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둘러싸고 미-영 지상군과 이라크 정예부대인 공화국 수비대간 결전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은신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벙커는 폭격으로 쉽게 파괴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라는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유고출신 퇴역 중령 레사드 파즈리치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후세인의 지하벙커는 2천톤급의 폭탄에도 견딜 수 있으며 약 6개월 동안 피신이 가능한 곳이다”라고 밝혔다.
1970년대 후반 이라크의 지하벙커 건설을 감독했던 파즈리치는 “후세인이 이라크를 떠나지 않는다면 그는 갈 곳이 없게 되고 결국 지하벙커를 그의 은신처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즈리치는 “내가 직접 코드명 ‘2000’으로 불리는 이라크의 최신 지하벙커 건설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이 최신 지하벙커는 축구장 크기의 다른 벙커에 비해 클 것이며 오랫 동안 생활을 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의 군 고위관리가 전 유고슬라비아의 지하벙커를 둘러본 후 유고벙커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유고군인은 바그다드, 모술, 키르쿠크, 바스라 등에 지하벙커를 건설했다”고 과정을 밝혔다.
파즈리치는 자신이 유고에서 10여개 이상의 지하벙커를 건설하는 데 직접 참여했으며, 이들 벙커 건설은 고 티토 대통령이 주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는 평야지대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지하벙커 건설이 쉽지 않았지만 골짜기를 이용해 언덕 밑을 파고 외부에서 발견하지 못하도록 이를 은폐했다”고 언급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라크의 최신 지하벙커는 전쟁시 후세인의 대피용으로 설계되어 미사일이 벙커위에서 직각으로 여러 번 떨어지지 않는 한 폭파가 쉽지 않고 그냥 튕겨 나갈 것이다”라고 관측했다.
이라크의 최신 지하벙커는 공기여과 장치와 함께 주출입구가 봉쇄당하는 상황을 대비해 안에서만 열수 있는 또 다른 통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세인이 자랑하는 난공불락의 요새인 지하벙커를 공격하기 위해 미국은 강력한 동굴이나 지하벙커 파괴전문 폭탄인 GBU-28/37 등을 집중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시가전에서 이라크 군의 완강한 저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후세인의 강고한 지하벙커는 이라크전을 빨리 마무리하려는 미국에게 또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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