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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風’은 꺾고 후보단일화는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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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風’은 꺾고 후보단일화는 막아라

난감한 한나라당, 목표는 '3자필승구도'

한나라당이 정몽준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조절에 난감해 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목표는 정몽준-노무현 두 후보가 엇비슷한 지지율로 경합하면서 후보단일화 논의는 물건너가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대선이 3자구도로 지속된다면 이회창 후보는 필승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추석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의 상승세가 여전히 이어진 것이 한나라당으로서는 당혹스럽다. 특히 정몽준 신당이 가시화될 10월 중순까지 '정풍'이 이어질 경우 막판 판세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당내에 만연하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본격적인 검증작업에 돌입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노무현, 정몽준 양립으로 3강 구도가 대선까지 이어지는 데는 노, 정 후보가 일정 정도의 경쟁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정 후보의 상승세에는 제동을 거는 한편 본격적인 공세의 수위는 정치권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결정하자는 입장으로 엇갈려 있다.

***'DJ 후계자론', 현대관련 '4대 의혹' 공세**

한나라당의 일차적인 고민은 정 후보의 상승세가 추석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추석을 계기로 '이회창 대세론'의 확산과 '정풍'의 조정을 기대했던 한나라당의 예상과는 달리 추석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오히려 '정풍 지속'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 후보측이 세불리기에 성공, '정풍'이 이대로 굳어지면 이 후보도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정 후보의 지지기반이 노무현 후보와 겹쳐있기는 하나 이미지와 정책은 이회창 후보에 가깝다는 평가가 높아 '정풍'의 강도에 따라서는 지지층을 잠식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 후보 자신도 24일 "언론에선 내가 노 후보와 지지계층, 연령이 겹친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민주당보다는 한나라당 지지자의 정서와 더 중복된다"고 주장, 한나라당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이 같은 우려가 확산되면서 한나라당은 추석 직후 정 후보에 대한 공세를 재개했다. 현대그룹에 대한 특혜의혹을 매개로 DJ와의 관련성을 부각시키는 것과 함께 정 후보와 관련한 4대 의혹을 새롭게 제기하고 나섰다.

서청원 대표는 24일 "민주당이 대선후보를 정몽준으로 바꾸기 위한 공작을 하고 있는데 배후에는 청와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규택 총무는 "정 후보는 1천7백억원 재산형성 과정에서 증여세 및 소득세 탈루 의혹, 현대 부실경영과 한라중공업 인수과정에서의 정경유착 의혹, 노동자 테러사건의 총지휘, 현대 관계자 후원회 가입강요 등 4대 의혹을 국민앞에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보단일화는 최악의 시나리오**

정 후보의 가파른 상승세를 일단 꺾고 보자는 입장이 이 같은 공세로 이어졌으나 장기적으로는 정 후보가 대선 경쟁력을 상실하는 경우도 한나라당으로서는 부담이다. 현재의 3강 구도에서 정 후보는 노 후보와 지지층을 상당부분 공유하고 있고 노무현-이회창 노선대립의 완충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의 대선출마 선언을 전후한 시점부터 줄곧 '본격적인 검증'을 천명해 왔음에도 한나라당의 촉각이 정 후보 자체보다는 노무현, 정몽준 어느 한쪽의 몰락으로 후보단일화 여론이 비등해질 가능성에 맞춰져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일단 노 후보가 2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후보단일화 불가' 입장을 밝혔고 정 후보 역시 인위적인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한나라당 내에서는 노-정 연대의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 후보단일화 주장이 여전히 설득력을 얻고 있고 노무현, 정몽준 후보 모두 자신을 중심으로 한 단일화에는 반대할 이유가 없어 막판 연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다음달 초 민주당 반노(反盧) 비노(非盧) 세력의 탈당과 정몽준 신당 참여가 현실화될 경우 단일화 여론을 자연스럽게 도모하고 나설 것으로 보여 한나라당은 이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입장이다.

후보단일화와 관련, 한나라당은 "막판에 민주당과 야합해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 한다면 역사와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정 후보를 겨냥, 일침을 가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정 의원의 급속한 상승세에는 제동을 거는 한편 본격적인 공세의 수위는 정 후보의 지지율 추이, 민주당 내분사태 등 정국 상황을 1~2주 지켜본 뒤 결정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동안 한나라당은 '정풍'이 조정국면으로 돌입해 노 후보와 정 후보가 일정정도의 지지율을 보이며 팽팽한 경쟁관계를 유지, 후보단일화의 현실적 가능성이 사라지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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