단과 만난 자리에서"전쟁으로 세계 종교계가 분열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며 "전 세계가 전쟁으로 극도의 긴장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서로 다른 종교간의 우호적 관계유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교도를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가톨릭 주교들은 이날 교황을 방문해 즉각적인 이라크전 중단을 위한 교황의 도움을 청했고, 이에 교황은 재차 미국과 영국에 대해 즉각적 전쟁중단을 촉구하며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이다.
교황의 이번 일성은 이라크전을 계기로 최근 아랍지역에서 반미감정이 거세게 불면서 이번 전쟁이 이슬람과 기독교간의 '제2의 십자군 전쟁'이 확전될 것을 우려하는 시점에 나온 시의적절한 지적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교황은 지금까지 이라크 전쟁을 반대해 왔으며 바티칸 시국에서 전쟁을 피하기 위한 외교적노력을 해왔으며 지난 25일에는 미-영군 가톨릭 군인신자들에게 "인도주의적인 바티칸의 방침을 따르라"고 호소하며 전세계적인 반전운동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표하기도 했다. 교황은 이라크전을 석유 이권을 쟁탈하기 위한 '침략전쟁'으로 치부하며 이를 반대해 조지 W. 부시 미대통령과 심각한 갈등관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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