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당선자는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한에 대한 공격이 자칫하면 전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무력 공격 가능성에 대한 검토조차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盧, "현재 취하고 있는 내 입장이 옳다"**
노 당선자는 19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간담회에서 "그동안 한미관계가 돈독했고 지금도 돈독하지만 북한을 어떻게 대할 것이냐는 방법론에서 미국과 의견을 달리한다"며 이같은 입장을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전쟁은 안 된다고 얘기하면서도 절대 미국과 다른 입장을 취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하면서 "현재 취하고 있는 입장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또 최근 무디스의 신용평가전망이 두 단계 하락한 것을 '노무현에 대한 불안감'으로 해석하는 것과 관련, "내가 여러분들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기이한 행동, 과격한 행동을 한 게 뭐가 있냐"면서 "노무현에 대한 알지 못할 불안감, 거부감은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다른 입장 취할 수 있다"**
노 당선자는 이날 사전에 준비해온 원고를 읽지 않고 즉석 연설을 했으며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노 당선자는 북핵 문제를 푸는 방법론만큼은 미국과 입장을 달리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강경파와 온건파의 말은 다르지만 무력적 공격가능성을 열어놓는 분위기다"라면서 "북한에 대한 무력적 공격이 자칫하면 한반도 전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그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는 것 자체를 지금 단계에서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과 협력해서 북한을 칠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그건 절대로 안 된다고 말하는 것 중에 어느 게 위험성이 낮다고 세계 투자자들이 판단할지 많은 분들과 토론하고 싶다"면서 "세계 투자자들이 한반도를 더 안전하게 느끼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노 당선자는 "촛불시위 하는 청년들과 기분 맞춰서 반미하자고 할 생각은 없다"면서 "대등한 국가로 수평적인 관계, 상호수혜적인 관계로 가야 하지만 소파(SOFA)문제로 당장 트러블(문제)를 일으킬 생각은 없다"고 말해 소파 개정문제를 중장기적 과제로 풀어나가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나에 대한 불안감, 시간 지나면 사라질 것"**
노 당선자는 최근 무디스의 신용평가전망을 두단계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 '정권 교체에 대한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경제운용기조는 우리 정부가 오랫동안 채택했던 시장경제원리를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며 금융, 공공, 노동, 기업 4대 부분 개혁도 그대로 가져갈 것이다. 경제정책 기조는 별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불확실성에 관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불안한지 말해달라. 변화가 가져다주는 일반적 불안은 제가 무슨 말을 한다고 해서 해소될 성질이 아니다. 딱 까놓고 얘기해서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것이 많은 분들에게 의외 아니냐. 재계에서 저 친구 안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많지 않았냐"면서 재계의'불안감'이 선입견임을 지적했다.
그는 "이제 변화를 수용해야하며 기준은 합리주의"라면서 "노무현에 대한 알지 못할 불안감, 거부감은 시간이 지나면 줄어든다. 여러분들도 마음을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주5일제 수용하되 속도ㆍ시기 조절"**
노 당선자는 이밖에 주5일 근무제 도입 논란과 관련, "주5일 근무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분들에게 많은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향후 국가 경쟁력을 위해 주5일 근무를 안 하기 어렵다"며 "과거에는 노동자들의 땀과 스킬(기술), 기업인들의 모험심이 경쟁력이었지만 앞으로 창의력이 경쟁력이 되는 지식기반사회 설립을 위해 주5일 근무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5일 근무는 노동시간 축소가 아니라 사회의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며 "기업인들이 점차적으로 시행하고 정부가 지원수단을 동원해서 충격을 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날 있었던 일문일답 전문이다.
***盧당선자 일문일문**
질문: 대한상의에서 작년에 제조업 공동화시스템 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는데 국내 업체의 80%가 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계획이란 답변이 나왔다. 제조업공동화에 대한 의견은.
