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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업, "모든 책임은 못된 친구들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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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업, "모든 책임은 못된 친구들 탓"

2차 공판, 책임 떠넘기기ㆍ'모르쇠'로 일관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된 대통령 차남 김홍업씨는 23일 열린 2차 공판에서 김성환씨 등 측근들의 돈거래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모든 책임을 '친구 탓'으로 돌렸다.

김씨는 또 자신이 직접 받은 사실이 드러난 돈의 성격에 대해서는 청탁이나 이권 관계를 전면 부인하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과거 권력형 비리 법정이나 청문회에서 여러 번 보았던 장면의 리바이벌이다.

***"김성환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김홍업씨는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상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부친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주변 관리를 잘하라고 당부하셨는데 내 잘못으로 현 정부가 국민에게 부패한 모습으로 비춰지게 된 데 책임을 통감한다"고 아버지에게 송구한 심정을 밝혔다.

홍업씨는 "부친의 당선후 내 처신이 부친에 누가 되지 않도록 사람들과의 만남도 극도로 자제하고 김성환씨 등 오랜 친구들하고만 자주 어울렸다"며 "그러나 그 친구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받았을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적당히 챙길 줄은 알았지만 그렇게 액수가 컸을지는 몰랐다는 식의 답변이다.

홍업씨는 또 "친구로서 존중했던 김성환씨가 검찰 조사 등에서 자기 스스로를 나의 '집사'나 '시종' 등으로 지칭했다는 얘기를 듣고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며 "만약 친구들이 거액의 돈거래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다시는 만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업씨가 거의 매일 술을 마셨고 한달 술값으로 1억원이 들었다"는 김성환씨의 법정 진술에 대해서도 홍업씨는 "술은 한달에 3-4번 정도 마셨고 대통령의 아들이라 경호원이 따라다녔기 때문에 오래 있을 수가 없어 저녁 11시를 전후해 먼저 술자리를 나오기 일쑤였다"며 반박했다.

권력과 이권을 매개로 맺어진 친구사이는 결코 영원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직접 뇌물받은 사안에 대해선 "아태재단과 야당동료를 위해 사용"**

홍업씨는 자신의 공소사실과 관련, 김성환씨 등 '측근 3인방'이 기업체 등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거나 "기억이 안난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결과 자신이 직접 받은 사실이 드러난 돈에 대해서는 "청탁이나 이권 관계로 받은 것은 아니다"고 발뺌했다.

"받은 돈을 어디에 사용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홍업씨는 "97년 대선 이후 부친께서 아태재단 후원회를 열지 못하게 해 재단운영이 어려웠다"며 "그래서 재단 운영비와 야당 생활을 같이 한 사람들의 지원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공적 목적을 위해 사용했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선 사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홍업씨는 "이유가 무엇이 됐든 기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것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내 잘못에 대해 변명할 생각은 없고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홍업씨가 이날 법정에서 드러내 보인 모습은 그의 말처럼 "깊이 뉘우치고" "내 잘못에 대해 변명할 생각도 없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단지 아버지에게만 죄송할 뿐, 국민에게는 거의 죄스럽지도 않고 변명에만 궁색한 모습이 이날 대통령 차남이 국민에게 보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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