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배우이자 불교신자로 유명한 리처드 기어와 평소 입심좋기로 유명한 CNN의 창업자 테드 터너가 잇따라 이라크 전쟁 움직임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기어와 터너의 발언은 부시에 대한 직접적이고 강도높은 비판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리처드 기어, "미국이 언제 외국국민에게 관심을 가졌냐"**
10일(현지시각) 제5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리처드 기어는 "부시의 전쟁계획은 악몽이다"라고 밝히며 "부시와 후세인간의 적개심은 마치 H.멜빌의 소설 <모비 딕>에 나오는 에이햅 선장과 고래의 이야기를 보는 것같다"고 비유했다.
기어는 "현재 후세인이 적의어린 눈빛으로 총을 든 채 다른 국가를 위협하고 있지 않는 만큼 전쟁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외국 국민들에 대해 관심을 가진 적이 없다"며 "이라크와의 전쟁이 이라크 국민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는 부시의 말은 설득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리처드 기어는 "만약 미국이 UN의 결의없이 전쟁을 치르게 된다면 미국인들의 지지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아카데미상 13개 부문에 노미데이터된 뮤지컬 영화 <시카고>에서 수완좋은 변호사 빌리 플린 역할을 맡아 호평을 받았던 리처드 기어는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영화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전성기를 맞고 있다.
***테드 터너, "후세인 한명 잡자고 많은 사람 희생시키는 것은 바보짓"**
9.11 테러 당시 "테러리스트들은 용감하고 부시 대통령은 로마의 황제 줄리어스 시저같다"고 묘사했던 CNN의 창업자 테드 터너. 그 무렵 그는 "윤택한 생활과는 거리가 먼 비참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습격받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현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가 대통령 재임당시 치뤄졌던 걸프전을 통해 미디어의 위력을 전세계의 보여주었던 테드 터너는 지난 97년 10억달러를 UN에 기증하기도 했던 대표적 평화론자다.
테드 터너는 10일 이번 이라크전 위기와 관련,"후세인의 축출을 전제로 하고 있는 미국의 군사행동은 어리석은 것이다"라고 밝혔다. 터너는 <Gods and Generals> 홍보를 위한 기자회견 석상에서 "후세인 한 명을 잡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시키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금 부시가 추진중인 이라크전은 마치 얼마 전 일반시민을 저격살해했던 살해범들을 잡기 위해 워싱턴 전체를 폭격하려는 것과 같은 바보짓이라는 게 터너의 주장이다.
'팝의 여왕' 마돈나에 이은 리처드 기어와 테드 터너 같은 미국내 대중스타들의 잇따른 이라크 전쟁 반대론이 미국인들이나 워싱턴 정가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세계는 지금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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