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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은 태평양지역서만 가능"

<반전 현장> 리영희 선생, 이라크 파병 불법성 지적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 표결이 재차 연기된 28일 국회 앞은 ‘피플 파워'의 승리에 대해 자축하는 환호로 떠들썩했다. 이날 이라크전 즉각 중단과 한국군 파병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전쟁반대평화실현공동실천과 여중생범대위의 주최로 열린 ‘범국민 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한 1천5백여명의 시민들은 국회 본회의 연기가 결정된 오후 2시부터 ‘승리대회’를 통해 “민중의 힘으로 다시 한 번 파병안 통과를 저지할 수 있었다”며 격앙된 분위기 속에 정리집회를 열었다.

<사진1>집회

***리영희 선생,“우리 국민은 위대합니다”**

<전환시대의 논리>로 유명한 원로언론인 리영희 선생(한양대 명예교수)는 고령과 불편한 건강에도 불구하고 직접 집회장소에 나와 “한국 민중들은 수많은 민주화운동 과정을 거쳐 높은 민주의식과 도덕성을 갖췄다”며 “평화국가의 위상이 위기에 처해 있는 이 시각, 며칠동안 계속 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해 싸우고 있는 여러분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해 집회 참가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사진2> 리영희 교수

리 선생은 이 자리에서 30분에 걸쳐 정부가 파병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에 대해 날카롭게 설파했다.

리 선생은 “정부가 한미동맹을 위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파병을 한다고 하는데,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대상국이 외부로부터 무력공격이 있을 경우’에만 군사공조를 할 수 있게 돼 있고 그 범위도 ‘태평양지역’에만 한정돼 있다”며 “미국은 이라크에게 공격을 당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고 있는 침략전쟁이며, 태평양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파병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리 선생은 이에 대한 근거로 “한국이 베트남전에 파병할 때도 한미상호방위조약 적용이 어렵자, 남베트남이 한국 정부에 파병을 요청해 한국 정부가 자발적으로 파병한 것처럼 편법을 썼던 적이 있다”고 밝히며 “한국은 5만5천명의 군대를 파병했지만, 당시 미국의 형제나라와 다름없는 영국은 전혀 파병하지 않다가 미국의 집요한 요청으로 단지 의장대 6명만 파견한 전력이 있다”고 했다.

리 선생은 마지막으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파병 이유로 국익을 운운하는데, 미국과 파병에 따른 경제지원에 대한 비밀협상이 있는지, 공개된 한미상호방위조약 이외에 비밀 조약이 따로 있는지, 파병 이유를 국민 앞에 떳떳히 밝힐 것”을 요구해 참가자들의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파병계획 철회할 때까지, 이라크전이 중단될 때까지 끝까지**

집회 참가자들은 아직 파병계획이 완전 철회된 것이 아닌 만큼, 이후에도 계속 반전과 파병반대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국회 결정상황 보고를 통해 “전국민적의 반전여론과 반전평화의원들의 양심적 행동으로 전원위원회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파병안 처리가 연기됐다”며 “오는 4월2일 노무현 대통령 국회 국정연설 때는 대한민국 국회가 민의에 따라 야만적 침략 전쟁 지지를 철회하는 뜻깊은 날로 만들자”고 했다.

김 사무처장은 또 “파병안 찬반토론에 찬성하는 의원은 아무도 토론을 신청하지 않았다”며 “토론할 용기도 없는 의원이라면 조용히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황상익 교수노조 위원장은 파병안 처리 연기와 관련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여론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것 같다”며 “그러나 더 많은 의원들이 파병 반대에 나서 정부 스스로가 파병안을 철회하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와 국회와 국민들을 위한 최선의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병대 전우회와 일부 교회, 조기파병 요구하며 집회 갖기도**

이날 국회 앞은 당초 본회의에서의 파병 처리 저지를 위해 모델 변정수씨가 1인시위에 나서기도 했고, ‘농업회생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이 반전 파병반대 기자회견을 열었고, 제 사회단체 회원들과 민주노동당, 개혁국민정당, 사회당 당원 등 1천5백여명이 모여 오전 11시부터 국회 앞과 민주당 당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반면 해병대전우회 중앙회 소속 예비역 해병 80여명을 비롯한 한사랑선교회, 금란교회, 애국청년단 등 8백여명이 낮 12시께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조속한 파병을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갖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전쟁은 이라크 국민에게 자유민주주의를 실현시키려는 전쟁이므로 미국의 우방으로서 파병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며 “반미친공친북세력이 거리를 활보하는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나섰다”고 궐기대회의 이유를 밝혔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벌어진 상반된 집회로 충돌이 예상됐으나, 경찰의 저지로 이들은 오후 1시경 자진 해산해, 큰 마찰을 빚지는 않았다.

이밖에 고려대 노천극장에서는 이날 오후 7시부터 민주노동당이 주최하고 가수 안치환, 권진원씨 등이 나오는 반전평화콘서트가 열리고, 29일에는 종묘에서 오후 3시부터 전국민중대회가 열리며, 오후 7시부터는 광화문에서 다시 대규모 촛불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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