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ㆍ정몽준 연대가 아니라 노무현ㆍ정대철 연대 같다.”
전날(3일) TV 합동토론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대북문제와 관련 기존입장을 되풀이하자 통합21 정몽준 대표는 4일 오전 당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불만을 터뜨렸다. “선거공조에 앞서 대북정책 등에 대한 정책조율이 우선돼야 한다”는 정 대표의 요구를 노 후보가 전혀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선이 불과 1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노무현-정몽준 연대는 ‘정책조율’이란 복병을 만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노ㆍ정 회담은 아직 일정도 잡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정 대표의 TV 지원유세, 공동유세 등은 언제나 시작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민주당과 통합21 측의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민주 “빠르면 5일 공동유세할 것”**
민주당은 양당간 정책조율에 큰 진전이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정대철 선대위원장은 4일 선대위 본부장회의에서 "국민통합 21과 윈-윈(Win-Win) 차원에서 실무적인 선거공조 작업이 마무리되고 있다"며 "빠르면 내일(5일) 노 후보와 정 대표가 공동으로 유세장을 누빌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조율 실무협상팀장인 이병완 정책위부의장도 "대북정책을 포함한 정책조율과제에 대해 통합 21과 큰 방향에서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선대위 대변인은 더 나아가 "양당의 공동선대위 구성이 실무적으로 마무리됐고 곧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금방 될 것'이라는 기대감의 표시다.
***통합21 “노ㆍ정 회동, 민주당 희망 사항”**
반면 통합21 쪽 기류는 이와 다르다.
정 대표 본인이 “노ㆍ정 연대가 노무현ㆍ정대철 연대냐”며 불만을 표시했을 뿐아니라 김행 대변인도 민주당이 노ㆍ정 회동 가능성을 제기한데 대해 "그쪽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말을 잘랐다.
김 대변인은 주요 당직자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측이 전날 TV토론에서 모종의 메시지를 보내겠다고 했으면서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 `소심하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주류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은 단일화 승복을 지켜 노 후보 지지율이 올라가는 데 도움을 줬고, 공동선대위 구성까지 마치는 등 공조약속을 지켰음에도 민주당 측이 성실한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격앙됐던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금방 될 것'이라는 민주당 측 기대와 달리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다.
***통합21 일부에선 연대성사 낙관론도 존재**
그러나 민주당과의 정책조율을 담당하고 있는 전성철 정책위의장은 양당간 정책조율에 대해 좀더 긍정적 견해를 밝혔다.
전 의장은 노 후보의 TV 토론 발언에 대해 "정책조율이 안된 상태에서 노 후보가 기본입장을 발표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그러나 일반적으로 연정을 할 때 입장을 다소 변화시키는데 어제 발언에서 노 후보가 입장을 바꿀 가능성을 봤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 의장은 또 "(노ㆍ정 회동이) 이번주 내 가능할 수도 있다"며 "(양당간 합의문은) 정책공조협의회에서 발표할지, 노ㆍ정 회동에서 두 분이 사인하는 방식으로 할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공조 전망에 대해 민주당과 통합21 측의 전망이 다르다. 또 통합21 내부에서도 강온 양론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노무현-정대철 연대냐'는 정 대표의 이날 발언은 그가 강경론 쪽에 서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양당의 지루한 줄다리기 속에서 후보단일화 효과는 점점 사그러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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