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는 12일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후보단일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조속히 후보회담을 갖자고 전격 제안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단일화 방안 도출을 위한 협상단끼리의 얘기에 부담이 있다면 둘이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다"면서 "(후보단일화 방안을 놓고)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다고 하나 기술적 문제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며, 협상단에서 계속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는 "노 후보와는 13대 국회 때부터 같이 일해 왔으나 둘이 만나 이야기해본 적이 없는 만큼 가까운 시일내 노 후보와 만나 격의 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후보단일화를 꼭 이루기 위해, 또 후보단일화가 달성된 뒤 두 사람이 힘을 합치기 위해 서로 만나 정치현안 전반을 논의하고 개인에 관해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후보회담 제의에 대해 "노 후보가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기를 바란다"면서 "후보회담과는 별도로 양당 협상단간의 논의는 계속될 것이며 두 후보의 단독회동이 단일화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력 분점' 방안도 함께 논의하자?**
정 후보의 이날 제안은 후보단일화 성사 가능성을 한층 높인 제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정후보가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실무협상과 관련,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다고 하나 기술적 문제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한 대목은 정 후보의 강력한 후보단일화 의지를 드러낸 발언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할 발언은 "후보단일화가 달성된 뒤 두 사람이 힘을 합치기 위해 서로 만나 정치현안 전반을 논의하고 개인에 관해 이해를 높여야 한다"는 대목이다. '후보단일화후 두 사람이 힘을 합치기 위한 방안'이란 곧 '권력 분점' 제안으로도 해석가능한 의미심장한 발언이기 때문이다.
정가에서는 후보단일화가 성사되기 위해선 후보단일화 방법의 일치뿐 아니라, 후보단일화후 권력 분점 방안까지 함께 합의돼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盧측 "일단 신중", 그러나 수용 가능성 높아**
이같은 정몽준 후보의 전격제안에 대해 노무현 후보측은 "후보단일화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후보들이 직접 만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인 만큼 신중하게 논의해 답변을 준다"는 입장이다.
정대철 선대본부장은 "현재 협상이 진행중이고 실무적인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후보들이 회동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일단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단일화 협상단의 이호웅 선대위 조직본부장은 "국민통합21측 협상단이 전권을 위임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후보들이 직접 만나는 것도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노 후보는 지난 11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수용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후보자 통합이 아니라 유권자 통합을 위해 불리한 조건이 협상과정에 나타나더라도 대담하게 수용해 후보가 하나로 단일화되는 것을 성취하려고 한다"고 말하는 등 후보단일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던 만큼 정 후보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
게다가 민주당내 재야출신 인사들이 노-정 후보회담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당내 기류도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 의원 등 재야출신 인사 5명은 11일 노-정 후보 회담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줄곧 후보단일화를 위한 회담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실무협상은 평행선**
한편 정 후보의 이같은 제안은 후보선출방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양측 협상단의 협상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은 11일 밤 8시30분부터 시내모호텔에서 심야협상을 벌였으나 후보선출방식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3만-7만명의 선거인단을 표본추출해 전자투표로 국민경선을 실시하자고 제안하고 이것이 불가능할 때는 여론조사 방식도 고려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통합 21측은 양당이 동등비율로 대의원을 표본화, 이들을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하자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민주당측은 오는 13일까지 후보선출 방식을 결정짓고, 25일까지 후보선출을 끝내며, TV토론은 전국 방송 3회, 지방방송 3-4회를 실시할 것을 제안했으며, 이에 대해 통합 21측은 당에서 논의한 뒤 입장을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양당 협상단은 이날 협상 결과를 토대로 12일 각당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날 오후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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