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폭로ㆍ흑색선전 대응말라”

네거티브전 중단선언, 한나라당 대응 주목돼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가 6일 흑색선전과 폭로전 등 '네가티브 대응전술'의 중단을 선언했다.

부산에서 유세중인 노 후보는 이날 오전 정대철 선대위원장에 전화를 걸어 "한나라당이 어떤 종류의 흑색선전과 폭로전으로 민주당을 공격해오더라도 일체 대응하지 말라"며 "우리 당도 이 후보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을 거론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민주당 대변인실은 이에 따라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 측의 의혹을 제기하려던 논평을 취소하는 등 일체의 폭로전과 흑색선전의 중단을 선언하고 한나라당에도 동참을 촉구했다.

장전형 부대변인은 "우리당은 지금 이 시간부터 한나라당에 대한 일체의 의혹제기를 중지하겠다"며 "한나라당도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받아들여 일체의 폭로전과 흑색선전을 중지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노 후보가 이같은 지시를 한 것은 최근 가열되고 있는 비방·폭로전이 별다른 실효성을 거두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만 심어주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인 폭로전이었던 한나라당의 국정원 도청의혹 공세가 지지율 변화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한나라당 = 공작정치 원형’이라는 민주당측 역공세가 유권자들에게 더 영향을 미쳤다는 게 민주당 측의 분석이었다. 실제로 최근 각 언론사가 비공개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도청의혹 제기 등은 두 후보의 지지율에 거의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조사결과가 나옴에 따라 '새정치'를 대선구호로 내세우고 있는 노 후보가 먼저 '네거티브전 중단 선언'을 함으로써 이에 대한 이미지를 확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팽팽한 양강 대결구도라는 이번 대선구도의 특성상, 과열혼탁 양상을 보였던 대선전이 과연 정책대결 등 포지티브 캠페인으로 전환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통합21 정몽준 대표가 이번 주말께 노 후보와의 공동유세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가담할 경우, 한나라당에서 네가티브 공세외에는 이를 차단할만한 특별한 대책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후보가 끝까지 네가티브 공세를 자제하고 한나라당이 네가티브 공세에 치중할 경우 네가티브에 대한 비판여론이 조성될 가능성도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