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생중계 못해'…국정원 국정조사 진통

국정원 기관보고 오후로 연기

5일 오전 예정된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위 국정원 기관보고가 지상파 방송 3사 중계 문제 때문에 오후로 연기됐다.

국정원 기관보고는 애초 5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 3사의 생중계가 불방되자 야당 국조특위 위원들이 국정원 기관보고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국조특위 새누리당 간사 권성동 의원과 민주당 간사 정청래 의원은 국회 브리핑을 열고 "지상파 방송사가 기관보고 공개 부분을 중계방송 해주기를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방송사의 편성권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알권리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행정실에서 마련한 문건에도 생중계를 한다고 명기되어 있었기 때문에 (방송 중계는) 당연한 전제조건으로 생각했다"며 "생중계를 안 하겠다는 것은 상상 밖의 일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정청래 의원은 국정원 기관보고가 시작되기 직전 단독 브리핑을 열고 "국정원 기관보고를 지상파 3사가 생중계하기로 합의했었는데 그것이 지켜지지 않아서 국정원 기관조사는 이뤄질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에 따르면 방송사들이 국정조사 중계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시점은 이날 오전 8시 30분 경이다. 정 의원은 "밤새 청와대와 국정원의 방해공작이 없으면 벌어질 수 있는 일인가"라며 여권의 압력을 의심했다.

정 의원은 "완전 비공개를 하지 않으면 국정조사를 할 수 없다는 새누리당의 방해 행위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할 수 없이 생중계를 전제로 한 시간만 공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그러나 법무부, 경찰청 기관보고는 오전에 두 시간 녹화해서 오후에 무편집으로 방송했던 지상파 방송 3사가 이것도 못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국민 눈높이에서 상식적으로, 이렇게 중요한 국정조사에 여야가 합의한 부분도 방송할 수 없다고 버티는 지상파 3사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