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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희 여성장관과 우근민 지사의 '묘한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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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희 여성장관과 우근민 지사의 '묘한 조우'

도청 '여성 워크샵' 초청, 성희롱 놓고 그동안 대립

지난해 여성부의 성희롱 결정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우근민 제주지사가 19일 그동안 그의 성희롱을 집요하게 문제 삼아온 지은희 여성부 장관과 만난다. 주위의 비상한 관심을 끄는 '조우'다.

***'묘한 조우'**

제주도는 19일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제주도 여성위원 및 여성지도자 워크샵’을 개최, 지 장관을 강사로 초빙했다.

제주도 소속 여성위원 및 여성단체 임원, 여성 주민 옴브즈맨 등 3백여명이 참석하는 이 워크샵에는 우 지사도 제주 국제자유 도시 건설과 관련된 내용으로 특강을 할 예정이다. 이어 이연숙 한나라당 의원이 ‘지방자치시대 여성의 사회경쟁력 강화’, 지 장관이 ‘지방분권화 시대 여성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한다.

또 우 지사는 이날 지 장관, 이연숙 한나라당 의원, 제주여성단체협의회장, 제주도의회 여성특별위원장 등과 오찬을 가질 계획이다.

이날 우 지사와 지 장관의 만남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우 지사가 지난해 여성부의 성희롱 결정에 두 차례나 불복, 여성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임 지 장관은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 상임대표(1996년-2002년 1월)를 역임했다. 지 장관이 대표 임기를 마치고 여연 지도위원이던 2002년 3월, 여연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그 해 ‘여성운동 걸림돌’로 우근민 지사를 선정했다.

여연은 "타에 모범이 되어야 할 고위 공직자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다음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이것도 모자라 집무실에서 여성단체장을 성추행함으로써, 제주지역 여성을 우롱하고 인권을 침해하였다"며 우 지사를 선정한 이유를 밝혔었다. 이에 우 지사는 여연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걸림돌 선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제주도 일각에선 이같은 ‘악연’이 있는 지 장관이 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방문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제주도라는 걸 그저 우연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보기도 한다.

***“이렇게 큰 규모 행사는 처음이다”**

제주도청 여성정책과 관계자는 이 워크샵을 준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지방분권화 시대 정착을 위해 경쟁력 있는 여성들의 도정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행사에 대해 우 지사가 새정부 출범과 신임 여성부 장관 취임에 맞춰 성희롱 사건을 어떻게든 무마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워크샵 준비 초기에 성희롱 문제를 제기한 제주여민회 관계자들은 초청명단에서 제외됐다가 제민일보에서 지난 14일 ‘3백인에도 못 끼나’라는 기사를 통해 이를 비판하자 뒤늦게 제주여민회 임원들을 워크샵에 초청했다. 제민일보에 따르면 또 여성계 일각에서는 “도 여성정치·여성정책 관련 워크숍에 하필 ‘세계를 향한 강한 제주발전전략’ 주제의 도지사 특강이냐”며 “도 행정은 참여정부 출범에도 제주도 이미지 홍보에만 급급, 구태를 벗지 못한 것 같다”고 불만이 일기도 했다.

제주도청 여성정책과 관계자가 “이렇게 큰 규모의 워크샵은 처음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한 점도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해 주는 발언이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에 대해 또 다른 제주도청 관계자는 부인했다. 그는 “지난 1월말부터 준비해왔던 행사인데 날짜를 잡지 못해 미뤄졌다”면서 “다만 구체적인 강사 섭외가 2주전에 들어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00년에도 비슷한 워크샵을 개최, 80여명이 참석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워크샵에 참석할 예정인 제주여민회 관계자는 “워크샵이 끝난 뒤 지 장관과 여성단체 임원 30여명이 간담회를 갖지만 이 자리에서 우 지사 성희롱 문제를 거론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지 장관은 이날 오전 중에 제주도를 방문, 인력개발센터, 여성긴급전화 1366 등 여성부 위탁기관을 방문한 뒤 워크샵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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