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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침을 삼키며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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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침을 삼키며 지켜보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대선-동북아 미래의 일대 분수령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 대선에 대한 세계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중국, 일본, 미국 등의 주요 신문들은 연일 한국 대선 판세를 중계하며 결과가 동북아 등 국제정세에 미칠 영향을 저울질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이번 대선에 나선 양대 후보의 대외관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범위를 벗어나는 한국의 대선'**

중국의 문회보는 16일자 논평기사에서 한반도 전문가의 말을 인용, 이번 한국의 대선이 "한국의 범위를 벗어나 향후 수년간 동북아 지역의 국제관계에 극히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인 왕링이 박사는 이 논평기사에서 현재 동북아 정세에는 불안정 요소와 긍정적 요소가 공존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기사는 불안정 요소로 북한의 핵개발 시인, 미국의 중유 공급 중단, 일본의 대북 강경 여론 등을 꼽았다.

반면 민족ㆍ종교간 대립의 부재(不在), 협력자로서 러ㆍ중의 역할, 햇볕정책으로 마련된 한반도 교류ㆍ협력의 기초 등을 긍정적 요소로 언급한다. 누가 한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되느냐는 (한국이) 이 두 가지 요소 중 어떤 것을 취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기사는 분석했다.

***'과거와 미래와의 싸움'**

한편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8일자 기사에서 한국의 대선 경쟁이 "과거와 미래와의 싸움"이라며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을 진단했다. 기사는 한국인의 선택이 "대북 화해정책을 진전시키느냐 후퇴시키느냐"와 "한미관계가 냉전시대의 것으로 남느냐 새롭게 나아가느냐"를 결정한다고 분석했다.

기사는 노무현 후보를 "햇볕정책의 강력한 지지자"로 소개하며 "김대중 정부가 인상적으로 이룩한 경제개혁을 지속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회창 후보는 북한에 대한 강경노선과 냉전 시대의 한미관계를 선호한다고 소개하면서, 한미간 새로운 현실에 대한 김대중ㆍ노무현의 시각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기사는 또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 비해 경제 개혁에 온건한 점, 재벌ㆍ대기업과 돈독한 관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과 미국이 선호하는 후보는?**

신문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이 선호할 만한 후보를 꼽아보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북한의 경제개혁은 햇볕정책에 대한 찬성의 표시"라며 북한의 선호를 예상하는 한편 "만약 부시행정부에 투표권이 있다면 분명 이회창의 보수주의를 지지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일본 아사히신문은 17일 기사에서 "북한도 한국 대통령선거의 행방을 침을 삼키면서 지켜보고 있음에 틀림없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단순히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북한은) 어느 쪽이 남북정책을 중심으로 한국내를 통합할지, 북한 체제 존속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과 새 정권과의 관계는 어떨지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북한에 유화적인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한국 내 지지 기반이 약하다면 대북정책 수행도 불안정해질 우려가 있으며, 한미관계에서도 지금처럼 삐걱거리기보다는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 진행돼 북미간 교량역할도 기대할 수 있는 정권 쪽이 북한에게는 좋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는 이어 한국내에는 북한의 '핵개발 재가동' 선언으로 "북한에게 보다 강경 자세를 보이는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목소리도 강하다고 전하면서 북한전문가인 이종석 박사(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의 말을 빌어 "이 시기에 (핵시설) 재가동을 선택한 데에는 의문이 있다.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선거나 남북관계를 생각한 후 우선 미국의 강경 정책에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해외언론의 보도는 이번 대선이 남북관계는 물론 한미관계, 나아가 동북아 지역의 장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분수령이 될 것임을 말해준다 하겠다.

다음은 문회보에 실린 논평 기사의 주요 내용.

***'한국대선, 변호사와 판사의 일전'/중국 문회보, 16일***

이번 한국 대선의 영향력은 한국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동북아 지역의 국제관계는 아주 미묘한 단계에 있어 한국 대선이 이 지역의 안보정세를 더 긴장하게 만들 수도 있고 국가 간의 관계를 철저하게 지역 간 협력으로 나아가도록 할 수도 있다. 이 중 한반도와 북한문제의 기본적인 추세는 향후 수년간 동북아 지역의 국제관계에 극히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인바 동 지역의 관련국가들의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며 과거 30년 간 극히 민감했던 역사적인 문제들을 직면해야 한다.

***잠재적인 우환 : 핵위기 여러 나라들과 관련 있어**

소극적으로 볼 때 동북아의 구도에는 확실히 심각한 불안정 요소들이 존재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가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전세계적인 반테러 전략의 핵심내용으로 결정한 시기에 북한이 주권국가로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선포하고 1999년부터 2002년까지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한 바 없다고 시인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미국은 북미대화의 기초가 이미 심각하게 약화되었다고 보고 2002년 11월부터 중유와 식량을 포함한 인도주의 원조를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과 ꡒ선군정치ꡓ를 제지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중국과 러시아 및 한국의 반대가 있는데 극히 모험적인 대북 군사공격도 감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미국이 속수무책으로 일방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있을 때 일본과 북한의 대화 역시 분쟁으로 이어졌다. 일본은 줄곧 북한을 주요한 안보위험으로 여겨왔는데 핵개발 시인 후 일본 국내에는 대북 강경정책을 촉구하는 요구가 날로 높아졌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남겨진 전쟁보상금과 일본인 납북자 문제 등으로 인해 북일관계가 단시일 내에 개선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적극적인 요소: 역내의 교류 시범적으로 가능해**

그러나 동북아 지역의 국제관계는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면도 있다. 이 지역에는 민족 간 충돌이나 종교적인 대립이 없고 대국간의 대화의 경로도 아주 원활하다. 남북한 정부간 교류의 메카니즘도 이미 형성되었다. 한국은 전쟁을 원치 않고 북한의 목표도 대항이 아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역정세의 완화와 지역간 협력에 대해 적극적인 추진역할을 하고 있다. 한반도에는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려는 기초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

한국의 경우 햇볕정책은 아주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대북 민간교류는 아주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9.11테러 이후에도 남북의 교류는 주춤하지 않았다. 한국은 한반도의 휴전상태를 조속히 평화적인 상태로 전환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일본과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고 중국, 러시아와 유엔의 이해와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각 관련 당사국들의 노력을 거쳐 충돌이 존재하는 각 당사국들은 일정시기의 겨룸을 거치고 난 다음에는 다시 대화를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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