盧: 제조업공동화에 대한 기업인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변화는 수용해야 한다. 기술발전에 따라 생산기술과 산업구조가 변화할 때 고심해야한다. 새로운 산업영역을 성장시켜 나가야하고 그로 인해 도태되거나 노후화되는 산업이 겪는 고통도 있다. 기업인들에게도 고통이겠지만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는 실업을 의미한다. 최대한 버티더라도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한다. 정부로선 시장흐름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 정부가 사양산업을 지나치게 살리려고 한다면 구조왜곡이 생기고 전체경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전체적인 한국산업의 구조이전, 구조변화를 적절한 기술발전과 세계시장 변화 수준에 맞춰 적절하게 조절해 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해답은 시장에서 찾아야하고 결국은 기술경쟁력이다.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수밖에 없다. 외국인노동자 몇몇 더 들어온다고 대책이 세워지는 것도 아니고 노동자에게 장시간 노동을 요구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다. 한국이 선택할 것은 고급인력에 의해 기반기술, 원천기술에 속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현장에서 능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산업인력을 키워내는 것이다.
질문: 무디스 신용평가전망을 두 단계 하향조정했는데 이것은 북핵문제, 정권교체와 같은 불확실성 때문이다.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시킬 방안은.
盧: 경제운용기조는 우리 정부가 오랜동안 채택했던 시장경제원리를 그대로 가져갈 것이다. 4대부분 개혁도 마찬가지다. 금융, 공공, 노동, 기업부문의 4대 개혁은 여러분들이 잘 알지않느냐. 기조는 별 변화가 없다.
불확실성에 관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불안한지 말해 달라. 변화가 가져다주는 일반적 불안은 제가 무슨 말을 한다고 해서 해소될 성질이 아니다. 딱 까놓고 얘기해서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것이 많은 분들에게 의외 아니냐. 재계에서 저 친구 안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많지 않았냐.
이제 변화를 수용해야하고 그 기준은 합리주의다. 문제가 되면 언제든지 공개적으로 토론에 응하겠다. 노무현에 대한 알지 못할 불안감, 거부감은 시간이 지나면 줄어든다. 여러분들도 마음을 열어야 한다. 노무현이 노동자 선동할 거라고 하는데 선동 안한다. 현장에 나가 노동자들을 설득하고 문제를 풀어낸 일은 있어도 파업이나 집단행동을 선동한 적은 맹세코 없다. 부산 삼성자동차 해외매각, 대우자동차 매각 등 노동자들과 대화가 필요한 문제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왔다. 노사관계 안정은 누구보다 자신있다.
한미관계는 그간 돈독했고 지금도 돈독하다. 그러나 최근 의견이 다를 일이 생겼다. 북한을 어떻게 대할 것이냐 하는 방법론이다. 미국에서는 강경파와 온건파의 말은 다르지만 무력 공격 가능성을 열어놓는 분위기다. 이것에 대해 한국이 어떻게 말할 것이냐는 전술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미국과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방법이 있고 그 점에 관한 한 미국과 생각이 다르다고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도 있다.
중요한 것은 북한에 대한 무력적 공격이 자칫하면 한반도 전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너무 심각하다. 사전에 그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는 것 자체를 지금 단계에서는 반대한다.
세계가 어느 쪽이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판단할지 모른다. 한국이 미국과 협력해서 북한을 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세계투자자들이 한반도를 더 안전하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인가. 그건 절대로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할 지 앞으로도 많은 분들과 토론을 하고 싶다. 세계투자자들이 안전하게 느끼는 방향으로 가겠다.
촛불시위 청년들과 기분맞춰서 반미하자고 할 생각없다. 대등한 국가로서 수평적인 관계, 상호수혜적인 관계로 가야한다. 그러나 소파문제로 당장 트러블 일으키지 않겠다. 전쟁은 안 된다고 반드시 얘기하면서도 절대 미국과 다른 얘기 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분들이 많다. 모순이다.
