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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명 사상자 낸 것이 성공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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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명 사상자 낸 것이 성공이란 말인가”

병상에 누워 있는 이라크인들의 평화메시지

평화주의 자선단체 '황야의 목소리(Voices in the Wilderness)'와 이라크 평화운동팀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캐시 켈리가 3월 25일(현지시간) 미국의 진보적 성향의 신문 커먼드림스를 통해 폭격으로 부상당한 이라크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해주었다.

다음은 캐시 켈리가 쓴 "분노, 격한 분노(Angry, Very Angry)"의 주요 내용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고 인도주의적인 각계 각층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우리 이라크 평화팀이 이라크에 있는 동안 거의 매일 새로운 구성원들이 속속 이 곳으로 오고있고 몇몇은 지난 5개월 내내 이라크에 머물면서 그들이 취했던 신성한 비폭력에 대한 행동, 전파, 순수함을 지지하는 활동의 감회를 끊임없이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난 며칠 동안 평화시위자들의 느낌은 좀더 강한 분노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하고 아시아 평화 연대와 같이 일하고 있는 한상진 씨는 "이라크 전쟁이 수천명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라는 생각에 나는 화가 난다"라고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한상진 씨와 같이 알제리 여성인 제피라 후르파니도 매우 화를 내며 "(비록 나는 캐나다 시민이지만) 나는 이제 아랍사람이며 서방국가들에 행동에 매우 분개한다"고 밝혔다. 역시 캐나다 시민인 르완다 출신 여성 리사 은제루는 부시 대통령이 미국인들에게 미군들을 도와 이라크 재건과 아동 보호에 힘써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정신나간 짓"이라고 말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하지만 우리들은 우리들과 연락을 취하는 기자들에게는 이런 분노를 표현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들 중 네빌 왓슨은 언론을 상대로 말을 할 때 이성적이고 인자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하지만 왓슨조차 "호주의 쇽 작(shock-jock;모독적인 말로 일부러 시청자들을 화나게 하는 프로그램)이 민간인 사상자를 '전쟁에서 나타나는 부수적인 손상(collateral damage)'으로 보도했던 것에 대해 "어떻게 감히 그들이 우리의 친구(이라크의 민간인)들의 죽음을 부수적인 손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 우리는 매우 분노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폭력 반전시위를 심화시키기 위한 책임감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분노가 행동으로 폭발하지 않기 위해 억제하는 방향을 선택할 것이며 빈 라덴의 미국에 대한 9.11 테러 공격을 원치 않았던 (이라크의) 무고한 시민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연민의 정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전쟁은 지금까지 단지 5백명의 사상자를 냈기 때문에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우리가 3월 24일 예르무크와 알 킨디 병원을 찾았을 때 이라크 민간이 수백명이 부상당한 모습을 봤고 불구가 된 환자들이 지난 5일간 치료를 받고 있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폭격으로 부상을 당해 이곳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의 얘기는 다음과 같다.

하이 라이살에서 온 10세 소녀 로에시오 살렘은 (밖에서) 집으로 뛰어들어가 아버지에게 "폭탄이 떨어져요"라고 소리치던 미국의 공습 첫날 부상을 당했다. 살렘은 가슴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우리는 (심각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병상에 누워 천진난만하게 웃어보이는 살렘을 눈에서 뗄 수 없었다.

라드와니야에서 온 10살 박이 소녀 파티마는 3월 21일 폭격을 피하려고 집에서 황급히 나오다가 넘어져 골절상을 당했다. 파티마의 가족은 운송수단이 없어서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파티마를 병원에 데리고 갔다. 농사를 짓고 있는 파티마의 아버지 아부 무스타파는 "우리는 미국에 있는 형제, 자매들을 사랑한다. 우리는 미국 사람들을 공격하지 않는다. 이번 이라크 전쟁은 민주주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라며 이 말을 미국 사람들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알 자프라니아 지역에서 온 18세의 아메드 사바는 3월 20일 밤 9시 30분에 집안에 있었다. 몇 군데 상처에 고통받고 있는 사바는 팔에는 골절상을 입었고 다리에는 포탄의 파편을 맞은 상처가 있었다. 의사들은 사바의 복합골절을 치료하기 위해 깁스를 해주었다. 그의 아버지는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각국 사람들에게 그의 아들은 희생자이지 범죄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주라고 우리들에게 부탁했다.

20세의 청년 하메드 카셈은 폭격으로 인해 그의 다리혈관과 피부에 부상을 입었다. 3월 20일 엘 빌라디야에 있는 그의 집 뜰에서 부상을 입었던 카셈은 "우리는 미국을 공격하기위해 그곳으로 간 적이었다"고 말했다. 카셈은 아버지에게 "신은 모든 사람들을 구원한다 왜 우리는 구원받지 못하나요?"라고 묻자 그의 아버지는 조용한 말투로"신은 이번 재앙으로부터 모든 국가를 지켜줄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바그다드의 빈민촌 '사담시티'에서 온 63세의 노인 카뎀 와디는 3월 23일 오후 5시에 가족들과 쇼핑을 하고 있다가 뭔가 뾰족한 것이 그의 장기를 뚫고 들어왔고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 (병원에 후송된 후) 와디의 배에 있던 두개의 폭탄 파편은 제거됐다.

바그다드 제디다에서 온 13살 짜리 소년 호삼 카프는 3월 21일 저녁 9시에 부상당했다. 그는 폭격으로 복부에 심한 부상을 입어 지금은 인공 항문 주머니를 사용하고 있다. 카프는 심한 통증을 느끼고 있다. 그는 고층 건물에서 살았다. 엄청나게 큰 폭탄이 근처에 폭발했을 때 그의 가족은 고층 건물에서 달아났다.

카프가 거리로 나갔을 때 그는 포탄 파편에 맞았다. 카프의 아버지인 아무 호삼은 "군 병원과 군 기지는 45Km 정도 떨어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상자들은 (군인이 아니라) 아이들과 노인들의 민간인들이다. 그런 민간인들이 전쟁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우리는 환자들이나 그의 가족들과 대화를 통해 들은 그들의 증언이 전 세계사람들에게 전쟁반대의 강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위안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 우리가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이라크 민간인 환자들은 그들에게 일어났던 일을 오랜 시간 돌이켜 생각하며 (언젠가 부상에서)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병상에 누워있었다. 미국에서 감옥에 끌려가고 있는 평화운동가들은 이런 전쟁의 잔혹한 어리석음에 의해 고통받는 이라크 민간인 환자들처럼 몇 시간동안의 감금조치를 당할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이런 점에 대해) 매우 분노하고 있으며 우리들 중 그 어떤 사람도 심한 외상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눈빛을 보여 주었던 (병원에서 만났던) 루바 살렘의 아름다운 성품을 감당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루바 살렘 처럼)우리가 우리의 분노와 실망감을 박애주의로 승화시켜서 비폭력 반전운동과 자비를 베풀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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