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인 1일, 경찰이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 설치된 ‘효순이, 미선이 추모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고, 농성 참가자들을 해산시켰다.
경찰은 새벽 6시경 농성장에 진입해, 농성장에 걸려있던 현수막과 영정, 분향시설 등을 철거하고, 당시 농성 중이던 민주노동당 최규엽 자주통일위원장, 전국연합 정대연 정책위원장 등 9명을 연행했다가 곧 훈방했다.
이와 관련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여중생 범대위)는 이날 오전 11시 열린마당 앞에서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 권영길 민노당대표, 한상렬 목사 등이 참석해서 “서울시청 관계자들이 미관상의 이유로 농성장 철거를 경고한 뒤 경찰이 곧바로 농성장을 침탈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이 불법적으로 개인사물을 빼앗고 영정까지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새해 첫 날, 근사한 선물을 받았다”며 아침의 상황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노무현 당선자는 북핵문제는 생존의 문제요, 소파개정은 자존심의 문제라고 했는데, 민족의 자주 없이는 민족의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했다.
여중생 범대위는 당초 규탄집회를 열려고 했으나 ‘미국 대사관 주변 100M 이내 집회 금지’ 라는 규정으로 인해 ‘합동 단배식’의 형식을 빌어야 했다.
여중생 범대위는 이날부터 경찰이 농성자들의 진입을 막고 있는 열린마당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경찰에 농성장의 철거를 요청해 농성 참가자들을 해산시켰다”고 밝혔다.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는 미군장갑차에 의해 숨진 두 여중생 추모와 SOFA개정 등의 요구를 위해, 지난 2002년 12월 2일 천주교 정의구현 실천사제단의 단식 기도회 및 철야 농성을 시작으로, 종교계의 철야 농성이 뒤를 이었으며, 31일 밤부터는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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