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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총리 고건 확실시

빠르면 21일 한나라당에 공식 통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새 총리를 사실상 확정하고 빠르면 21일 이를 한나라당에 공식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총리에는 고건(65) 전총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개혁 대통령 - 안정총리 구도 확정**

하마평이 무성하던 초대 총리로 고 전총리가 확실시되게 된 진원지는 노 당선자의 18일 TV토론 발언이다.

노 당선자는 TV토론에서 "믿을만한 항해사가 항해를 계속하고 개혁은 대통령이 안심하게 할 수 있게 하겠다"며 "제가 동그란 돌이라면 총리는 이 돌을 잘 받쳐주는 나무받침대처럼 돼야 적재적소다"고 말해 '안정총리' 개념을 강조했다.

또 전직 총리 재기용 문제에 대해서도 "똑같은 물건이라도 짝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안정형'에 전직 총리도 무방하다면 그간 거론된 1순위 후보는 고건 전 총리로 집약된다.

20일 신계륜 당선자 비서실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신 실장은 이날 "내부절차를 거쳐 당사자에게 통보하기 전에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와 협의할 것"이라면서 "협의 직전까지 와 있다"고 말해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리고 신 실장은 초대 총리에 대해 "지금까지 언론에 거명됐던 대상자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외의 인물'일 가능성을 배제한 것이다.

또한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는 자신이 "고 전 총리는 아니다"고 발언한 것으로 내일신문에 보도되자 곧바로 내일신문에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자신의 발언이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이 대목 역시 역설적으로 고건 전총리가 확정적임을 반증한다.

노 당선자측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아직 '고건 확정'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 핵심관계자는 "당선자가 개혁 대통령-안정 총리 구상을 지난 TV토론에서 확실히 밝힌 것은 고 전 총리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민단체나 노 후보 핵심지지층 내부에서 고 전총리에 대한 반감이 높아 다른 대안을 물색했으나 찾지 못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 전 총리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노 당선자와의 면담 여부에 대해 "만난 적이 있다", "선거 이후 신계륜 실장이 인사차 찾아온 적이 있다"고 밝혀 총리 제안이 이미 있었음을 시사했다.

***한나라당과 '협의' 아닌 '사전 공식통보'**

한편 이날 신계륜 당선자 비서실장이 사용한 '협의'란 표현이 "복수의 대상자를 놓고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재가를 받는 것 아니냐"는 차원으로까지 확대해석되자 즉각 이낙연 대변인이 나서 "발표전에 미리 통보하거나, 당사자가 인사를 드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의'가 아닌 '사전 공식통보'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고건 전 총리 내정 사실을 접한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찬반양론이 즉각 돌출하는 분위기다. 소장개혁파 의원들 가운데는 '강력 반대' 목소리가 튀어나오고, 중진 의원들은 고 전 총리의 전력을 들어 '대화가 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특별히 새로운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인준표결 통과는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그간 '개혁총리'를 강력히 요구해 온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고건 총리 내정사실이 공식 발표될 경우 자체 검증 절차를 거쳐 반대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예측된다.

고건 전 총리는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61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40여년간 행정 관료 및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일해 왔다. 전라남도 도지사(1975-1979),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1980), 교통부 장관(1980-1981), 농수산부 장관(1981-1982), 12대 국회의원(1985-1988), 내무부장관(1987), 관선 서울시장(1988-1990), 명지대 총장(1994-1997), 국무총리(1997-1998), 민선 서울시장(1998-2002) 등을 역임하는 등 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오랜 행정경험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조직관리에 탁월하다는 강점이 있는 반면, 5공시절 민정당에 몸을 담았었다는 점이 정치적 흠결로 지적되고 있다. 또 본인의 병역면제 경위도 인사청문회시 논란이 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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