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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풍’ 사건, 정치권 입씨름으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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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풍’ 사건, 정치권 입씨름으로 끝나나

사실상 물건너간 이석희 연내 송환, 정치공방만 계속

지난 97년 대선 당시 세무조사 무마를 미끼로 기업체로부터 1백67억7천만원을 불법모금한 이른바 '세풍' 사건의 주역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의 한국 인도 여부에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이씨의 연내 송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지만 급변하는 대선정국에 '세풍' 사건이 예기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긴장과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씨의 대선 이전 송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입어 미국 현지의 재판 결과를 지켜보자는 관망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진행중인 이씨 공판이 '세풍' 재점화로 이어질까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과 맞물려 '세풍' 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거센 공세가 부담스러운 눈치다.

반면 민주당은 이 문제가 권력비리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선거 판세를 역전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라고 보고 아들 병역비리 의혹과 함께 '이회창 5대 의혹'의 핵심 사안으로 부각시킬 방침이다.

***이석희씨 연내 송환 가능성 희박**

그러나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조지 스코빌 미국 미시간주 서부지역 연방지법 판사가 5일 열린 6차 공판에서 결심공판을 30일로 연기함에 따라 이씨에 대한 미국측의 신병인도 여부는 이달 말께나 가닥이 잡힐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강제 송환 판결이 난다고 해도 피의자가 제기할 수 있는 인신보호 영장제도를 이용, 이씨가 재판을 지연시킨다면 연내 송환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미국 사법제도 관련 전문가들은 구속적부심부터 인도심사 재판까지는 최장 2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고 있어 이씨의 조기 송환 가능성에 부정적이다.

특히 사건 당사자인 이씨가 5일 재판이 끝난 후 "(사건이) 공정하게 처리되는 분위기가 된다면 한국에 나갈 수 있으나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귀국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재판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다시 정치권 입씨름으로 끝나나**

이같은 이씨의 사법절차를 감안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세풍' 공방은 대선정국에 불거진 정치권의 입씨름으로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회창 후보의 한 측근은 "그 문제에 대해서 당 차원에서 논의된 바 없다"면서 "현지에서 재판이 진행중인 만큼 현시점에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기는 이르다"고 말해 민주당의 공세 수위를 봐가며 대응할 뜻을 내비쳤다.

이씨의 조기 송환을 주장하는 민주당도 내부적으로는 이씨가 연내에 송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 실제 대선 정국에 미칠 영향력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이회창 5대 의혹'을 대선 정국의 쟁점으로 부각시키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민주당의 '세풍' 공세는 이씨 송환 여부와 상관없이 쉽게 가라않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과 함께 해묵은 의혹들이 속속 대선정국의 쟁점으로 떠오르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선거전략 차원에서 오가는 정치권 입씨름이 사건의 실질적인 진실 규명과는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씨의 연내 송환이 결정된다면 대선 정국에 미칠 파괴력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대선이 아니더라도 미국으로부터 이씨의 신병을 인도받아'세풍' 사건에 대한 우리 사법당국의 수사 착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러나 '병풍', '세풍' 등 국민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 등장한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될수록 사건의 진실은 다른 방향으로 부풀려지고 있다는 비판 여론도 높아가고 있다.

사실여부가 드러나기도 전에 상대방 흠집내기부터 오가는 정치판에 대한 염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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