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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타성에 젖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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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나라당, 타성에 젖어 있다”

<김부겸 의원 인터뷰>“무조건 대동단결은 권위주의 논리”

당 개혁 방안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개혁-보수 세력의 칼끝 대립이 점입가경이다. 개혁파 의원들은 ‘근본적 개혁’을 외치며 당 쇄신의 속도와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이를 ‘분열적 책동’으로 보는 보수세력의 반대론 또한 완강하다.

개혁파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속으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부겸 의원은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프레시안과 인터뷰를 갖고 “한나라당은 현재 정치 집단으로서의 존립의 이유, 존재의 이유를 질문받고 있다”며 당의 전면적인 환골탈태를 주장했다.

80년대 초반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김 의원은 경기도 군포를 지역구로 16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처음 입성했으며, 당내 신진의원들 모임인 ‘미래연대’ 대표를 역임하는 등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의 리더격이다.

***“한나라당, 타성에 젖어 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은 대선 패배 후 불과 열흘이 지나면서부터 저마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타성이 드러나고 있다”는 성토로 말문을 열었다. 선(先) 단합과 당의 점진적 개혁을 주장하는 보수파의 논리는 당내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발상이라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젊은 세대는 한나라당을 보수당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수구당, 냉전적 사고를 가진 당으로 보고 있다”며 “처절한 자기변화가 없으면 존립 자체가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속으로’가 주장하는 인적 쇄신의 대상을 직접 거론하는 데는 다소 톤을 낮췄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이 수구당으로 보여지는 이유로 “정치권에 오래 몸담은 인물들의 문제”라면서도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인적 청산은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경계했다.

‘국민속으로’식 개혁이 자칫 보수층 기반마저 상실할 수 있다는 보수세력과 일부 소장파 의원들의 시각에 대해 김 의원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조차 지금 모습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며 “근본적 변화가 요구되는 이시점까지 적당히 타협하고 침묵해서는 안된다”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측에서 ‘국민속으로’ 소속 의원들을 접촉하고 있다는 보수파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명백한 뒤집어 씌우기이며 비겁한 짓”이라며 “(국민속으로가) 그런 구태 정치를 하면서 당의 개혁을 요구하는 파렴치한 사람들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진통을 겪고 있는 개혁특위 활동에 대해선 “개혁특위 내의 (인적) 분포로 볼 때 어느 한쪽으로 쉽게 결론나기는 어려운 구조인 것만은 사실”이라며 “자칫하면 초반의 절박성을 잊어버리고 과거 한나라당의 국가혁신위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국민속으로’에 참여하는 다른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차기 지도부 경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김 의원은 노무현 당선자의 정치개혁 프로그램과 북핵 문제 등 현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당리당략적 접근을 비판했다.

중대선거구제 논의에 대해서는 “(영남권) 의석을 조금이라도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안된다는 한나라당의 접근에는 반대한다”며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노무현 당선자의 개혁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노 당선자가 던진 아젠다를 한나라당의 당리당략으로만 평가해서는 안된다”며 “노무현 정부와 개혁성을 놓고 경쟁할 수 있도록 한나라당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한나라당이 마치 미국 내의 매파 입장에 동조하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국민속으로’ 차원에서 현안에 대한 목소리도 높여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음은 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된 김부겸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변화’보다 ‘타성’에 젖고 있다”**

프레시안 : ‘국민속으로’를 결성한 것에 대해 분열적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김부겸 : 대선 패배 이후 당의 중진이든 소장파든 절박함이 있었다.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변화다.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길이 없다.

그러나 불과 열흘이 지나면서부터 과거의 타성, 매너리즘으로 되돌아가는 듯 싶었다. 저마다의 기득권을 유지했으면 하는 타성들이 드러났다.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한다. 적당히 미봉하거나 포장으로는 안된다. 그런 이심전심으로 나누던 의원들이 당 개혁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국민속으로를 시작한 것이다.

