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24일 북핵 문제와 관련 유엔에서의 제재 논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당선자는 이날 오전 대통령선거 승리후 미국 방송과는 최초로 뉴스전문채널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가 유엔에 상정되더라도 거기에서 제재 문제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해 대화를 권고하고 여러 나라의 노력을 서로 얘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제재가 점차 강화되었을 때 대단히 심각한 긴장을 가져오게 되고 그것은 전쟁의 위험을 높이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유엔서 제재가 아니라 해결방법을 논의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또 앞서 일본 아사히(朝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안했듯, 취임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갖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아무 조건없이 만날 수 있다"면서 "혹시 거절당해서 국민들에게 창피를 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저는 과감하게 제안하고 그렇게 해서 대화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북한의 인권탄압에 대해 또 북한국민의 고통스런 상황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의 문제와 북핵문제를 푸는 현실적 방법에 관한 문제는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 현실적인 문제를 상당히 많이 고려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그래서 미국정부도 지금 평화적 해결을 두번 세번 확인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노 당선자는 취임 후 가질 예정인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이런 사정들에 관해 격의없이 숨김없이, 솔직히 털어놓고 서로의 처지를 얘기하면서 서로 의견의 일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CNN 앵커 마이크 치노이와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요지**
CNN 앵커 마이크 치노이 : 당선자님께서는 지금 북한 문제를 UN의장으로 갖고 가셔서, 그러니까 거기에 가면 제재도 가능하게 될텐데요. 북한은 유엔에서의 제재를 전쟁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이런 가능성도 상정하고 계십니까?
노무현 : 저는 북한문제가 UN에 상정되더라도 거기에서 제재문제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해서 대화를 권고하고 또 어떻게 이 문제를 풀 것인가에 관한 여러 나라의 노력을 서로 얘기해야 된다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재라는 것은 점차점차 그것이 강화되었을 때 대단히 심각한 긴장을 가져오게 되고 그것은 전쟁의 위험을 높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유엔에서 제재가 아니라 해결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치노이 : 아까 김정일 위원장님을 만나는 문제에 대해 다시 돌아가면 아무 조건없이 만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취임하신 이후에 공식적으로 만나자는 제안을 하실 생각입니까.
노무현 : 그렇습니다. 보통의 경우 어느 나라의 정치지도자가 다른 나라의 지도자를 만나자고 해서 혹시 거절당하면 대단히 위신이 손상됩니다. 그래서 제안을 대단히 조심스럽게 합니다만 저는 그런 저런 문제를 무릅쓰고 만나자고 제안하고, 혹시 거절당해서 국민들에게 창피를 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과함하게 제안하고 그렇게 해서 대화를 하려고 합니다. 대화가 중요합니다.
치노이: 취임 후에 방미하셔서 부시 대통령을 만나실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부시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을 굉장히 싫어하고 또 북한과 대화하는 데 불편한 입장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이견이 있으신데 부시 대통령과 어떻게 대화를 하실 것인지 또 부시 대통령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알고 싶습니다.
노무현 : 저도 북한의 여러 가지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고 아주 불편합니다. 그리고 저도 한국에서 인권변호사 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탄압에 대해서 또 북한의 국민들의 고통스러운 상황에 대해서 김정일 위원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그 평가의 문제와 북한 핵문제를 푸는 현실적 방법에 관한 문제는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닙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옳지 않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 문제를 풀수 없을 경우에는 대화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추구하는 원칙과 이상은 점진적으로 추구해 나가되 현실적인 여러 가지 갈등과 문제들은 또한 그것대로 풀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나쁜 사람들하고도 대화는 필요하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반도의 위험과 긴장에 관해서 부시 대통령이 지난 번에 한국을 방문하고 나서 피부로 느끼고 돌아가셨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이 휴전선을 보시면 한국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잘 아실 수 있습니다. 지난 번에 보셨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도 이 현실적인 문제를 상당히 많이 고려하고 있을 것으로 저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정부도 평화적 해결을 지금 두 번 세 번 확인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이런 사정들에 관해 격의 없이, 숨김없이 솔직히 털어놓고 서로의 처지를 얘기하면서 서로 의견의 일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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