그러나 다르게 얘기해서 전쟁을 막을 수 있다면 미국과 다른 얘기할 수 있지 않나. 그게 내 생각이다.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하고 미국과 다른 얘기하지 말라는 두 개의 요구를 함께 받고 있는데 매우 어렵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은 94년에도 그럴 뻔했다는 것을 아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많지 않다. 현재는 지금까지 있었던 평이한 상황과는 다르다. 이 문제에 관한 대응은 한국의 경험 있는 분들도 혼란스러울 것이다. 많은 대화와 토론, 검증을 거치면서 결정돼 나가야 한다. 저는 제가 취한 입장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이 증명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제 견해도 좋은 의견과 절충해서 수정해나갈 수 있다.
질문: 첨단산업을 제조업과 접목시켜 고부가 제조업으로 만드는 데 정부가 노력해 달라.
盧: 기존 제조업도 잘 돼야한다. 그러나 제조업이 살아남자면 첨단기술이 도입돼야 한다. 제조업은 대단히 중요한 산업이고 모두 3차산업으로만 먹고살 수도 없다. 제조업은 경쟁력의 뿌리다. 첨단기술을 도입해 부가가치를 높여나가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국내 쪽의 연구영역 개발 투자를 집중적으로 하고 유럽쪽 기술을 도입해서 동아시아 전진기지로 발전하게 하는 정책도 검토하고 있다.
질문: 아시아지역 비즈니스센터, 금융센터를 만든다는 방안들을 발표했는데.
盧: 정부주도로 한국 제조업이 발전해왔고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문제들도 결국 핵심은 아시아의 물류 비즈니스 중심지, 기술개발센터, 디자인센터, 업무중심지로서의 한국의 정책적 수단이 뭐냐는 것이다.
한국의 동북아 전략에서 당장은 경제특구제도다. 특구에 들어오는 기업에게 조세상의 혜택을 제공하고 여러가지 복잡한 행정절차를 간소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영어로 공문을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일하는 사람의 가족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학교, 의료시설에 특수한 대우를 하겠다. 전문직 외국인 노동자에게 예외적 대우를 인정한다.
이것만으로는 충분한 인센티브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고급인력이 필요하다. 국제적인 기업들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인력들을 잘 훈련하고 교육해서 대우를 높게 해서 쓸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질문: 주5일 근무에 대한 입장은.
盧: 중소기업 하는 분들은 큰 걱정이다. 주 5일 근무를 할 거냐 말 거냐를 놓고 정부는 노사간에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이 제일 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했을 경우 능력이 있어 앞서 가는 기업, 여유가 있는 기업들은 주5일 근무 받아들이고 인센티브 주면서 우수한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쓰면서 더 앞서간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실시하자니 사람 다 뺐기고 따라가자니 힘에 부친다. 국가가 적절한 시기에 조정해서 주5일 근무를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국가가 속도와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국제적 기준에서 봐서 주5일 근무 안하기 어렵다. 그러나 진짜 해야 하는 이유는 향후 국가경쟁력 때문이다. 과거에는 노동자들의 땀과 스킬, 기업인들의 모험심이 한국의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식기반사회다. 창의력이 경쟁력이 되는 사회다. 단순히 손이 아니라 머리로 한 차원 높은 무언가를 생산해내야 한다.
그 창의력은 몇몇 뛰어난 사람의 창의력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창의력이다. 주5일 근무는 삶의 방식을 바꾼다. 적어도 하루 이상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고 하던 일을 업그레이드할 창조적 사고여유를 준다. 주5일 근무는 노동시간 축소가 아니라 사회의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 한국사회가 모든 면에 있어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주5일근무를 반드시 수용해야한다.
기업인들이 어렵겠지만 받아들여달라. 점차적으로 시행하고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정부가 지원수단을 동원해서 충격을 완화하겠다. 새 정부에 선물하나 준다고 생각하고 큰 박수 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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