프레시안 : 개혁특위라는 틀로는 부족한가.
김부겸 : 우리가 저변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계적 타협, 산술적 타협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조금은 독한 목소리를 내자는 취지다. 당내 개혁특위는 대화의 테이블이다. 일정부분 양보를 해야한다. 그래서 조금은 독한 소리를 할 수 있는 그룹이 바깥에 있는 것이 오히려 개혁특위를 본질적인 내용을 건드리고 그것을 개혁해 내도록 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타성에 젖어들고 있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어떤 현상을 지적하는 것인가.
김부겸 : 최근 우리가 문제를 강하게 제시하고 나서니까 당의 중진들 사이에서 나오는 반응이다. 우리의 개혁은 노무현 개혁의 아류에 빠진다는 말이다. 한나라당은 착실히 단합해서 젊은층을 설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한나라당의 보수적 정체성을 놓고 싸우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그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는 열린 보수, 합리적 보수의 길을 가야한다는 이회창 후보의 진단조차 못 따라가고 있다. 적당히 이미지 관리하면 젊은 세대에게 잘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그 분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젊은세대는 한나라당을 보수당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수구당, 냉전적 사고를 가진 당으로 보고있다. 이것을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자기변화가 없으면 총선에서 살아남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존립 자체가 위기에 처하게 된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의 보수적 정체성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국민속으로’가 오히려 보수적 기반마저 흔드는 것이 아니냐는 위험을 지적하는 의견도 많다.
김부겸 : 그런 오해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분들조차도 부인하지 않는 것은 지금의 한나라당의 모습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확 바꾸라는 것이다. 다만 그분들은 한나라당이 건강한 보수세력으로 거듭나는 한편, 개혁 일변도로 흐를 수 있는 노무현 정권을 적절하게 견제해서 우리 사회를 안정을 지켜달라고 요구한다. 지금처럼 대책없는 대동단결이나 자신의 치부를 과감히 개혁해 내지 못하는 모습은 아니라는 말이다. 선거기간 동안에는 우리가 많이 참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이시점까지 적당히 타협하고 침묵해서는 안된다.

프레시안 : 현재의 한나라당을 수구당이라고 판단하나.
김부겸 : 그런 요소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우리 사회나 국제 관계를 보는 인식의 문제다. 두 번째는 정치권에 오래 몸담은 인물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그점을 개혁 대상으로 상정한 것으로 아는데 좀 더 대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지 않나.
김부겸 : 국민들이 보기에는 대상을 직시하는 것이 편하겠지만 정치권 내에서 문제를 풀어갈 때는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부인할 도리가 없다. 그 분들과 투쟁도 하겠지만 필요하면 타협과 대화를 해야 하는데 ‘누구누구 퇴출’이라는 식으로 존재 자체를 부인하면 대화가 되지 않는다. 그 분들이 개혁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함께 할 수 있도록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프레시안 : 수구세력과 합리적 보수 세력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
김부겸 : 어느 한 부분은 아니다. 포인트는 남북관계, 경제정책에 있어서 재벌문제, 지역주의 극복 문제 등이고 나머지는 문화적 문제다.

프레시안 : 발기선언문에 과거 군사정권시절부터 기득권을 누려온 세력의 인적 쇄신을 요구했는데 그부분은 사실상 민정계를 겨냥한 말로 해석된다.
김부겸 : 민정계라고 딱히 분류될 수 있는 의원들은 의외로 숫자가 적다. 다만 보수 중진들의 이미지가 민정계로 덧씌워진 부분이 크다. 그래서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인적 청산은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본다. 인적 청산의 문제에서 ‘민정계’라고 직시하지 않는 이유도 그래서이다. 지금시기에 요구되는 국민의 변화를 수용하려면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것이지 도덕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 기득권 세력의 층은 두텁다. 국민속으로의 개혁 내용이 현재의 상황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겠나.
김부겸 : 해봐야 안다. 그분들도 한나라당이 개혁되지 않으면 장래가 암담하다는 것을 어느정도 느끼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프레시안 : 국민속으로에 추가 참여가 타진되고 있는 원내외 세력은 어느 수준인가.
김부겸 : 우리의 당당한 목소리가 계속 되면 확산 될 것으로 본다. 우리는 먼저 시작한 발기모임에 불과하다. 한나라당과 한국 사회의 미래에 대해서 견해를 밝혀나가면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우리는 일정부분 자기희생을 각오한 사람들이다. 개혁블록을 강화하고 전선을 넓힌다는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무한정 세만 불리면 될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프레시안 : 원외에서의 반응은 어떤가.
김부겸 : 반신반의하는 것이 사실이다. 당의 단합을 깨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그러나 우리가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다 풀어질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 미래연대에 속한 의원들 사이에서도 ‘국민속으로’를 곱게만 봐주지 않는다. 소장파 내부에서조차 ‘국민속으로’가 정당성을 입증받지 못한 채 출발했다는 얘기가 될텐데.
김부겸 : 그런 말을 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국민속으로가 결성되는 과정에서 충분하게 논의되지 못했다는 섭섭함일 것이다. 또 하나는 우리가 너무 강한 의견을 내서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흔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전자는 우리가 논의를 확대하고 치밀하게 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결례를 한 것이다. 그 점은 미래연대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후자 부분은 우리가 당의 단합을 해친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그런 시각은 단호히 거부한다. 지금 문제는 우리가 표를 조금 적게 받아서 아픈 것이 아니고, 국민의 한 세대로부터 집단적으로 외면당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 집단으로서의 존립의 이유, 존재의 이유를 질문받은 것이다. 그에 대한 답변이 준비되지 않고 무엇이 가능하겠나.

