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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호 억류 해제는 서투르고 근시안적 결정"

보수논객 새파이어, 부시 대통령 강력 비판

미국의 대표적 보수 논객 윌리엄 새파이어가 북한 화물선 '서산호' 나포사건에서 드러난 '부시의 실책'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서산호 억류 해제 결정은 '서투르고 근시안적인 결정'이었다면서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내정된 리처드 루가 상원의원에게 위원장 취임 즉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새파이어는 뉴욕타임스 19일자 칼럼 '부시의 실책: 서산호 사건(Bush's Stumble: The So San Affair)'에서 동맹국 예멘이 구입했다는 이유로 나포 화물선을 맥없이 풀어줌으로써 '테러용 무기의 전쟁지역 유입금지 원칙'을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위험을 무릅쓰고 화물선 나포에 나선 스페인에 통보도 하기 전에 억류 해제 사실이 보도됨으로써 결과적으로 미국은 주요한 동맹국 스페인을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새파이어는 예멘이 북한에 치른 미사일 구입대금 4천1백만 달러를 보상해 주는 한이 있더라도 '믿을 수 없는 동맹국'인 예멘에 미사일이 유입되는 것을 막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예멘 대통령의 억류 해제 요청에 부시가 바로 응한 것은 "눈앞의 실리를 위해 원칙을 저버린 행위"라는 것이다.

새파이어는 또 미국이 그 과정에서 '진실한 동맹국'이자 '믿음직한 유럽의 후원자'인 스페인을 모욕했다고 힐난했다. 선박 나포라는 위험한 임무를 맡은 것은 스페인 해군이었는데, 이때 미국은 스페인에게 "미국을 위해 궁지에 몰려있어 달라, 우리는 보고만 있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나포 해제 결정이 스페인 정부에 전달되기 전 언론에 유출된 것도 스페인을 모독한 일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위성 정보가 제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세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은 부시 안보팀도 그의 비판 대상이었다. 새파이어는 나포 당시의 상황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며 "무기가 동맹국으로 가는 상황에 미국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세웠어야 한다고 질책했다.

다음은 새파이어가 쓴 뉴욕타임스 칼럼의 주요 내용.

***부시의 실책: 서산호 사건/NYT, 19일**

리처드 루가 상원의원이 상원 외교위원장을 맡게 되면 맨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부시 대통령이 서산호 사건에서 보여준 서투르고 근시안적인 결정에 대해 조사하는 것이다.

국가안보국(NSA)은 그 명성에 걸맞게 15기의 스커드 미사일과 85드럼의 화학물질이 북한의 공장에서 화물선 서산호에 실려 비밀리에 외국으로 이동하는 것을 포착했다. 그리고 아라비아해로 가는 그 무국적 배를 뒤쫒았다.

중앙정보국(CIA)은 이 공격용 무기의 구매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 무기는 군사 작전에는 부적절했지만 도시 테러에는 유용한 것이었다. 무기의 최종 구매자가 이라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국무부와 국방부는 서산호를 나포하고 조사하는 일에 스페인 해군의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위기에 대해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미국이 미사일을 발견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 무기들이 알 카에다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동맹인 이집트나 예멘이나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테러용 무기들이 위험한 장소로 이동했을 때 우리의 정책은 무엇이었나?

그때 살레가 끼어들었다. 예멘의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는 그 파괴적인 화물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내가 듣기로 그는 미사일 대금 4천1백만 달러를 북한에 지불했다고 한다.

미국 관리들은 경악했다. 이미 18개월전 우리가 경제지원까지 해주면서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지지를 구했을 때, 살레는 더 이상 북한으로부터 스커드 미사일을 사지 않겠다고 18개월 전에 진심으로 확언하지 않았던가? 예멘과 사우디ㆍ에리트리아 사이의 분쟁도 이미 오래 전에 해결됐다. 유일하게 논리적인 설명은, 그가 그 비밀 화물(무기)을 우리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나라나 단체에 엄청난 차익을 내고 되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예멘인들은 미사일 구입을 계약한 것은 미국에 대한 지지를 약속하기 수년 전의 일이며 미국을 속이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아무도 그 말을 믿지는 않는다. 그러나 살레는 우리에게 알 카에다 리더를 그의 영토 안에서 죽이자고 제안했고, 우리가 미사일 구매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무기를 쉽게 되팔 수는 없을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실용주의라는 제단 위에 '테러용 무기의 전쟁지역 유입금지 원칙'을 (제물로) 바쳤다. 공정한 협상-"4천1백만 달러를 줄 테니 선박을 우리에게 인도하라"-대신 믿을 수 없는 동맹국(예멘)을 달래는 길을 택했고, 미국을 멍청이로 만들어 버린 인물(살레 대통령)에게 15기의 미사일과 정체불명의 화학물질을 돌려보냈다.

억류 해제 소식을 스페인 정부에 알리기 전에 그 뉴스가 먼저 터져 나옴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진정한 동맹인 스페인을 모욕했다. 우리의 요구로 스페인은 그 위험한 배에 사격을 하고 (나포를 위해) 배를 건너 타게 하는 위험에 내몰았었다.

스페인은 후세인을 반대하는 매우 믿음직한 유럽의 후원자였고,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지지하는 미국의 거의 유일한 동지였다. 위험지역에서 알 카에다에 대한 해상 순찰을 하는 8개 동맹국에게 이번 서산호 사건을 통해 미국이 보낸 신호는 이것이었다: 미국을 위해 위험을 무릎써 달라, 그러면 우리는 그것을 보고만 있겠다.

한편 북한 또한 이 무국적 선박의 나포를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북한 정부는 플루토늄 핵개발을 재개하겠다고 떠벌였다. 마치 미국의 약을 올리기라도 하듯이 살레가 지불한 4천1백만 달러가 이 핵프로그램에 사용될지도 모른다.

여전히 그 진상이 베일에 가려진 이번 서산호 사건에서 그토록 자랑하던 부시 안보팀의 위용은 보이지 않는다. 수많은 위성 정보가 제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는 긴급상황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예멘의 배신에 모욕당한 대통령은 백악관 대변인의 입을 빌어 테러무기 확산 금지 정책을 확고하게 밀어부치지 못한 것을 변명하느라 급급했다.

물론 지금은 불안정한 예멘의 도움마저도 필요한 때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미국을 더 필요로 하는 시시한 "파트너"들에게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보낼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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