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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 의회發 쿠데타에 관심 갖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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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 의회發 쿠데타에 관심 갖나

한나라당 '내각제 개헌' 동조발언 놓고 해석구구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13일 내각제 개헌 필요성에 대해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앞서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의 내각제 개헌 발언과 맞물려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화갑, "내각제와 중대선거구제 패키지 처리 가능"**

한 대표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권력구조 문제는 국민의 변화 욕구와 함께 가야 한다"면서 "내각책임제 문제는 거론할 때가 됐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내각제 개헌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대표는 "야당이 주장하는 내각책임제나 우리가 주장하는 중대선거구제나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결론을 도출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여야 합의만 되면 둘 다 받아들일 것이며, 둘 중에 하나가 되는 것이 (아무 것도) 안 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중대선거구제와 내각제 개헌을 하나의 패키지로 처리하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내각제는 자민련과 공조할 때 우리당의 당론이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가 지난 3일 내각제 개헌 발언을 한 뒤 한나라당내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내각제 지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 모 지구당 위원장은 이와 관련, "한나라당이 내각제 개헌 문제를 대선 직후에 제기한 것은 '의회발(發) 쿠테타'를 위한 애드벌룬을 띄운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개헌에 필요한 제적의원 3분의 2에 해당하는 1백82석은 한나라당 의원 1백51명, 자민련 의원 12명, 여기에 민주당 동교동계 의원들을 끌어들이면 가능하다는 얘기다. 특히 자민련의 경우 오랫동안 내각제 개헌을 주장해왔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 일부만 끌어들이면 ‘내각제 개헌’을 통한 권력 탈환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숫자상으로만 따지다면 가능한 얘기다.

이 총무도 지난 3일 내각제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개인의견’이란 단서를 전제로 "임시국회에서 내각제 개헌문제를 공론화한 뒤 내년 17대 총선 때 내각제 개헌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도 함께 실시, 국민이 찬성할 경우 곧바로 개헌을 하면 될 것"이라며 구체적 일정까지 제시한 바 있다.

한 대표의 내각제 발언은 이같은 맥락에서 한나라당이 띄운 애드벌룬에 화답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한 대표의 발언으로 사견에 불과했던 내각제 개헌이 공론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의회발 쿠데타' 실현 가능성은 제로(0)**

특히 한 대표 발언은 최근 당 개혁을 둘러싸고 신기남 의원 등 신주류들의 즉각 퇴진 요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당선자 대미특사로도 거론되다가 정대철 최고위원으로 밀리는 등 노 당선자측의 ‘홀대’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요컨대 한 대표가 일종의 ‘힘 겨루기 카드’로 꺼내든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DJ 이후 호남 맹주를 노려온 한 대표가 내각제 개헌이라는 반격카드를 통해 향후 입지를 도모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한 대표 측근은 그러나 이같은 해석과 관련, "한 대표가 차기 지도부 경선 불출마 입장을 이미 밝힌 만큼 내각제 개헌을 추진할 의사도 능력도 없다"며 "사회자가 질문한 데 따른 원칙적인 입장 천명에 불과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일각에서는 한 대표 발언의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 구주류들 사이에서 내각제 개헌이라는 의회발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재탈환하자는 이야기가 나돌고 이런 맥락에서 내각제 개헌론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런 마당에 노무현 당선자가 이미 개헌 일정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실권도 없는 한화갑 대표가 한나라당 주장에 동조하는 발언을 한 것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표출된 국민의 거센 정치개혁 요구를 볼 때 한나라당, 자민련, 민주당 구주류가 합쳐 내각제 개헌을 통해 정권을 재탈환하겠다는 구상 자체의 실현 가능성은 제로(0)"라면서 "만약 한대표가 이런 쿠데타 음모에 일말의 관심이라도 갖는다면 그것은 정치적 자살행위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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