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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용산기지 토양오염, 기준치 8.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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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용산기지 토양오염, 기준치 8.2배

환경연합 발표, 독성물질인 크실렌도 다량 함유

서울 용산 미군기지 주변의 기름 오염지역 토양시료를 분석한 결과 토양오염 우려 기준치를 8.2배 웃도는 양의 경유가 검출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이 단체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용산 미군기지 주변 1.2∼1.5m 깊이에서 지난 3일 채취한 토양시료를 (주)랩프론티어에 의뢰, 분석한 결과 경유가 1만6천4백86mg/kg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토양환경보전법상 토양오염 우려 기준치인 2천mg/kg을 8.2배 웃도는 것이며, 토양오염 대책기준인 5천mg/kg도 3.3배 웃도는 수치다.

환경연합은 또 “시료 분석결과 휘발성 독성물질인 크실렌도 평균 17.6mg/kg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독일 베를린 오염 기준(0.5-15mg/kg, 민감한 토지이용지역-계곡)을 초과한 것으로 유독성 물질에 의한 토양오염도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주변지역이 주택가임을 고려할 때 경유를 사용하는 수송기지가 있는 미군기지가 오염원일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오염지역이 주택가와 가까이 있어 지하수 오염과 토양 오염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시민제보로 이 사건을 접한 직후 환경연합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장에서 토양시료를 채취했다. 또 지난 5일 서울시와 함께 직경 40m 굴착기로 오염지역을 파 본 결과 30m 정도가 기름에 유출된 것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공동 민관조사단 구성, 조사해야”**

환경연합은 지난해 3월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기름유출 사건에 이어 또다시 서울 도심내 미군에 의한 토양오염 사건이 발생하자 “한국 정부와 민간이 참여하는 한미공동민관조사단을 구성하여 오염 규모 및 오염원 확인과 복구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며 책임 소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녹사평 역 부근 기름유출 사건 등 미군기지 내 유류시설 파손으로 인한 토양오염 사고는 2000년 이후에만 9건 발생했지만 미군 측의 일방적 조사결과와 사후 처리 조치 발표를 믿어야만 하는 상황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환경연합 박진섭 국장은 "2000년 2차 SOFA 개정을 통해 ‘환경조항’을 넣기는 했으나 ‘중요성을 인정하고 법령을 존중한다’는 선언적 내용에 그쳤다"며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법적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박 국장은 “독일 SOFA는 미군이 환경에 대해 국내법 준수해야 한다는 것과 이를 어겼을 때 책임자가 원상복구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우리도 이 정도 수준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서울시와 용산구청, 환경부에 대해서도 "미군시설 관리 책임자에 대해 토양오염 정화조치 등의 명령을 내려야 하며 이 지역을 토양보전대책 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환경부와 서울시 등은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연합은 또 인근지역 주민간담회 등을 개최해 주민 대책위 구성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률적 대응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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