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21 정몽준 대통령 후보와 민주당 탈당 의원 중심의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의원들이 18일밤 회동을 갖고 공동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키로 했다. 정가에서는 이번 회동 및 합의가 국민통합 21 후보단일화 협상단이 사퇴를 발표한 직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밤 시내 모처에서 후단협 최명헌 대표, 김영배 고문 등과 만났다. 이 자리에는 김민석 통합 21 선대위 총본부장도 배석했다.
***원내교섭단체 빠르면 20일 구성**
후단협 최명헌 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양측이 원내교섭단체 공동구성에 합의했으며, 자민련과 하나로 국민연합 이한동 후보까지를 포함한 4자 연대 재추진에도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후단협은 1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통합 21등과의 교섭단체 구성 방침을 추인한 뒤, 이르면 20일 국회에 등록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자민련도 19일 오후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4자연대를 통한 제3교섭단체 참여 여부를 논의한다는 계획이어서, 국민통합, 후단협, 자민련 3자간의 원내교섭단체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정 후보가 참여하는 제3의 원내교섭단체가 현실화될 경우, 현재 민주당 노무현 후보측과 진행 중인 후보단일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후단협, 자민련, 이한동 후보 등이 노무현 후보와 거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 후보가 제3교섭단체에 들어간다는 것은 후보단일화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후보단일화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지지와 관심을 고려할 때 후보단일화를 파괴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후보단일화에 대비한 정몽준 후보의 '세 불리기'로 해석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김민석 본부장은 "교섭단체 구성 합의가 후보단일화를 깨는 것은 아니다"며 "교섭단체 구성과 후보단일화는 별도로 진행되는 것이며 후단협이나제세력이 정 후보와 연대한다는 것은 정 후보로 단일화돼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합21 단일화추진단 전원 사퇴**
이에 앞서 노-정 후보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세부방안이 언론에 유출된 것과 관련, 이철 단장을 비롯한 통합 21측은 후보단일화 추진단 5명은 18일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전원 사퇴를 선언했다.
이철 단장은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식이 공개됨으로써 공정 경선이 불가능하게 된 사태에 책임을 지고 추진단에서 사퇴한다"면서 "노 후보 측이 조속히 재협의에 응해 단일화 의지가 훼손되지 않고 원만히 매듭지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여론조사 왜곡을 막는 방법을 찾는 것이 목표지, 단일화를 깨기 위한 수순은 절대 아니다"면서 "민주당이 재협의 요구에 응하면 새로운 협상창구를 지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민주당 이해찬 추진단장과의 비공식 접촉결과를 소개하면서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여론조사 대상을 의식적으로 정리하든지 하면 목표하는 바대로 할 수 있다"고 말해 여론조사 대상 재조정안을 제시했음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이철 단장의 회견 내용이 알려진 직후 이날 밤 9시부터 김원기 정치고문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해찬 협상단장은 대책회의 뒤 발표를 통해 "여론조사 날짜와 조사기관은 바꿀 수 있다"며 "국민의 60% 이상이 기대하고 있는 만큼 잘못된다는 것은 상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통합 21측이 요구하는 여론조사 방식의 포괄적 재검토에 대해선 부정적인 기류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일단 19일부터 다시 공식 절충에 들어갈 방침을 세우고 있어 이날 협의 결과가 단일화 성사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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