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을 탈당한 이인제 의원이 3일 자민련에 입당했다.
이인제 의원은 오는 4일 부총재로 임명된 뒤 5일 당무회의에서 총재권한대행으로 선임되고, 김종필 총재는 명예총재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입당식에서 "자민련의 전통과 노선, 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운 동지와 정책·전략을 만들어 국민을 선도하는 정당이 되도록 헌신하겠다"면서 "역사적 선거에서 자민련이 후회없는 위대한, 창조적 선택을 하도록 당원으로서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역시 민주당을 탈당한 안동선 의원, 유승규 전 의원과 함께 입당했으며 이로써 자민련 의석은 10석에서 12석으로 늘어났다.
***한-자 공조 부활 조짐**
이 의원의 자민련 입당을 계기로 한나라당과 자민련간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사상문제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는 당론 절차가 남아있어 미리 단정키는 어렵지만 급진세력의 대두는 나라 장래에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 사실상 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이 의원이 총재권한 대행을 맡은 뒤 한나라당과 자민련간의 정책공조 또는 당대당 통합 문제를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자민련과 이 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 대선 직전까지는 정책연합 등을 통한 이 후보 지지 선언 수준에서 공조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 당직자는 "합당을 한다면 역풍이 있을지 모르나 정책연합을 통해 이 후보 지지 선언을 한다면 별다른 역작용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따라서 양당간 공조는 대선전까지는 정책연합, 대선 이후 당대당 통합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인제 효과', 엇갈린 평가**
이 의원이 이회창 후보 지지 의사를 암묵적으로 밝힌 것과 관련, 충청권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강 구도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 대선에서도 충청권 민심이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한나라당은 '이인제 효과'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JP와 함께 충청권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심대평 충남지사가 지난 2일 이 후보 지지선언을 한 데 이어 이 의원과 JP, 자민련 소속의원 전원이 이 후보 손을 들어주면 충청권에서의 승부는 끝났다는 게 한나라당 측의 주장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지역 투표 성향이 절대적인 영향을 발휘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충청권을 순방하고 온 윤여준 의원은 "이제 충청권 선거 양상이 완전히 달라져 이 후보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충북도지부 관계자도 "수도권에서는 어느 정도 역풍이 불 가능성이 있지만 충청권에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이 의원의 이 후보 지지는 오히려 '수구 세력간 야합'으로 비쳐짐으로써 이 후보의 표만 깎아 먹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역이 아닌 세대별 투표 성향 내지는 보혁 대결 구도가 표심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이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은 낡은 정치와 새로운 정치의 대결 구도"라며 "후보단일화에 깨끗이 승복한 정몽준 의원과 비교되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덧칠해지고 있는 이 의원의 이 후보 지지 입장 표명은 오히려 노 후보를 선호하는 젊은 유권자들을 결속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의원 탈당으로 민주당 내 내분 세력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주창하는 노 후보의 깨끗한 이미지가 부각됨으로써 결과적으로 민주당에 득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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