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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정치로 2백만표 벌었다"

李, YSㆍ노태우ㆍ박태준ㆍ박근혜와 연속 접촉 시작

"앉아서 2백만표는 벌었다."

이회창 후보 부친 이홍규옹의 급작스런 별세로 조성된 '조문정치' 정국을 지켜본 한나라당 관계자의 미소섞인 말이다. 생전에 친일 경력 논란 등으로 아들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었던 이홍규옹이 대선 직전에 별세하면서 아들의 선거운동을 크게 돕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앉아서 2백만표는 벌었다"**

지난주말 이홍규옹의 빈소가 차려진 일원동 삼성의료원 일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회창 후보가 주위의 눈을 의식해 당원들의 문상을 금지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전직 대통령들을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의 내로라 하는 인사 5천여명이 조문을 왔기 때문이다. 한국 주류집단 전체가 이곳을 찾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상가를 찾는 일은 사람의 당연한 도리다. 하지만 상가는 정치적 문법에서 보면 '큰 바다' 정치를 표방하며 각계 명망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하고 있는 이회창 후보나, 정반대로 대세론을 확산시키고 있는 이회창 후보와의 연계를 희망하는 정파에게나 더없이 절묘한 '만남과 화해의 장'이 됐다. 절묘한 '조문정치'의 탄생이다.

빈소를 찾은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 후보에게 "아버님께서 중요한 시기에 많은 도움을 주신 것 같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회창 후보는 상을 치른 뒤 조문정치의 결실을 거두기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회창 후보는 5일 김영삼, 노태우 전 대통령을 차례로 방문, 부친 홍규옹의 장례에 조의를 표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12월 대선에서의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또 김수환 추기경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대주교 및 조계종 정대 총무원장도 이날 예방하고 감사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5일 지방일정이 있어 차후 예방할 계획이며, 이밖에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 박태준 전 총리, 김윤환 민국당 대표, 이수성 전 총리 등과 만나 대선 연대 방안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창 후보가 부친 이홍규 옹의 장례를 계기로 등장한 이른바 '조문정치'의 여세를 몰아 '대세론 굳히기'에 시동을 건 것이다.

***TJ, 李 지원 시사**

이 후보는 영입대상 0순위인 박태준 전 총리와 오는 10일께 회동할 예정이다. 보수세력의 거목인 박 전총리를 잡을 경우 대세론에 결정적 쐐기를 박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DJ정권의 한 축이었던 그를 끌어들임으로써 "정치보복은 없다"는 이회창 후보의 평소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성과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전 총리쪽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다. 박 전 총리 핵심 측근인 조영장 전 의원은 "TJ(박태준 전 총리)는 이번 대선기간에 계속 국내에 머물 계획"이라며 "이 후보가 만나자고 제의하면 굳이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박 전 총리도 지난 3일 75회 생일을 맞아 한나라당 강창희 최고위원 등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 권력형편상 재벌 대통령 아래에선 해당기업이 부실에 빠져도 시장경제 원리에 따른 부도가 나지 않을 것이고 재벌대통령이 나오면 다른 재벌들도 제2, 제3의 대통령을 만들려 할 것"이라며 "재벌이 권력을 쥐면 안된다"고 반(反)정몽준 노선을 밝힘으로써 우회적으로 이 후보 지원 의사를 내비쳤다.

이 후보는 또 이번 주말께 박근혜 대표를 만나 정국현안을 논의하고 구체적인 통합 논의를 본격화시킬 방침이다. 또한 16대 총선과정에서 '이회창 후보 교체론'을 내세움으로써 앙금이 쌓인 민국당 김윤환 대표와의 관계해법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공식, 비공식 라인을 통해 박 대표 및 김 대표와의 관계개선 작업이 상당 부분 진척됐다는 후문이다.

이 후보는 이밖에 오는 7일과 9일엔 MBC 토론회와 대구 MBC 토론회에 잇따라 출연함으로써 그동안 MBC측과의 갈등을 해소하는 모습도 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큰 바다' 정치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민주당 후단협 소속 의원들의 탈당사태를 계기로 불거진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내심 한나라당행을 희망하고 잇는 주당 탈당파 및 자민련 소속 의원들에 대한 영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적은 가능한한 분열시키고 아군의 덩치는 최대한 키우는 합종연횡 전술의 작동이다.

과연 이같은 이회창 후보의 대세 굳히기 드라이브에 노무현, 정몽준 후보진영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후보단일화라는 또하나의 합종연횡 국면을 창출, 하나의 거대 전선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 40여일 남은 대선의 최대 변수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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