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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후보 고건- 이홍구로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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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후보 고건- 이홍구로 압축

20일께 발표. 대미특사로는 정대철 급부상

‘빅3’ 인사 가운데 하나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희상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내정됨에 따라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등 나머지 요직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새 정부 첫 국무총리로 고건 전 총리(65) 유력설이 보도되면서 총리 인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9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6일 핵심 측근을 통해 고 전 총리에게 내정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 확인되지는 않았다”면서 새총리로 고 전 시장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만수 인수위 부대변인은 “고건 전 총리가 차기 총리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총리로 내정됐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면서 이를 부인했다.

신계륜 당선자비서실장은 이에 앞서 8일 “인수위법이 통과될 20일경 총리 내정자를 공식 지명할 계획”이라면서도 “정무를 총괄한 대통령비서실장을 생각보다 조기에 내정한 만큼 총리 내정자 지명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총리 고건, 이홍구 선으로 좁혀진 듯**

노 당선자는 그동안 총리 인선과 관련, ‘개혁의 대통령’과 ‘안정과 균형의 총리’를 주창해왔다. 또 “총리는 복잡한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정치적으로 선택하겠다”면서 국정 능력을 갖춘 인사를 지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한때 김원기 정치고문을 총리로 강력히 추천했으나 노 당선자는 “초기에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선 행정 경험이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며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단 집권초기에는 관료조직을 노회하게 통솔할 수 있고, 각 부문에서 표출될 개혁요구를 조정할 수 있는 실무형 총리를 쓰겠다는 메시지였다.

노 당선자가 이같은 실무형 총리를 선택한 이면에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총리인사청문회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노 당선자는 이같은 원칙에 따라 고건 전 총리를 비롯해 이홍구 전 총리(69), 진념 전 경제부총리 등을 두루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진념 전 경제부총리의 경우, 인수위 내부에서 반대 의견이 많아 총리로 지목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수위 경제분과를 맡고 있는 개혁적 성향의 교수들은 김대중 정부 후반기 경제팀을 총괄지휘한 진념 전 부총리를 김대중 정부 초기의 경제개혁을 후퇴시킨 장본인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걸 인수위원의 경우 지난해 외고를 통해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 산업자본의 금융 소유 지분 제한을 확대시키는 등 ‘친재벌정책’을 펴왔다는 이유로 진념 당시 부총리를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었다.

***행정은 고건, 외교는 이홍구**

이에 따라 새정부 첫 총리로 행정경험이 풍부한 고건 전 총리과, 북핵위기 발발로 노 당선자의 최우선 과제가 된 대미외교문제에 강점이 있는 이홍구 전 총리 선으로 압축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건 전 총리는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61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40여년간 행정 관료 및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일해왔다. 전라남도 도지사(1975-1979),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1980), 교통부 장관(1980-1981), 농수산부 장관(1981-1982), 12대 국회의원(1985-1988), 내무부장관(1987), 관선 서울시장(1988-1990), 명지대 총장(1994-1997), 국무총리(1997-1998), 민선 서울시장(1998-2002) 등을 역임하는 등 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오랜 행정경험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조직관리에 탁월하다는 강점이 있는 반면, 5공시절 민정당에 몸을 담았었다는 점이 정치적 흠결로 지적되고 있다.

고 전 총리측에 따르면, 지난해 대선과정에 중립적 입장을 견지해온 고건 전 총리는 총리직에 의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시장에서 물러나면서 노 당선자측의 강력한 권유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활동을 삼갔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자신이 민선 서울시장 동안 세웠던 발전계획과 자신이 했던 인사를 이명박 서울시장이 모두 백지화시키는 것에 크게 분개하면서 총리 입각에 의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홍구 전 총리는 미 에모리대 정치학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교수(1969-1988), 통일원 장관(1988-1990), 주 영국 대사(1991-1993), 부총리겸 통일원 장관(1994), 국무총리(1994), 15대 국회의원(1996-2000), 한나라당 상임고문 등을 거쳤다.

이 전총리의 최대 강점은 두터운 대미 외교인맥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한승주 전 외무장관등과 함께 국내에서 드물게 미국,유럽,일본등 고위외교라인이 참석하는 '3각 위원회'의 멤버로서 비선의 외교라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떤 형태로든 노무현 새 정부에서 중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오래 전부터 나돌아왔다.

하지만 고건 전총리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관료사회에 대한 장악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해, 노 당선자의 최종선택이 주목된다.

***국정원장 ‘대화형 인사’, 대미특사엔 정대철 등 거론**

국정원장 후보로는 조순형 의원, 나종일 주영대사, 신상우 전 국회 부의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노 당선자는 국정원의 주된 기능을 해외정보 수집 및 대북관계 조율로 정한 뒤, 국정원장에 대북 관계를 원만히 처리할 수 있는 '대화형 인사'를 기용할 생각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검토에는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 미국을 방문해 북한 핵문제를 조율하게 될 대통령 당선자 특사로 정대철 민주당 전 선대위원장, 한화갑 대표, 유재건 의원, 조순승 전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홍구 전 총리도 강력한 후보 중 하나다.

최근 대미특사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물은 정대철 민주당 전 선대위원장이다.

당초는 노 당선자의 외교특보를 맡았던 유재건 의원과 민주당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조승순 의원이 유력후보로 물망에 올랐었다. 그러나 그들이 맺고 있는 미국내 인맥이 주로 '민주당 라인'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면서, 민주당 차기 당대표로 확실시되는 정대철 전 선대위원장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대철 전 위원장의 경우 민주당내 인맥외에 나름대로 미국내 공화당 핵심들과 접촉할 수 있는 비선(秘線)라인을 확보하고 있는 점 등이 강점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김대중 정권 초기 대미 관계를 담당했던 한화갑 대표의 경우 인맥이 공화당 라인까지 두루 포진해 있고, 금융계 등지에도 나름대로 인맥을 맺고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 대표의 위상이 위축된 상태에서 전과 같은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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