***“대책없는 ‘대동단결’은 권위주의 시대의 논리”**

프레시안 : 7일 열린 개혁특위에서는 대선패배 진단을 가지고 격론이 있었다. 가장 대립되는 지점이 무엇인가.
김부겸 : 우리는 근본적으로 한나라당의 수구적 이미지가 자존심과 개방과 탈권위를 주장하는 젊은층으로부터 외면당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그러나 보수 중진들은 한나라당이 패배한 것이 아니라 병역문제 같은 후보 개인의 약점 때문에 패배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보수색깔을 더 강화했어야만 우리 지지세력이 좀 더 결집했을텐데, 중간에 여중생 추모집회 참석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패배했다는 것이다. 결국 대선 패인분석이 근본적으로 우리 당의 앞날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팽팽한 대립선이 그어지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프레시안 : 국민속으로가 제기한 인적쇄신의 문제도 진통을 겪고 있는데.
김부겸 : 한 개개인의 도덕적 흠이나 정치적 과오를 문제삼을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한 집단이 대통령 선거라는 큰 싸움에서 패배했으면 누군가는 정치적으로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런 모습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반성에 대해서 회의하는 것이다. 우리는 국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라고 지적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누구라고 지적하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프레시안 : 개혁특위가 지도부의 영향력 하에 있다고 보나.
김부겸 : 그렇지는 않다. 그러나 개혁특위 내의 분포로 볼 때 어느 한쪽으로 쉽게 결론이 나기는 어려운 구조인 것만은 사실이다. 자칫하면 초반의 절박성을 잊어버리고 과거 한나라당의 국가혁신위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특위의 인적 구성 문제에 대해 지적이 많았던 것으로 아는데.
김부겸 : 지금 상황에서 그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프레시안 : ‘국민속으로’ 등장 이후 한나라당의 내부 갈등이 마치 세 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듯 하다. 개혁특위에서의 논의도 그렇고…
김부겸 : 세 대결이라고 얘기하면 거북하다. 스스로 개혁파라고 자처하는 세력이 보수파보다 훨씬 적다. 그러나 지금은 수나 세로 얘기하기 어려울 만큼 위기에 처했다. 환골탈태하지 않고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가에 우리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어찌보면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강한 도전장을 던진 것도 당의 정체성부터 정책, 구조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것을 적당히 묻어둬서는 안된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잡음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논리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낡은 방식이다. 우리의 아픈 구석을 모두 드러내고 진단해야 해결책이 나오는 것이지 적당하게 미봉하는 것은 당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프레시안 : 일각에서는 민주당 쪽에서 ‘국민속으로’ 소속 의원들을 접촉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부겸 : 정치권에서 자신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세력에게 뒤집어 씌우기 위한 수법이다. 우리 면면을 보면 도덕성을 버려가면서까지 정치를 할 사람들은 아니지 않나. 그런 구태정치를 하면서 당의 개혁을 요구하는 파렴치한 사람들은 아니다.

프레시안 : 정치적 의도와는 무관하게라도 접촉이 전혀 없었나.
김부겸 : 당 개혁과 관련해서 접촉하고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나.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은 한나라당에 온 분들 중에는 김대중씨의 민주당 분당을 반대하고 통추(국민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었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개인적 친분을 근거로) 시비를 걸어서는 안된다. 최근 흐름과 관련해서 말하는 것은 과거정치의 수법이라고 분명히 말해둔다. 명백한 ‘뒤집어씌우기’이고 비겁한 짓이다.

