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당선자는 8일 새 정부의 첫 청와대 비서실장에 민주당 문희상 최고위원(58)을, 정무수석에 유인태 전 의원(55)을 내정했다.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은 8일 민주당 문희상 의원을 새정부의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유인태 전 의원을 정무수석으로 각각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대변인은 "노 당선자는 국회와의 관계, 정당과의 관계에서 비서실장이 정무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생각"이라면서 "이렇게 함으로써 청와대를 정무라인과 정책라인으로 업무를 분담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를 위해서 비서실 차장을 둔다거나 한다는 것은 현재까지 검토되지 않고 있다"면서 "청와대 직제는 검토되지 않고 있으며 현재의 직제를 전제로 운영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7일 오후 문희상 최고위원을 서울 세종로 당선자 집무실로 불러 청와대 비서실의 개편과 공간 재배치, 여야관계 등에 대해 숙의를 해, 문 최고위원의 비서실장 내정설이 널리 퍼졌다.
***노무현-문희상, 과거 통합민주당 시절부터 친분**
정가에서는 문 의원의 비서실장 내정을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문희상 최고위원의 경우 합리적인 데다가 워낙 인품이 좋아 같이 일한 실무진들이 모두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며 "단지 성격이 모질지 못한 점이 때로는 약점으로도 지적되나 도리어 이같은 점이 여야 관계를 두루 조정하는 데는 적임자일 수도 있다"고 평했다.
그는 노무현 당선자와의 관계에 대해선 "과거 통합민주당 시절 노무현 당선자는 같은 부산출신이면서 평민당쪽과는 맥을 달리하고 있던 이기택 당시 대표최고위원과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편이었다"며 "그 결과 당시 이기택 계보에 속해있던 문희상 의원과도 자연스레 교분을 나누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문희상 최고위원이 한화갑 대표의 신동교동계로 분류되는 것과 관련해선 "문 위원이 연청 초대 중앙회장 등을 역임하며 동교동계의 일원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돕다가 그후 동교동계가 권노갑계와 한화갑계로 나뉘자 상대적으로 합리적 인사들이 많이 모인 한화갑계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 위원의 비서실장 내정으로 신주류와 구주류가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 당내개혁 문제도 무난하게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법대 출신이며 재선의원(14대, 16대)인 문 최고위원은 민주연합청년동지회 초대 및 6대 중앙회장,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98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99년) 등을 지냈다.
한화갑계 의원들의 모임인 한미정책포럼 이사장이기도 한 문 최고위원은 노무현 후보가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작년 5월이래 대선기획단장, 선대위 상임집행부위원장 등을 맡아 선거 기간내내 노 후보를 흔들림없이 도왔다.
***사형수 출신의 '노무현 동지'**
정무수석으로 내정된 유인태 전 의원은 노무현 당선자와 80년대 후반부터 친분을 다져온 오랜 정치적 동지로, 오래 전부터 중용이 예견돼온 인사였다.
경기고, 서울대 출신인 유 전의원은 74년 유신반대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4년4개월이나 복역했던 대표적 양심수로 유명하다. 87년 대선때에는 양김 분열을 막기 위해 대통령후보단일화 국민협의회 상임위원을 맡아 동분서주했고, 이때부터 같은 노선을 걸였던 노무현 당선자와 동지적 친분을 나누기 시작했다.
DJ정부 출범후 한 때 비서실이 그를 정무수석으로 추천하기도 했으나, 87년 당시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유 전의원에 대해 DJ의 불신으로 중용되지 못했다.
그후 국민경선을 통해 노무현 당선자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자 노 당선자를 적극 도왔으며, 지난해 12월18일 밤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의 노무현 지지 철회로 막판 위기를 맞았을 때에는 노 당선자와 함께 명륜동 자택에서 불면의 밤을 보내기도 했다.
유 전의원은 한나라당의 개혁성향 의원들과도 친분이 두터워 앞으로 예상되는 정계개편 과정에서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총리 이달 하순 지명, 취임전 조각 완료**
한편 새 정부 첫 국무총리는 대통령직 인수위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이달 하순쯤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신계륜 당선자 비서실장은 7일 "총리인선은 인수위법이 통과되면 바로 할 것"이라며 "새정부의 총리와 장관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해, 내달 25일 취임전까지 조각을 완료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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