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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단일화 못하면 '정치적 재앙' 온다"

盧-鄭 협상팀, 비장한 각오로 단일화 협상 시작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에 대한 단일화 압력이 당 안팎에서 나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단일화 협상에 본격착수해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양쪽의 협상실무팀은 자신들이 도출해낼 단일화안을 노, 정후보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하지 않겠다는 비장한 배수진을 치며 협상에 임한 것으로 알려져 내주초가 단일화 성사 여부를 가름할 중대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같은 협상실무팀의 자못 비장한 각오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등을 볼 때 단일화에 실패해 연말대선이 3파전으로 치러질 경우 이회창 후보의 압승이 예상되며, 그 결과 후보단일화에 실패한 양쪽에 국민적 비난이 쇄도하면서 오는 2004년 4월 총선에서도 참패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어느 때보다 단일화 타결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옛 민주화 동지들이 다시 뭉쳤다**

그동안 물밑 접촉을 통해 탐색전을 펼쳐온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은 9일 정오 시내 모처에서 양측 협상대표를 비롯 모두 6명의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상견례 겸 첫 만남을 갖고 협상채널 가동 방법과 참여정파, 협상 일정 등을 시작으로 구체적 입장 조율에 나섰다.

그동안 탐색전에서 드러난 양측 견해차는 크다. 그러나 이번 협상은 민주화 동지로 막역한 사이인 민주당 이해찬 협상단장과 국민통합21 이철 협상단장 등이 주도하고 있어 '진지한 대화'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는 게 주위의 기대어린 평가다.

서울대 사회학과 선후배인 두 사람은 대학 재학중 함께 유신반대 투쟁 등 학생운동을 주도했으며 정치권 입문 이후에는 13대때 민주당에서 정치발전연구회(정발연) 모임을 이끌었다. 14대 선거에서 이철 전 의원이 낙선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개인적 친분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협상팀과 별도로 막후 접촉을 벌이고 있는 노 후보측의 유인태 전 의원도 이철 전 의원과 1974년 민청학련 사건등으로 인연이 깊다. 두 사람은 민청학련 사건 당시 모두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얼마 전 정 후보와 갈등을 빚고 백의종군을 선언한 강신옥 전 의원도 민청학련 변호사로 이들을 변론하다가 법정구속되기도 했다.

특히 노 후보측 김원기 고문과 유인태, 이철 전 의원 등은 김대중 대통령이 95년 국민회의를 창당할 때 합류를 거부한 통추 소속으로 인연을 쌓은 바 있다. 김 고문은 당시 통추 대표를 맡았고 노 후보와 이철, 유인태 전 의원 등이 이에 결합했다. 유인태, 이철 전 의원은 87년 김영삼, 김대중 후보단일화론을 주도하기도 했다.

***단일화 실패하면 '정치적 재앙' 불을 보듯 훤하다**

이들 협상팀은 이같은 과거의 '동지 관계'외에 최근의 정치상황에 대한 인식도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질적이다.

이들은 현재의 '1강2중' 구도로 대선을 치르면 대선결과는 보나마나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협상팀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그동안 노무현바람, 정몽준바람의 주역이었던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이 후보단일화를 기대하면서도 그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어 양쪽 모두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위기상황"이라며 "이들의 바람과 달리 3파전 구도를 깨지 못할 경우 이회창 후보는 역대 대통령선거사상 2위와 가장 큰 표차로 압승을 거둘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경우 노무현, 정몽준 후보는 누가 2등을 하든 간에 국민의 따가운 비판여론에 밀려 더이상 정치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렇게 되면 노, 정 후보의 정치생명이 끝날 뿐 아니라 나머지 의원들의 정치생명도 위태로와질 게 분명하다"며 "특히 지역성이 약한 서울, 수도권의 의원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대단하다"고 내부분위기를 전했다. 한마디로 말해 단일화에 실패하면 자동적으로 2004년 4월총선에서도 참패하는 '정치적 재앙'이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위기감이 최근 노무현, 정몽준 후보진영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후보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섰고 이같은 공감대위에서 평소 '대화가 되는 옛 민주화동지'들이 협상의 일선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정몽준 후보진영의 경우 이철 전 의원, 강신옥 변호사, 김민석 전 의원 등이 정몽준 후보를 압박, 후보단일화 협상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을 경우 향후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협상을 새로운 국면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무현 후보진영에서도 강도는 다르나 비슷한 위기감과 압박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협상파들은 사소한 신경전을 펴지 않고 양측이 공감할 수 있는 '최대분모'를 마련, 협상을 반드시 타결짓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경선이나 여론조사 등의 결과를 거쳐 후보가 단일화될 경우 승리한 후보는 대통령후보로 나서고 다른 후보는 총리를 맡는 방식의 '권력균점'안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노무현, 정몽준 후보도 적극성 띄기 시작**

이처럼 당내, 특히 후보협상팀의 후보단일화 의지가 강하자 노무현, 정몽준 후보도 점차 단일화 협상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분위기다.

정몽준 후보가 8일 "국민이 원하면 후보단일화는 꼭 이뤄질 것이고 방법이나 시간에도 구애받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단일화 논의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당내 압박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무현 후보도 9일 "협상단은 핵심사항 이외의 문제에 대해선 우리에게 부담이 되더라도 양보, 협상을 조속히 타결했으면 한다"며 협상단에 전권을 위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정대철 선대위원장은 "우리 후보의 단일화 의지는 확고하며 한다면 하는 분"이라며 "단일화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국민의 의지에 따른 것이며 정몽준 후보를 바라보고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보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단일화 못하면 "내일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화 방식과 협의체 구성방식 등에 대한 양측의 견해차가 심해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민주당과 국민통합21측은 8일 저녁 시내 모처에서 후보 단일화를 위한 협상단 예비회동을 가졌으나 단일화 방안및 협상 시한, 협상참여 범위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예비회동에서 노 후보측은 국민참여 경선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정 후보측은 양측이 추천하는 선거인단과 무작위로 추출된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여론조사 형식을 가미한 경선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 후보측은 양측이 추천하는 선거인단만으로 경선을 하는 방안과 함께 추천 선거인단 국민모집 선거인단을 혼용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협상 참여 범위를 놓고 정 후보측은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를 단일화 협상에 공식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입장이나 노 후보측이 난색을 표명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노 후보측은 TV 토론회를 통한 경선과 국민경선제 방식으로 후보를 선출하자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10일까지를 협상 시한으로 상정하고 있으나 국민통합21측은 후보등록 전까지인 오는 26일로 잡고 있어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진통이 예상된다.

또한 노 후보측은 후보 단일화를 위해 당대당 통합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정 후보측은 합당 대신 대선 연대를 전제로 한 단일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나 양측은 TV 합동토론의 경우 횟수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실시하는 쪽으로 의견을 접근시켜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의견차에도 불구하고 후보단일화를 못하면 "내일은 없다"는 위기감이 당 안팎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주말ㆍ주초에 펼쳐질 협상은 어느 때보다 극적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위의 기대어린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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