프레시안 : ‘통합과 개혁포럼’은 온건, 점진적 개혁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김부겸 : 당내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다. 국민속으로가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해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의견을 내서 공개토론을 했으면 좋겠다.

프레시안 : 국민속으로 참여 세력은 당권과는 무관한 활동이라고 강조하는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는 것인가.
김부겸 : 우리들이 요구하는 개혁내용은 당권을 잡은 사람이 배타적 권력을 잡는 구조는 개혁이 아니라고 본다. 그런 권력을 만들지 않는 것이 탈권위주의 시대에 맞다고 본다. 국민속으로에 있는 분들에게 확실한 것은 당내 개혁이 확실히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의 정치적 문제로 당권에 도전하는 방식은 하지 않을 것이다. 자칫하면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계략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프레시안 : 김 의원도 이번 지도부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텐가. 지난번 지도부 경선에 출마한 것이 일정부분 성과도 있었을텐데.
김부겸 : 지난번엔 미래연대 차원에서 당 개혁을 주장했었고, 대선에 젊은 목소리를 반영을 해야한다는 취지에서 내가 ‘총대’를 맨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근본적인 개혁이 될 때만이 당에 활력이 생긴다. 이 구조가 크게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젊은 사람 몇 사람이 지도부가 된다고 해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 국민속으로를 떠나서도 차기 전당대회에 대한 개혁파의 준비가 없나.
김부겸 :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내가 그 부분을 답할 처지는 아니다.

***“한나라당 당리당략으로 판단해선 안된다”**

프레시안 : 중대선거구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부겸 :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당이 현재 내걸고 있는 논리에는 반대한다. 한나라당이 중대선거구제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영남은 내주고 호남은 못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의석을 조금이라도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안된다는 차원의 접근에는 반대한다.

이미 한나라당과 민주당으로는 포괄할 수 없는 제3, 제4의 정치세력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것을 외면하고 두 당만이 독점적인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 정직한 태도인지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이유중의 또 하나는 지역구 이기에 매달린 의원들이 엉뚱한 짓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의원들이 지역 이기에 매몰되지 않고 국가를 위해 일 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 다만 일본이 이 제도를 오랫동안 유지하다가 소선거구제로 환원했던 당시의 사회문화적 조건과도 충분히 비교해봐야 할 것이다. 노 당선자나 현재의 민주당의 입지를 위한 것인지, 다양한 정치세력의 공존을 위한 새로운 장인지를 충분히 검증해 봐야 한다고 본다.

프레시안 : 노무현 당선자의 일련의 개혁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부겸 : 개인적으로 상당히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다만 욕심을 낸다면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안정성을 더해서 노무현 정부와 개혁성을 놓고 경쟁할 수 있도록 한나라당이 변화해야 한다. 노 당선자가 던진 아젠다를 한나라당의 당리당략으로만 평가해서는 안된다.

프레시안 : 북핵 문제에 대한 한나라당의 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부겸 : 한나라당이 마치 미국 내의 매파 입장에 동조하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의 파워라든가 현실정치적 힘을 무시하는 것은 실용적 관점이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입장에 맞춰서 한반도 상황을 이해하려는 태도도 이제는 한계에 왔다. 따라서 우리 능력을 넘어서는 헛된 구호는 곤란하겠지만, 현실적 가능성 여부를 따져보지도 않고 한반도 위기를 증폭시키는 자세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그러한 개혁파의 주장이 현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으로 드러나지 못하는 점이 한계라면 한계일텐데.
김부겸 : (당내에서) 설익은 얘기들이 나올때마다 현안 토론을 하겠다. 목소리를 내도록 할 것이다. 의총이라든가 토론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이있다.

프레시안 : 국민속으로가 내세우는 개혁 과제의 포인트를 명확히 얘기해달라.
김부겸 : 정치개혁, 정당개혁 두가지다. 정치개혁에서는 정치자금 등 정치관행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 정당 개혁에서는 거대 중앙당 구조의 슬림화가 필요하다. 현행 지구당제도도 뜯어고쳐야 한다. 원내정당화도 필요하다. 원내정당화가 돼야만 대통령이라는 권력도, 당 총재라는 권력도 의원들을 통제하지 못한다.

그 부분에서 원외 지구당 위원장들이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뜯어고치지 못하면 어떤 정치인도 정치자금과 부패정치의 고리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다.

프레시안 : 관심있게 지켜보겠다.
김부겸 :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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