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이 통과되기도 전에 국방부에서 이라크전 파병 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참여연대는 27일 "익명을 요청한 한 군인 가족으로부터 '오늘 오후 3시 제9사단 장병들 중 이라크 파병을 목적으로 지명된 병사들이 사전 소집될 것'이라는 근심어린 제보전화가 걸려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이라크전에 파병을 준비중인 부대는 건설공병인 1118 야공단으로 5백명 규모"라며 "내일 국회에서 통과가 되면 바로 공식적인 준비에 들어간다"고 이를 시인했다.
***참여연대, 일선 장병 대상 참전 거부 호소**
참여연대는 이날 한 군인 가족의 제보를 근거로 "아직 국회에서 파병동의안이 통과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미 파병 준비에 들어갔다"며 불법성을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9사단 백마부대 파병'을 시사하는 제보와 관련 "국회 국방위에서 수도권 공병부대 중 1개 대대규모를 사전 선발할 예정이라는 국방부 보고가 있었던 만큼 매우 신빙성 있는 제보로 판단된다"면서 일선 장병들에게 "참전을 거부하고 시민단체나 국가인권위에 구제를 요청하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 호소문은 "이라크 시민들과 전세계 시민들의 지탄을 받는 부도덕한 전쟁에 여러분이 참전하는 것은 아무 의미없는 일"이며 "정부가 파병하려는 공병부대는 이라크 시민들의 강력한 시가전과 비정규전에 희생될 가능성도 높다"면서 일선 장병들의 참전 거부를 촉구했다.
또 "시민단체들은 위헌소송을 준비하고 있고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가족이 위헌소송을 제기하면 정부의 파병을 중단시킬 수 있다"면서 "우리 헌법은 유엔이 정하는 전쟁 외에는 참전을 불허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승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경비병도 포함. 경비는 튼튼한 병력 있어야"**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라크전에 파병할 부대까지 선정하여 구체적인 파병 준비에 들어간 것을 인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9사단 백마부대 파견 주장'에 대해 "현재 이라크전에 파병을 준비중인 부대는 건설공병인 1118 야공단으로 5백명 규모"라며 "그 외에 1백명 규모의 의료지원단을 포함 6백명을 파견할 예정으로 내부적인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일 국회에서 통과가 되면 바로 공식적인 준비에 들어간다"면서 "부대의 경비업무는 자체적으로 하게 되며 5백명의 부대원에 이들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는 공병대 안에 사실상 전투병으로 볼 수 있는 경비병도 포함된다는 것이어서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우리 군은 소말리아나 동티모르 파병 시에도 경비업무를 위해 특전사요원등을 부대로 배속시켜 파병한 전례가 있다. 국방부는 현재 60여명의 특전사 요원으로 경비요원을 구성하며 이들에게는 소총 등 기본화기를 무장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경비는 튼튼한 병력이 있어야 한다"며 전투병의 파견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또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회인준 전이라 비공식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라며 "국회통과 후에 갑자기 준비를 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9사단 파병'에 대해서는 "특정사단을 찍어서(지목해서) 보내는 것은 문제가 있고 부대원을 모집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준비는 내부적으로 해 왔으나 공식적인 것은 아닌 상태"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참여연대가 발표한 호소문 전문이다.
***백마부대(9사단)를 비롯한 수도권 공병부대 장병 여러분과 그 가족들께 드리는 긴급 호소문**
위헌적이고 반인권적인 파병으로 생명의 위협을 겪을 필요가 없습니다.
참전을 거부하십시오. 시민단체의 헌법소원 참여, 국가인권위원회 구제 신청으로 여러분의 권리와 안전을 되찾으십시오.
오늘 오후 2시 30분 참여연대 사무실에는 익명을 요청한 한 군인 가족으로부터 "오늘 오후 3시 제9사단 장병들 중 이라크 파병을 목적으로 지명된 병사들이 사전소집될 것"이라는 근심어린 제보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국회 국방위에서 수도권 공병부대 중 1개 대대규모를 사전 선발할 예정이라는 국방부 보고가 있었던 만큼 매우 신빙성 있는 제보로 판단되어 이 호소문을 씁니다.
백마부대 장병과 가족여러분
이번 이라크 전쟁은 세계 대다수 나라가 반대하는 부도덕한 침략전쟁이며 유엔에서도 승인을 거부한 불법적인 전쟁입니다. 국제법적 근거도 없는 부도덕한 침략전쟁의 와중에서 무고한 이라크 시민들이 집속폭탄, MOAB, 네이팜탄등 대량살상무기에 의해 비참하게 희생되고 있습니다.
우리 헌법 제5조 제1항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라고 명시하여 국제평화주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헌법은 제6조 제1항에서는 "헌법에 의하여 체결. 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고 하여 국제법을 존중할 것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전 참전은 그 자체로 국제법 위반행위이며 헌법위반 행위입니다. 이러한 반인륜적, 불법적, 위헌적 전쟁에 정부는 여러분을 파병하려 하고 있습니다.
장병 여러분
이번 이라크 전쟁은 국제적 반대여론과 이라크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 속에서 당초의 계획과는 달리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번 파병은 매우 위험하고 명분없는 파병입니다. 이라크 시민들과 전세계 시민들의 지탄을 받는 부도덕한 전쟁에 여러분이 참전하는 것은 아무 의미없는 일입니다. 정부가 파병하려는 공병무대는 이라크 시민들의 강력한 시가전과 비정규전에 희생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러한 명분 없는 전쟁에 우리 장병들이 나아가 꽃다운 목숨을 잃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헌법의 수호를 위해서나, 군의 명예를 위해서나, 장병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서나 이번 파병은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장병 여러분 그리고 가족 여러분
여러분에겐 파병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위헌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가족이 위헌소송을 제기하면 정부의 파병을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헌법은 유엔이 정하는 전쟁 외에는 참전을 불허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승소할 수 있습니다. 군내부 명령은 헌법보다 우선할 수 없습니다. 반인권적 범죄를 저지를 경우, 군 명령에 다른 것이라 하더라도 전범으로 처벌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어제 이라크 전쟁이 불법적인 전쟁이며 반인권적인 전쟁이라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장병여러분 가족여러분
참전을 거부하고 시민단체나 국가인권위원회에 구제를 요청하십시오
여러분이 현장에서 거부하기 힘들다면 가족에게 연락하여 본인이 명분도 없고 생명마저 위태로운 파병 대상에 포함되게 되었다고 호소하십시오 가족들에게 구제방안을 적극적으로 찾도록 호소하십시오.
다시 말씀드리지만 여러분은 참전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이나 가족들의 파병거부와 헌법소원, 또는 국가인권위원회 제소를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취한다면 참여연대를 비롯한 모든 인권단체, 인권변호사단체가 나서서 여러분을 지원할 것입니다.
장병여러분
전세계 시민과 이라크 시민들의 돌팔매를 받을 부도덕한 참전을 반대하십시오.
여러분에겐 그럴 권리가 있습니다.
파병거부 긴급연락 : 참여연대 723-5051/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522-7284/국가인권위원회 1551(국번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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