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부산이 '디비진(뒤집어진)' 걸까?
14일 오후 6시경 부산 구 미화당 백화점 앞에서 열린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대표의 두 번째 공동유세에는 2만명의 부산시민이 참여했다.
유세가 끝난 뒤 '기분 좋으시죠'라는 기자의 질문에 노 후보가 '말도 마이소'라고 답할 정도로 청중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노-정 '부산갈매기' 합창**
오후 6시 30분경 노 후보와 정 대표가 나란히 손을 잡고 연단에 올라설 때 청중들은 '정몽준 멋쟁이' '노무현 대통령'을 연호했고, 두 사람이 연단에 서자 색종이로 만든 꽃가루가 뿌려졌다.
먼저 연단에 오른 정 대표는 어제 대전 유세에 이어 부산에서도 "그동안 저를 사랑하고 지지해준 만큼 노 후보를 지지해달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처음엔 후보가 안돼 속상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라며 "노 후보가 나 보다 더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잘 수행할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없다. 노 후보도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둘이 힘을 합친다면 환상의 콤비가 될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나라 세대, 계급, 지역 갈등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국정공조 의지를 밝혔다.
정 대표는 또 "정치가 조금씩 재밌어지고, 감동을 주고 있다"며 "12월 19일 노 후보의 당선을 통해 감동을 느끼기 바란다. 이날 승리는 노 후보 개인이나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노 후보는 "이제 끝이 보이고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며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단일화를 이뤘다. 후보단일화는 그 희망의 시작"이라며 말했다. 또 "정 대표는 월드컵 4강을 이룬 분"이라며 "정 대표와 손잡으면 이제 정치도 4강, 경제도 4강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너무 열기가 뜨거워 노래 한 곡 하겠다"며 정 대표와 함께 '부산 갈매기'를 불렀다.
부산 유세가 끝난뒤 두 사람은 함께 오후 8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이동했다.
***민주 "정 대표 한나라당 수도이전 공격에 수비수로"**
한편 양당 관계자들은 노·정 부산 공동유세의 뜨거운 분위기를 보며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격, 북핵 파동 등 노 후보 입장에서 계속 악재가 터지면서 한나라당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다소 좁혀지고 있는 막판 판세가 뒤집어지기를 기대했다.
특히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행정수도 이전시 수도권 집값이 떨어진다"는 공격에 대해 전날 정 대표가 "세계 각국을 다녀봤지만 어디에도 행정수도 이전으로 기존의 수도 집값이 떨어진 나라를 보지 못했다. 한나라당의 주장은 무지의 소치다"라는 주장이 큰 효과가 있었다고 판단, 정 대표를 한나라당 공세를 막는데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이에 앞서 노 후보는 이날 광주, 진주, 창원 지역에서 유세를 했다.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뒤 처음으로 광주를 찾은 노 후보는 "지지와 표를 호소하러 왔는데 힘 좀 받아가야겠다"며 "대통령 되서 정치를 바꾸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정치가 바뀌고 있다. 첫 번째가 노사모, 두 번째가 지난 3월 광주경선이었다. 이제 12월 19일 대선 승리라는 마지막 고비만 남았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유세에 앞서 광주 양동시장을 방문, 상인들을 위로했다.
이어 진주, 창원 유세에서 지방대학 육성 등 지역 발전 방안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진주 유세는 다른 지방에 비해 열기가 떨어져 지역 민심을 반영한 듯 했다. 반면 창원 유세는 3천여명의 청중들이 참여하는 등 비교적 열기가 뜨거웠다.
***"盧-鄭 DJP와 뭐가 다르냐"·"나이든 사람도 盧 지지 많아"**
이날 진주 유세장에서 만난 이성택(68)씨는 "이 지역은 김대중에 대한 반감이 커서 노무현은 안된다"며 "후보야 깨끗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래도 당에 영향 받지 않겠냐"며 이회창 후보 지지의사를 밝혔다.
자녀 둘을 둔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밝힌 한상윤(32)씨는 "아직까지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면서 "노 후보가 정몽준 대표와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것이 DJP 연합과 뭐가 다르냐"며 양당의 국정공조 방안에 대해 비판했다.
반면 창원 유세장에서 만난 김성균(46. 회사원)씨는 "회사 모의투표 결과 노 후보가 앞섰다"며 "창원지역은 노동자들이 많아서 권영길 후보 지지자들이 많지만 최근 '사표'라며 마음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녕(67)씨는 "97년 대선과 비교해볼 때 노 후보 지지자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나이든 사람들도 '서민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노무현을 찍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