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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서 터져나온 '反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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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서 터져나온 '反부시'

감독 마이클 무어, 배우 팀 로빈스 등 이라크전 성토

이라크전의 여파로 화려함 대신 엄숙함을 보여줬던 제75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는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이라크 공격을 그냥 지켜보지 않겠다는 양심적 영화인들의 반전 의지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헐리우드 코닥 씨어터에서 거행된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수상할 경우 강도 높은 반전시위를 하겠다고 선언했던 스티븐 댈드리 감독의 '정견발표'는 그의 수상 불발로 들을 수 없었지만, 그를 대신한 동료 영화인들의 잇딴 반전시위가 이어졌다.

***"우리는 지금 거짓 세상을 살고 있다"**

미국의 코메디언이자 저명한 다큐멘타리 감독으로 유명한 마이클 무어는 일부 청중들의 야유속에서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사진> 마이클 무어

무어는 1999년 콜로라도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을 고발한 다큐멘타리 영화 <보울링 포 컬럼바인(Bowling for Columbine)>으로 아카데미 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포문을 열었다.

그는"우리는 지금 '거짓 선거결과'과 '거짓 대통령'과 함께 있으며, '거짓된 목적'을 위해 우리를 전쟁에 몰아넣으려는 사람과 동시대에 살고 있다"라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무어는 "전쟁을 주도한 부시에 반기를 들어야 한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직설적인 비난을 하자 3천5백여명의 청중들 가운데 일부는 그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수상소감 연설을 마치고 무어 감독은 기자들에게 "나의 이런 행동에 대해 전혀 사과할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무어는 "나는 미국사람이지만 코닥 씨어터에 들어오는 순간 국적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의 장점은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당당히 밝혔다.

무어는 "나는 우리나라에서 자유로운 연설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 준 것뿐이며 미국인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내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반전시위'를 지원사격했다.

***"석유를 얻기 위한 전쟁은 반대"**

<쇼생크 탈출>로 유명한 팀 로빈스와 <델마와 루이스>의 수잔 서랜든 부부도 이날 시상식장에서 석유를 얻기 위한 이라크 전쟁에 대해 우회적인 시위를 했다.

<팀 로빈스>

로빈스와 서랜든 부부는 부시의 이라크 석유 침공을 비판하는 의미에서 기름을 많이 소비하는 리무진 대신 가솔린과 전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타고 코닥 씨어터에 도착해, '반전시위'를 준비하고 있던 많은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팀 로빈스와 수잔 서랜든 부부는 레드 카펫을 지나는 동안 촬영을 하려는 사진기자들을 위해 멈춰서지 않고, 그 대신 진지한 표정으로 반전시위를 하는 시민들에게 평화의 사인을 보냈다.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폴란드계 유태인 피아니스트 역할을 했던 애드리언 브로디도 이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우회적으로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했다.

브로디는 수상 소감에서"전쟁의 참상을 다룬 <피아니스트>에 출연하면서 나는 전쟁의 비인간성과 그 악영향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브로디는 "당신의 신이 알라신 또는 하느님이건 간에 신은 당신이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라며 간접적으로 이라크전을 비난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코닥 씨어터 주변에 모여 든 반전 시위자들은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부시는 미국을 배신했다", "멍청하고 위험한 부시", "평화를 위한 오스카"등의 문구가 씌여진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계속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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