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는 19일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과의 합당을 선언했다. 이로써 박 대표는 지난 2월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를 "제왕적 총재"라고 비판하며 탈당한 이래 9개월 만에 한나라당에 복당, 이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한나라당 공동선대위원장 맡을 전망**
박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중요한 시기인 이번 대선에서 정치개혁을 이루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키기 위해 한나라당과 합당할 것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회창 후보가 정치개혁과 남북관계 개선, 여성문제, 지역갈등 문제, 정치보복금지 등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고 반드시 실천할 것과 이를 위해 초당파적, 범국민적 차원의 '정치개혁위원회'를 만들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박 대표는 여의도 미래연합 당사에서 운영위원회를 열어 한나라당과의 합당을 추인받은 뒤 63빌딩에서 이회창 후보와 만나 합당을 통한 대선 협력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미래연합과의 합당과 관련,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여론을 떠받든 당연한 결정"이라며 "소신과 원칙이 뚜렷한 박 대표가 정권교체 대열에 합류한 것을 계기로 더욱 분발해 국민우선과 국민통합 정치를 실천하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후보는 박 대표를 공동선대위의장에 임명, 사실상 '러닝 메이트' 체제를 구축해 여성표와 보수층을 겨냥한 득표활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노-정 후보단일화에 당황한 한나라당, '박근혜 효과'에 기대**
원내 과반수를 넘는 1백47석의 한나라당과 원내 1석에 불과한 미래연합의 합당은 합당이라 볼 수 없다. 그동안 당 내에서는 "박 대표 개인만 복당하면 되지 무슨 당대당 통합이냐"는 부정적 견해가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외견상 당대당 통합이라는 파격적 형식을 취하면서까지 한나라당이 박 대표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박 대표의 이미지와 정치적 상품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급속하게 무르익은 노무현, 정몽준 후보간 단일화 분위기에 맞불을 놓기 위해서는 박 대표만한 대응카드가 없다는 판단이 당대당 통합요구를 수용케 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97년 대선 직전 DJP연합이 출범하자 전당대회에서 신한국당(이회창)과 민주당(조순)간 전격 합당으로 맞불을 놓았던 작전의 리바이벌이다.
한나라당은 박 대표 영입에 이어 민주당 홍재형 의원과 자민련 송광호, 정우택 의원 등을 주내에 영입, 이번 대선의 요충지로 꼽히는 충청권 세몰이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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