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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단협, 그 예정된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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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후단협, 그 예정된 '침몰'

<심층분석> '태생의 한계' 드러내며 지리멸렬

민주당 반노·비노진영의 '대통령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가 안팎 난관에 부딪쳐 좌초 위기에 빠졌다.

지난 10일께 통합신당을 위한 창당주비위를 발족시키겠다고 호언장담하던 후단협은 정식 발족한 지 열흘도 안돼 사분오열하고 있다.

급기야 비노파 전용학 의원은 14일 민주당을 탈당,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강성구 남궁석 박병윤 의원 등은 조만간 탈당해 '정몽준 신당'에 결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후보단일화의 핵심인 정몽준 의원측은 후단협과 거리를 두고 있다.
특히 후단협 회장 김영배 의원의 "국민경선 사기극" 발언으로 후단협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팽배해지자 일부 의원들의 개별입당조차 꺼려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사태추이에 대한 정가의 반응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란 네글자로 요약된다. 출범 자체가 무리였던 후단협이 생래적 한계에 부딪쳐 좌초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정책과 노선에 대한 합일점 없이 단순한 여론지지도만을 근거로 당사자들도 거부하는 후보단일화를 내세운 후단협의 몰락은 그나마 우리 정치에 최소한의 상식과 원칙이 살아있음을 드러내주는 증거라는 평가다.

***단일화 방식 이견으로 사분오열**

지난 4일 발족한 후단협은 정몽준 후보를 정점으로 하는 '반이회창 연대'를 목표로 했다. 우선 자민련과 이한동 전 총리, 박근혜 한국미래연합 대표를 합류시켜 통합신당추진기구를 출범시킨 뒤 궁극적으로는 정 의원 신당과 통합하고, 이후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정 의원간의 후보단일화를 이루어 낸다는 것이 후단협의 장대한 계획이었다.

6일 자민련과의 통합신당 창당 합의 발표, 7일 원외위원장 54명이 '국민통합후보단일화 원외위원장협의회' 결성, 8일 노 후보, 정 후보, 이한동 전 총리, 박근혜 미래연합 대표, 자민련, 민국당 등이 참여하는 '6자연대'를 통한 신당창당 추진 결정 등 지난 주초까지 후단협은 외견상 순항하는 듯했다.

그러나 8일 김영배 회장의 "국민경선 사기극"발언으로 후단협 내부 갈등이 폭발했다.

김원길 부회장은 김 회장 발언에 대해 "그렇게 하면 후보단일화는 안된다"며 비난하고 나섰고, 김효석 장태완 남궁석의원은 "김 회장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탈퇴하겠다"며 후단협을 탈퇴했다.

후단협은 14일 마포의 한 음식점에서 회장단·실행위원 연석회의를 갖고 김영배 회장의 사의를 받아들이는 등 내부정비를 서둘렀으나 갈등 촉발 원인은 김 회장의 돌출발언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내부 갈등 수습은 힘들 것 같다.

후보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내부 갈등의 원인이다. 현재 후단협은 조기 탈당을 원하는 정몽준 지지파, 선(先)신당창당을 추진하는 이한동 지지파, 11월까지 노후보 지지율 추이를 지켜본 후 노-정 단일화를 추진하자는 순수 단일화파로 나뉘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정몽준 지지파와 순수 단일화파는 자민련, 이한동 전 총리와의 연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로 인해 오히려 정 의원과의 거리만 멀어졌다는 게 이들의 불만이다.

***원내외 의원들 각자 살길 찾아 '개별 탈당'**

후단협의 좌초 위기 속에서 민주당은 이날 전용학 의원이 탈당,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등 '개별탈당'이 가시화되고 있는 한편 전반적인 당내 기류는 점차 신중론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이인제 의원 측근이며 지역구가 충남 천안인 전 의원은 이날 자민련 이완구(충남 청양·홍성) 의원과 함께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전 의원은 "이회창 후보의 집권을 통한 정치안정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대세"라고 말했다.

황장수(경남 사천) 배선영(서울 서초갑) 박희동(부산 북·강서갑) 황백현(부산진을) 홍익표(충북 청원) 윤정균(경북 군위·의성) 등 원외 지구당위원장 10여명도 15일 민주당을 탈당할 예정이다.

황장수 위원장은 "명분이나 지분 문제에 얽매여 지지부진한 상태로 있기보다는 각자의 정치적 결단에 따라 현실적으로 단일화가 가능한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며 "16일 예정된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21' 발기인대회에 참가할 가능성도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강성구 남궁석 박병윤 의원 등 경기·충청권 의원들은 이달말께 예정된 정몽준 신당 창당 이전에 민주당을 탈당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강 의원은 "후단협이 좌초하는 것은 원치 않으며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 개별탈당 움직임이 빨라짐에 따라 후단협 활동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先 노무현 지지론 힘 받아**

이런 탈당 움직임에 대해 노 후보측은 "탈당 의원은 5명, 많아야 10명 안팎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당내 분위기가 "일단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자"는 쪽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후단협 김원길 부회장은 "노 후보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며 '노무현-정몽준의 자연스러운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노 후보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은 당내 재야인사들과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새벽 21'도 최근 "11월초까지 노 후보를 지원한 뒤 그래도 노 후보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후보단일화에 나서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김근태 장영달 김태홍 신기남 배기선 배기운 천용택 이호웅 허운나 의원등 쇄신연대 의원들도 8일 "일단 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것"을 결의한 바 있다.

***夢 "反昌연대 부적절"**

한편 정몽준 의원은 14일 내일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반(反)이회창연대는 부적절하다"며 후단협 측과 함께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정 후보는 "후보단일화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몇 사람에 의해 이뤄질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어떤 형식으로든 나눠먹기식 연합이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전부터 "옥석을 가려야 한다"며 후단협에 대해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사람"이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또 최근 민주당 반노파 의원들 중 몇 명이 개별입당을 타진했다가 정 의원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쪽의 이철 조직위원장은 "명백하게 정말 혁신적인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는 분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신당 정체성이 '개혁중심'으로 갈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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