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라크, 오랜 전쟁으로 절망이 내면화"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라크, 오랜 전쟁으로 절망이 내면화"

이라크 파견 반전평화팀 일부 귀국 기자회견

미국 주도의 군사공격이 임박한 이라크 현지는 임박한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놀라우리만치 평온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실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상황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라크 현지에서 반전평화활동을 하는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 중 허혜경(연세대 대학원, 29)씨와 은국(경희대 한의대, 23)씨 두 명이 11일 국내 반전활동을 위해 우선 귀국했다. 이들은 귀국과 동시에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지 표정과 반전평화팀의 활동을 간단하게 전했다.

***이라크 현지, 오랜 전쟁으로 절망이 내면화된 상태**

허혜경씨는 “처음 바그다드에 들어갔을 때 밝고 활기찬 모습에 놀랐다”면서도 이라크 친구의 말을 빌어 “20년 이상 전쟁으로 고통 받았기 때문에 무력감에 의한 절망이 내면화된 상태”라고 이라크 현지 표정을 전했다.

은국씨는 “전쟁이 임박했다고 해서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도 없고 거리에서는 매일 결혼식이 열리는 등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은씨는 또 “전쟁에 의해 이러한 평범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게 된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라며 전쟁에 명분이 없음을 지적했다.

허씨는 “초대를 받아 찾아간 이라크 친구의 집에서 4살짜리 딸에게 키스하는 자상한 아버지로서의 친구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며 “시장 등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이라크 민중들의 모습을 볼 때 우리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폭격을 가할 수 있나”라고 했다.

***전쟁임박설로 현지 반전평화운동가 속속 출국채비**

이라크 현지에서의 반전평화활동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 겪고 있으며, 세계각지에서 이라크로 모여든 반전평화운동가들도 차츰 이라크를 빠져나갈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허혜경씨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재 바그다드 현지에 있는 한국반전평화팀원 두 명을 비롯한 각국의 평화운동가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간방패비자로 입국한 대다수 평화운동가들은 발전소, 정수시설, 식량저장고 등 이라크 당국이 지정한 5개의 주요 기간산업시설에 분산 배치돼 있으며 3여일 전부터 행동의 자유 또한 극도로 제한된 상태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허씨는 또 “결정적 국면에서 평화운동가들이 인질이 될 가능성, 생화학전의 위험, 폭격보다 더 위험한 내전과 폭동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이라크 정부가 반전평화운동가들 중 일부에게 스파이 혐의를 두고 있고, 언론을 통해 전쟁 발발시 반전평화운동가들이 인질로 잡혀진다는 소문이 전해지는 등 음해성 정보가 많아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라크 인간방패행동(Human Shield Action Iraq)’ 등 반전평화운동가들은 한 때 3백명에 이르렀으나, 현지에서의 반전활동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현재 1백여명이 남아있으며, 이들도 출국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내부 통제로 정치적 자유 없어**

이라크는 현재 정치적 사회통제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혜경씨는 “현지인들 모두와 대화를 나눈 것이 아니라 이라크 국민 전체의 생각이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사회 통제가 너무나 강해서 이라크 국민들은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전했다.

허씨는 “가이드를 하는 한 이라크 정부요원이 종이 위에 새장 속에 갖혀 있는 새를 그리며, “이 새가 바로 나다”라며 “이란 이라크 전쟁을 오랫동안 하고 걸프전까지 치렀는데, 후세인이 이라크에 남긴 것이 뭐냐?”고 강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반전평화팀, “끝까지 이라크에 남아 전쟁의 목격자와 증인이 될 것”**

한편, 3월 5일 이라크를 빠져나와 요르단의 암만에 집결한 반전평화팀은 일부는 이라크에 다시 입국해 남아있는 각국의 반전평화운동가들과 전쟁을 끝까지 막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전쟁이 일어날 경우 전쟁의 참상에 대한 목격자이자 증인이 될 것이고, 일부는 요르단에 남아 난민캠프를 설치할 예정이며, 일부는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 내 반전운동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라크 현지에서 비자받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는 혀혜경씨와 은국씨는 앞으로 이라크 현지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강연회, 글쓰기, 캠페인 등을 통해 반전평화운동에 적극 나설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라크에는 한상진(평화운동가) 정재원(러시아 유학생)씨 두 명만 남아있으며, 요르단에는 박기범(동화작가) 배상현(노동운동가)씨 등 12명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