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원웅 의원이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대응방식을 비롯해 최근 한나라당 일각의 잇따른 폭로전에 대해 "오야붕과 꼬붕의 낡은 정치"라며 정면비판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김 의원은 27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국감장에서 무슨 '도청설'이니 '연예인 성상납설'이니 하는 근거도 대지 못하는 한건주의식 충성폭로가 이어지고 있어 국감장이 어지럽혀지고 있다"며 자당 소속 의원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의 이같은 비판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및 자당 소속 의원들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라 정치권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김 의원은 "이 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문제는 본질적으로 가족문제이며 당에서 나설 일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내에는 지금 '이 기회에 충성 한번 하자', '이 기회에 공 한번 세우자'는 정치인들이 면책특권을 이용해 대선후보의 용병노릇을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사당화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특히 "미국의 클린턴 성추문 사건 때도 여든 야든 당에서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며 "클린턴은 처음에 스스로 방어권을 행사하다가 검찰 조사에서 부적절한 내용이 밝혀지니까 국민에게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메이저 언론들의 보도태도도 함께 비판했다. 그는 "그 동안 족벌 운영체제를 해온 일부 메이저 언론들 역시도 자신들이 그 과정에서 저지른 비리, 탈세 문제를 맹목적으로 비호해왔던 정치 세력의 편에 서서 그들이 제기하는 폭로성 내용을 무조건 기사로 크게 키워 국민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밖에 자신의 거취문제와 관련 "낡은 정치를 혁신하고 '낡은 정치세력 대 새로운 정치세력'간의 경쟁도구로 바꾸어 내기 위해 제가 나서 이런 정치를 갈아엎는 데 도움이 되는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통합개혁신당이 창당된다면 합류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다음은 이날 김 의원 인터뷰 전문이다. 편집자
-요즘 우리 국회 국정감사장이 폭로와 비방전으로 얼룩져있다. 한마디로 `아니면 말고`식의 행태가 많은 요즘 국감을 보면서 같은 동료의원으로서 어떤 느낌을 받나?
"사실 많은 의원들은 성실하게 국감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권력지향적 성향의 정치인들이 그런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그런 분들 보면 한마디로 이런 국정감사가 왜 필요한 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면책특권이 맹목적으로 당의 맹주에게 충성하는 도구로 이용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근거를 대지 못하는 폭로의 이면에는 면책특권을 남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나?
"사실 그것은 면책특권을 이용해서 대통령 후보로 나선 분들의 용병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사당화된 당에서 공천권을 장악한 당의 보스의 편에 서서 하다보니 그런 풍토가 생겨났다. 지금까지 보면 국민을 위한 정치인들보다는 당의 맹주에게 잘 보이는 정치인들이 더 잘나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야붕과 꼬붕'의 낡은 정치판이 국감을 더럽히고 있다.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문제도 그렇다. 이 문제 본질은 이 후보 가족의 문제다. 당무회의에서 이 후보 아들이 군대 나가야 된다 말아야된다 정한 바 없다. 이것은 이 후보가 정치생활 하기 이전에 대법관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당이 나서서 할 일이 아니다. 정연씨도 수연씨도 이제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고 학력도 높은 사람들이다. 그 가족들이 언론에 나서서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 상식이다.
여야 정치인들이 그 진상을 알지 못한다. 대표도 대변인도 나도 알지 못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기회에 공 한번 세우자, 이 기회에 충성심 보여주자' 이런 행태가 지금 국감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진실을 밝힐 입장에 있지 않은 자는 여기에 나서선 안 된다.
미국의 클린턴 성추문 사건 때도 여든 야든 당에서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클린턴은 처음에 스스로 방어권을 행사하다가 검찰 조사에서 부적절한 내용이 밝혀지니까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것은 클린턴과 르윈스키 둘 만이 아는 내용이었다
이 후보 아들 병역문제도 마찬가지다. 본인과 가족들이 그 내용을 잘 안다. 이것을 당에서 거당적으로 나서서 끌고 나가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절대적인 공천권한을 쥐고 있는 당의 맹주에 잘 보이려고 하다보니 최근과 같이 국감장에서 무슨 `도청설`이니 `연예인 성상납설`이니 하는 근거도 대지 못하는 한 건주의식의 충성폭로가 이어지고 있어 국감장이 어지럽혀 지고 있다."
-우리 언론의 보도 태도를 어떻게 생각하나?
" 구독율이 높은 일부 메이저 언론 중에서 족벌 운영체제를 하고 그들이 이 과정에서 생긴 비리,탈세 문제를 맹목적으로 비호해왔던 정치 세력 편에 서서 언론의 공기로서의 역할보다는 감정적으로 대응하면서 그들이 제기하는 폭로성 기사를 무조건 키워왔다. 오늘 아침에도 보니까 현대 관련한 기사를 아직 명확한 근거도 발견되지 않은 내용을 가지고 주먹만하게 키워가지고 보도해 정치 불신을 가중시키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면책특권은 필요하지만 너무 남용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국회가 강압적, 권위적 군사통치 시대에 놓여 있을 때는 의혹이 있어 그것을 얘기하려해도 꼬투리 잡아 정치적 탄압을 했다. 그래서 당시엔 면책특권이 필요한 면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런 정치상황이 달라졌는데도 그런 면책특권이 절대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느냐는 의문이 있다. 그런데 국회법에는 국회의원들 윤리기준이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것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느냐 않느냐 하는 것을 여야의 의원들로 구성된 국회 윤리 위원회에서 당리당략적으로 다루다보니 무용지물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무책임한 폭로 정치를 막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사실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근거가 없는 무책임한 정치공세의 경우다. 현재의 면책특권을 맹목적으로 총대 매는 도구로 사용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문제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면책특권이라는 것이 양면성이 있다. 그래서 면책특권 자체보다는 국회 윤리위원회가 좀 더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 마련을 위해 여야 개혁성향의 의원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계획이다. 현재 이에 대해 의견을 같이 하고 있는 의원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어떤 방식으로 개선이 이루어 질 수 있나?
"윤리위원회가 여야 정치인 위주로 되어 있는데 그렇다보니 당파적 주장만 나오고 있다. 여기에 국회의원이 아닌 사회적으로 신망이 높은 분들을 포함하는 방안마련을 생각하고 있다."
-김 의원께선 통합개혁신당에 합류할 의사가 있는 분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인가?
"내가 14대때 꼬마 민주당하면서 지역주의 3김 정치 청산하자고 하다가 15대때 미움 받아 낙선됐다. 지금 존재하는 정치의 제반 문제도 지역주의 정당 구도가 여전히 본질이다. 이러한 낡은 정치를 혁신하고 낡은 정치세력 대 새로운 정치세력간의 경쟁구도로 바꾸어 내기 위해 제가 나서 이런 낡은 정치를 갈아 엎는 데 도움이 되는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가 보기엔 지금 국민적 수요가 상당부분 있다. 노무현 바람이나 정몽준 바람은 노무현씨나 정몽준씨만의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국민사이에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과 갈증이 나타난 것이라 볼 수 있다. 상당히 여건이 성숙해져 가고 희망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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