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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盧 지지 철회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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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盧 지지 철회 선언

<속보> 盧후보 鄭대표 설득차 자택 방문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전격 철회했다.

투표일을 불과 2시간여 앞두고 터진 정 대표의 노 후보 지지 철회는 박빙의 접전이 예상되던 투표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후보단일화 이후 노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급상승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지지 철회'가 대선결과에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노 후보가 정 대표의 '지지 철회' 의사를 번복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직접 평창동 정 대표 자택을 방문 중이어서 또 한번 극적인 반전이 이뤄질 지 정 대표의 반응이 주목된다.

***통합21, 盧 지지 철회**

국민통합 21 김행 대변인은 18일 밤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21 정몽준 대표는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선언했다.

김 대변인은 "노 후보가 오늘 정 대표가 참석한 서울 명동 합동 유세에서 '미국과 북한이 싸우면 우리가 말린다'는 표현을 썼다"면서 "이 표현은 매우 부적절하고 양당간 합의와 정책공조 정신에 어긋나는 발언이라고 판단한다"고 공조파기 이유를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우리를 도와주는 우방이며, 미국이 북한과 싸울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라며 "후보단일화 원칙의 큰 정신은 정책공조와 상호존중으로 오늘 합동유세에서 이같은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통합 21은 끝까지 약속을 지켰다"면서 "우리 정치에서 가장 나쁜 것은 배신과 변절이며, 이런 현상이 더이상 반복되면 안되는 만큼 각자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노 후보에 대한 지지 철회일 뿐 양당의 공조 파기는 아니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김 대변인은 지지 철회의 표면적 이유로 대북 및 대미정책 상의 견해 차이를 지적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이날 저녁 서울 명동거리 유세에서 노 후보가 민주당 정동영 추미애 의원을 '차기 지도자'라고 추켜세운 것이 정 대표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21측 핵심관계자는 "통합 21이 명목상으로는 노 후보의 대북관계 발언을 문제삼았으나 노 후보가 이날 오후 유세에서 정동영 추미애 의원을 '차기 지도자'라며 추켜세운 것이 정 대표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 지지철회의 원인이 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저녁 8시경 서울 명동 거리유세에서 노 후보는 "(유세장에) 들어오다보니 지지자들 가운데 '차기 대통령 정몽준' 피켓을 들고있는 지지자들을 보았는데 너무 속도위반 하지는 말아달라"며 "우리에게는 추미애 의원, 정동영 최고위원도 있다. 이들이 서로 경쟁을 하면서 원칙을 지키고, 깨끗한 능력있는 지도자들이 국민앞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것이 국민들에게 좋은 것이고, 또한 이것으로 국민들에게 행복이 시작되는 것이다"라고 정 대표와 추미애 정동영 의원을 함께 거론한 바 있다.

이 유세 직후 통합 21측 관계자들은 시내 음식점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노 후보에 대한 지지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지 철회 백지화 설득**

민주당은 정몽준 대표가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데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선거 막판에 양당의 공조가 사실상 파기됨에 따라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노무현 후보는 밤 10시 20분쯤 유세를 마치고 당사로 들어온 뒤 곧바로 정대철 선대위원장과 김원기 고문, 그리고 선대위 본부장단들과 함께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정대철 공동선대위원장과 한화갑 대표가 국민통합21 당사를 방문해 지지 철회 결정을 백지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곧이어 노 후보와 정대철 선거대책위원장, 이재정 유세본부장은 정 대표의 지지철회 번복을 직접 설득하기 위해 평창동 자택으로 정 대표를 방문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후보가 오늘 저녁 명동과 종로 거리유세에서 정동영, 추미애 의원을 다시 추켜세운 것에 불과하다"며 "해프닝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오해가 있다면 풀 것"이라고 말했으며, 한화갑 대표도 "(봉합)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깨질 것이 깨진 것"**

한나라당은 일단 정 대표가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함으로써 후보 단일화가 노 후보와 정 대표 양자간의 권력 나눠먹기 밀약에 의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는 반응이다.

서울지역에서 심야유세를 벌이고 있던 이회창 후보는 정몽준 대표의 노무현 후보 지지철회 소식을 접하고 "노-정 단일화는 원래 이뤄질 수 없는 것으로 깨질 것이 깨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청원 대표도 "노후보가 얼마나 경박하고 믿을 수 없는 사람인 지 다시한 번 확인된 것으로 예정된 결별"이라고 밝혔다.

남경필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후보의 가벼움을 다시한번 확인했다"며 "후보단일화라는 것이 정권차원의 치밀한 시나리오에 따른 야합이었음이 판명됐다"고 밝혔다.

남 대변인은 "정치적 노선이나 소신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정치풍토가 너무 부끄러운 일이며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는 정권교체를 통해 진정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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