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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가 정몽준 대선본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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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가 정몽준 대선본부냐?”

축협 홈페이지, 노골적 ‘정몽준 띄우기’ 물의

"어둡던 한국 땅에, 전 세계에 존재하는 한국 민족에게 빛으로 일깨워주신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사람, 그는 누구일까? 저는 이곳에서 그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어느 황제의 나라에서 목격할 수 있는 충성 다짐이 아니다.

24일 대한축구협회(이하 축협) 홈페이지(www11.kfa.or.kr) 첫 화면을 장식한 '한 축구팬이 (정몽준 회장에게) 보내온 감사의 편지'라는 제목의 글중 일부다.

***축협 홈페이지는 '정몽준 선거운동장'?**

중국 상해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필자는 "마지막날 선수들이 히딩크 감독보다 먼저 정몽준 회장님을 헹가래칠 때 저는 60 평생에 처음으로 이 세상의 아름다운 일을 보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라며 정 회장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그는 "이 찬란하고 아름답고 희망찬 빛이 우리나라 대한민국 각 부처에 임하고 있음을 또 보았다. 그러나, 누가? 이 빛의 아름다운 싹을 잘 자라게 가꾸고 결실케 할 것인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사람, 그는 누구일까? 저는 이곳에서 그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저도 이국땅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 회장님 본을 받아 국익을 위하여 작은 밀알이 되겠다"고 글을 끝맺었다.

이뿐이 아니다.
영국 인터네셔널 헤럴드트리뷴지의 랍 휴즈라는 축구 기자가 정 회장에게 보낸 서한이라는 글도 맨위에 대문짝만하게 실려있다.

랍 휴즈 기자는 이 글에서 "회장님의 노력 없이는 이와 같은 성공적인 (월드컵) 대회의 개최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큰 일을 하시던지 간에, 김영명 여사와 가족들과 어떤 시간을 함께 보내시든지 간에 나는 그런 모습이 당신의 따뜻한 가슴속으로부터 비롯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정몽준 의원 홈페이지에 링크도 시켜놔**

이같은 글들은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에 감명 받은 이들의 진심일 수도 있다. 정회장 개인을 존경하는 누군가의 글이라 해도 시비를 걸 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라는 공식단체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이런 글들이 버젓이 게재돼 있다는 사정은 달라진다. 특히 정몽준 회장의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이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시점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요컨대 축협은 '정몽준 우상화'의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축구 협회의 충성 경쟁은 이 정도가 아니다.
홈페이지 하단에는 'MJ 2002'이라는 정몽준 의원의 공식 홈페이지가 연결돼 있다. "축구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홈페이지의 취지와 전혀 관계도 없을뿐더러 '축협 회장 정몽준'과 '정치인 정몽준'을 구별 못한 처사라는 비판이 높다.

***"축협이 정몽준 개인 사무실이냐"**

이같은 축협의 '정몽준 띄우기'가 노골화되자 네티즌들의 항의가 줄을 잇고 있다. 정 회장의 사조직이 돼가는 축협의 몰지각에 대한 비판이다.

최병창이라고 자신을 밝힌 한 네티즌은 축협 게시판에 띄은 글에서 언제부터 대한축구협회가 정몽준씨 대통령 선거운동본부가 되었냐고 반문했다.

"정몽준씨가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이룬 업적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이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작금에 일어나는-사실상 이제까지 계속되어온-정몽준씨 사유화 움직임을 비판한다. 얼마전까지는 정몽준씨가 읽다가 좋은 글이라고 지시하면 신문기사 옮겨다가 첫페이지 top으로 올려놓더니, 오늘 보니 이게 뭔가!

"누가? 이 빛의 아름다운 싹을 잘 자라게 가꾸고 결실케 할것인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사람, 그는 누구일까?"

북한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 문구가 아니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첫페이지에 링크된 '한 축구팬이 보내온 감사의 편지'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정몽준씨 대통령 선거운동본부가 되었는가?
축협 직원들 중에 현대 파견인원이 많다고 하더니 축구인들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정몽준 개인 사무실이 되었는가?

이게 우리나라 대한민국, 세계 4강 축구강국의 전부를 짊어지고 가는 대한축구협회 낯에 써붙어 있는 글이라니!!!
입이 있으면 대답좀 해보구려."

그동안 누누이 지적돼 온 축협의 '정몽준 사조직' 논란도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가중될 조짐이다. 정몽준 회장은 대표팀 포상금 평등지급과 관련, "평등지급 주장은 공산주의적 발상이다. 내 자리를 걸고 반드시 차등지급을 관철시키겠다"고 한 조중연 축협전무를 계속 연임시켜 축구팬들의 비아냥을 사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비판이 제기되자 축협은 24일 홈페이지 맨위 두번째에 크게 실었던 정몽준 예찬론을 한때 '최근뉴스'란으로 옮겼으나 잠시후 메인화면 상단에 복귀시켜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월드컵 바람을 타고 정 회장이 조만간 대선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한 가운데 축협의 '정몽준 띄우기'는 좀처럼 사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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