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鄭 포옹 나누며 "적극공조" 다짐

鄭 지지층 이탈 최소화가 대선 '큰 변수'

국민통합21 정몽준 의원이 25일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만나 노 후보의 선거운동을 적극 돕기로 해 공동선대위 구성 등 양당간 공조체제가 급속히 형성될 전망이다.

***노 후보, "정 후보를 만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20분께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났다. 이날 회동은 양측 협상단에 의한 단일후보 발표가 있은 지 불과 11시간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당초 노 후보는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 위치한 통합21 당사를 찾아 정몽준 의원에게 연말 대선 공조를 부탁하는 등 예의를 갖출 예정이었으나 정 의원측에서 국회에서 만날 것을 요청해 성사됐다.

노 후보는 약속시간 전에 국회에 도착, 2층 귀빈식당 앞에서 정 의원을 기다렸으며, 5분여 뒤에 나타난 정 후보는 20여ｍ 떨어진 곳에 마중나와 있는 노 후보를 보고 손을 흔들며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했고 노 후보는 "내가 나가야 하는데 기자들이 못 나가게 한다"며 큰 소리로 화답했다.

이어 정몽준 의원이 노 후보에게 다가와 악수를 나누며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던지자 노 후보는 "고맙습니다"며 서로를 끌어안은 뒤 회동장인 귀빈식당에 입장했다. 회동장에는 두 사람과 함께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 신계륜 후보비서실장, 통합21 김행 대변인, 민창기 홍보위원장이 배석했다.

정 의원은 노 후보에게 "스케줄도 바쁘실텐데.."라고 인사했고, 노 후보는 "정 후보를 만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배석한 민 위원장 등에게 "앞으로 정 후보를 도왔듯이 나를 좀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민 위원장은 "신계륜 실장과 이미 약속했다.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답변했다.

노 후보가 "정 후보가 역사적 결단을 내려 국민이 이를 보면서 좋아하고 있다"고 말하자 정 의원은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새로운 정치"라면서 "더 큰 패러다임은 새정치이며 정권재창출도 여기에 포함되는 것인 만큼 노 후보가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노 후보는 이에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우리 두 사람이 함께 힘을 합쳐 해 달라는 것이며 우리는 새로운 실험을 하나 하나 성공시켜가고 있다"며 "정 후보가 어려울 때마다 중요한 결단을 내려주었다"고 정 의원의 깨끗한 승복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노 후보와 정 의원은 이날 회동에서 앞으로 대선기간동안 적극적 공조를 하기로 하고, 이날 오후부터 구체적 공조방안을 실무협상을 통해 마련키로 했다. 그러나 양자가 합의했던 정 의원의 선거대책본부장 수락 여부는 현행 선거법의 적법성 여부를 검토해 28일 다시 만나 논의키로 했다.

한편 정몽준 의원은 이날 양자회동후 가족과 함께 설악산으로 가벼운 여행길에 올랐다. 그동안의 누적된 피로를 씻고 향후 정치행보를 구상하기 위해서다.

정 의원은 "가족들과 함께 설악산도 가고 그 주변도 찾아볼 것"이라며 "그다지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본격적으로 노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 수락으로 단일화 시너지 효과 커질 듯**

정 의원은 이날 일부 민주당의 우려와 달리 적극적 선거공조를 약속함에 따라 후보단일화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의원의 이같은 전폭적 지지는 정 의원 지지자 중 노 후보가 단일후보로 확정되면서 '부동층' 또는 '이회창 지지층'으로 돌아선 유권자들을 노 후보 쪽으로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단일후보가 결정되기 직전인 지난 24일 저녁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가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 다자대결 구도에서 정몽준 후보를 지지한 응답자들은 53.8%가 단일후보가 노무현 후보가 되면 노 후보를 지지를 밝힌 반면에 21.0%는 이회창 후보 지지, 20.7%는 누구를 지지할지 결정하지 못했거나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았었다. 정몽준 의원 지지자 가운데 41.7%가 이탈 또는 이탈할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결과다.

따라서 정몽준 의원이 적극적으로 노 후보 선거운동을 도울 경우 이들 이탈 세력 또는 이탈 잠재세력의 상당 부분을 노 후보 지지층으로 끌어들이면서 연말 대선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