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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라크전에 핵무기 사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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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라크전에 핵무기 사용 검토

반세기 동안의 핵 비확산 노력 물거품되나

미국이 이라크 공격시 지하 깊숙이 매설된 군사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소위 벙커 버스터용 핵무기를 이용한 작전을 검토중인 것으로 드러나 핵무기 사용이 단순한 위협이 아닌 현실적 가능성이 되고 있다.

미국 오마하에 있는 전략사령부와 합창의장 직속 전략팀은 현재 이라크에 대한 공격목표를 조사하고 공격 방법을 고려하면서 지난해 발표한 ‘선제공격’ 독트린에 따른 핵 공격 절차를 시험중이라고 미국의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5, 26 양일에 걸쳐 보도했다.

<사진>

이 신문의 국방문제 칼럼니스트 윌리엄 아킨이 쓴 26일자 기사에 따르면 현재 계획중인 공격은 핵무기의 두 가지 역할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한다.

첫번째 역할은 재래식 폭탄을 투하해도 파괴될 수 없도록 지하 깊숙이 매설된 군사시설들을 핵폭탄으로 파괴하는 것이고, 두번째 역할은 미국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킨은 핵무기 개발 이후 핵폭탄 사용이 군사 전략의 일부로 논의된 적은 있었으나 실제 계획을 세우도록 한 부시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핵무기 사용의 현실성을 한층 높인 것이라고 평했다. 이로써 핵공격은 여타의 군사작전 같이 취급되게 되었으며 심리전용 무기에서 실제 공습용 무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킨은 이와같은 미국의 움직임이 세가지 이유에서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첫째, 미국이 핵사용의 ‘문턱’을 낮춘다면 다른 나라들도 동반 행동을 할 수 있으며 앞으로는 강력한 군사력이 필요하기만 하다면 핵무기를 배치하려 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자국에 대한 적국의 핵공격에 대항한 보복, 또는 미국의 생존에 대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만 핵을 사용한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고 이는 암묵적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새였다.

둘째, 핵무기 없이도 지하 군기지나 생물학, 화학 무기를 파괴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이 존재하고 있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핵무기의 사용이 고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핵무기 사용에 관한 결정에서 정치권 등은 배제한 채 전략사령부라는 군 사령부에서만 이를 결정하려 하고 있다는 위험이다. 전략사령부는 핵전투의 전략에만 관심을 둘 뿐 핵정책, 이를테면 핵무기를 왜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세기 동안의 핵확산 금지 노력 물거품 될라”**

국방부 관리들은 벙커버스터용 폭탄이 지하 시설을 공격하는 것이기 때문에 방사능 누출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반론의 여지는 많다고 타임스는 보도했다.

벙커버스터 공격은 엄청난 방사능 누출과 폭발 피해를 불러 올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핵무기 보유국들에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전철을 밟게 함으로써 핵확산을 막기 위한 반세기 동안의 노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비판론자들의 경고이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EIP)의 핵비확산연구 책임자인 조지프 서린시온 박사는 “미국이 아랍국에 폭탄을 떨어뜨릴 경우 군사적 성공은 될지 모르지만 외교, 정치적으로나 전략적으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국은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과 우방을 방어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 부시 행정부의 군축 협상가 데이비드 스미스도 “수많은 미국인의 인명이 위험하다면 나는 한명의 시민으로서 대통령이 핵 옵션을 생각하길 바랄 것이다”며 핵계획을 옹호했다.

핵무기는 그 피해가 엄청나기 때문에 ‘군사 무기’라기 보다는 ‘정치 무기’나 ‘심리전 무기’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미국이 핵을 통한 공격을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기존의 핵 보유국이나 개발국가의 군사전략 개념이 바뀔 수 있다. 전 세계는 미국의 행보를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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