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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에도 봄은 오는가?

평화운동가 캐시 켈리가 전하는 “충격과 공포” 그후

바그다드에 있는 평화운동가 캐시 켈리가 3월 24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전문 잡지 카운터펀치(www.counterpunch.com)를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충격과 공포’로 봄을 빼앗긴 바그다드의 모습을 스케치했다.

다음은 케시 켈리의 ‘충격과 공포 그 후 - 봄을 맞은 바그다드의 아침(After Shock and Awe-Spring Morning in Baghdad)’ 전문이다. 편집자

***바그다드의 봄날**

티그리스 강이 흐르는 이곳 바그다드에서 극심한 폭격으로 충격적인 밤을 보낸 사람들에게 고요한 일출과 감미로운 새 소리는 더 없이 소중한 것이었다. 호텔에서 일하는 친구들의 가족들이 무사하다는 사실을 들은 이후라서 그런지 바그다드의 고요한 아침은 (나에게) 안도감을 주었다. 아부 하산은 자신의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판토마임으로 보여주었다. 그는 내 방의 창문을 가리키며 다섯 손가락을 다 편 다음 바닥에 손을 대면서 "끝났어"라고 말했다. 유리창 다섯 장이 깨졌다는 얘기다.

그는 팔을 머리위로 돌려 팬을 흉내내면서 역시 "끝났어"라고 말했다. 천장에 달려있었던 팬은 바닥으로 떨어져 망가져 있었다. 다음으로 하산은 아이들이 (폭격소리에 놀라서) 했던 행동과 같이 그의 머리에 손을 얹고 웅크리는 시늉을 했다. 리야드는 우리에게 하산의 동생과 아버지가 걸프 전쟁때 죽었다고 말했는데 하산은 잠이 든 모습으로 그들의 죽음을 나타냈다. 하산은 전율하는 모습을 통해 예전의 고통을 기억하려는 듯 자신의 어머니가 (남편과 아들의 죽음으로) 밤새 통곡했던 상황을 눈물 닦는 모습으로 보여주었다. 아부 하산과 리야드는 바그다드의 빈민촌 사담 시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어제 저녁 8시, 나는 호텔 2층 발코니에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예광탄의 섬광을 지켜봤다. 첫번째 폭격은 멀게 느껴졌고 곧 고요해졌다. 네빌은 오늘 밤에도 아마 폭격이 있을 거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네빌의 예상을 놓고 농담을 주고 받았는데 정확하게 폭격은 내가 낮잠을 자고 난 45분 후에 시작됐다. 에드는 “너는 이제 네빌과 같이 깨어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들의 경솔한 행동은 호텔 건물을 계속 흔들어대는 천둥 같은 폭발로 인해 사라지게 됐다.

나는 커피 한 잔을 컵에 붓고 면봉 몇 개를 주머니에 넣은 채 방으로 황급히 들어갔다. 그리고 나서 나는 일기장과 책 몇권을 챙기고 호텔 투숙객들과 평화운동가들이 모이는 지하카페로 향했다.

나는 그 곳에서 12살의 소년 마르완과 어른들의 얼굴을 찬찬히 보고 있는 그의 9살박이 여동생 디마를 보았다. 감사하게도 우리들은 모두 평온을 유지할 수 있었고 마르완과 디마도 우리와 같았다. 기독교 신자인 한 여성은 이슬람교를 믿는 남자가 (알라신께) 기도를 드리는 동안 십자가를 그리고 있었다. (독실한 이슬람교도인 그 남자는 호텔 주인인데 그는 기독교 신자인 이웃들을 우리들과 같이 머물도록 호텔 지하카페에 초대했다)

우리는 호텔 지하에 있는 카페에서 밤새 몸서리 쳐지는 폭격을 견뎌야했다. (내가 챙긴) 면봉은 틱 택 토 게임(tic-tac-toe)과 픽업 스틱 게임을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나의 동료인 캐시 브린은 찰흙 몇 덩어리를 만들어서 우리는 스코어를 표시할 수 있었다. 그가 과연 이런 목적으로 찰흙을 만들었을까? 친절한 택시 운전사, 모하메드는 작은 핑크색 찰흙을 집어들고 그것이 마치 사탕인 양 입에 넣었다. 그가 일부러 이런 행동을 했을까? 어쨎든 (폭격을 피해있는 동안 우리가 했던) 오락은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내일 우리는 이제 13살이 되는 아말의 생일 파티를 준비할 것이다. 어젯 밤, 어머니의 날을 축하하기 위해 카페에서 케이크가 등장했다. 호텔의 야간근무 책임자의 딸들인 자이납과 말라드는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고 나는 자이납과 말라드의 부모들이 그들을 재우는 것을 도와줬다. 이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이라크의 자유 작전이 시작되면서 우리와 같은 평화운동가들을 분열시키려는 외국 정부의 노력에서 해방됐다.

나는 멀리서 폭격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글을 쓰고 있다. 폭격 때문에 사방은 자욱한 연기로 소용돌이 치고 있다. 우리는 어젯밤 폭격으로 2백7명이 부상을 입고, 4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뉴스에서는 어젯 밤 1천개가 넘는 크루즈 미사일이 발사됐고 미군은 오늘 밤 더욱 많은 크루즈 미사일로 바그다드를 폭격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름다운 바그다드의 봄날, 지옥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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