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거대 언론이 특정 후보를 편파적으로 지원하고 심하게 표현하면 '줄서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공정하지 못하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1일 언론의 최근 대선보도의 공정성과 관련,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여타 기득권 집단들과 마찬가지로 메이저 언론들도 특정후보 앞에 노골적 줄서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다. 새로운 문제제기는 아니나, 언론의 보도태도가 97년 대선에 이어 또다시 정치적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하겠다.
***"줄서기를 하는 게 아닌가"**
노 후보는 이날 밤 방송된 MBC TV의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녹화에서 일부 언론의 대선보도에 대해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언론보도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노 후보는 또 특정 신문(조선일보)과의 인터뷰 거부 방침에 대해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각을 세우고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을 마땅치 않게 보는 사람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너무 악의적이고 공정하지 않다”면서 “그런 신문에 협력해서 상품성을 높여주는 것은 우리사회의 부당한 구조와 협력하는 것”이라며 거부 방침을 재확인했다.
노 후보는 또 미디어 선거를 활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후보자간 상호토론을 재차 주장했다. 노 후보는 “신문도 중요한 매체이긴 하지만 기사를 쓰는 사람에 의해 취사선택된 정보가 전달되기 때문에 국민이 직접적으로 정보를 접하는 것은 TV토론”이라며 “TV토론에 응하지 않고 회피하는 것은 검증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전거일보들이 짓밟아 (지지율이) 죽었다”**
한동안 메이저 신문의 보도에 대한 문제제기를 삼가해온 노 후보는 최근 들어 조선일보 등의 보도를 다시 문제삼기 시작했다. '노무현다움'으로 대선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노 후보는 지난 24일 노사모 회원 등 지지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지지율 침체에 대해 "민주세력을 통합하기 위해 옛날 정치인(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난 것과 낡은 정치의 부정부패 탓에 낭패를 봤고, 당의 분란을 바라고 정치변화를 바라지 않는 '자전거일보'들이 짓밟아 죽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후보는 이어 거대 언론의 문제점들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의 말을 쏟아냈다.
신문의 독과점 및 족벌언론의 문제에 대해 “위험한 것은 획일화된 논조가 기자가 아니라 사주에 의해 나온다는 것”이라며 “사주가 마음대로 간섭하지 못하도록 편집권이 독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자전거, 비데, 칼라 TV 등을 경품으로 주고 신문 구독자를 확보하는 행태에 대해 “신문도 기업인만큼 공정거래법 적용을 받아야 한다”며 “공정거래위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언론탄압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지만 원칙대로 해야 하며 언론사는 무슨 일을 해도 조사하지 않는다는 것은 특권"이라며 "언론과 권력이 서로 덕 볼 생각을 하거나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MBC <미디어 비평>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의 언론정책을 듣는다’라는 코너를 기획, 지난 25일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대담을 방영한 바 있다. 오는 8일엔 정몽준 후보의 대담이 방송될 예정이며,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출연은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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