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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노골적인 '미군 감싸기'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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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노골적인 '미군 감싸기' 물의

시민단체, "국방부는 어느 나라 정부기관이냐"

국방부가 신효순ㆍ심미선 압사 사고에 대한 미군의 재판권 이양이 현실적으로 어려을 것이라며 미군을 적극 감싸고 나서,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국방부의 이같은 태도는 앞서 법무부가 미군에 대해 재판권 이양을 신청한 것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국방부가 과연 한국의 정부기관인지조차를 의심케 한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반응이다.

***미군 감싸기에 나선 국방부**

황의돈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통해 "한국 국방부의 제안으로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과 대니얼 자니니 미 8군 사령관이 지난 16일과 20일 두차례 종합대책회의를 가졌다"며 "공무중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재판권 이양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국방부의 이같은 조처는 지난 18일 이준 국방장관과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의 회동 때 여중생 사망 사고와 고속정 인양 작업에 두 나라가 긴밀히 협조한다는 합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황 대변인은 이날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은 태생적으로 불평등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며 29일로 예정된 한ㆍ미 양국군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변인은 "그 동안 의정부 미 2사단 중심으로 수사 결과와 후속 대책을 발표해 왔지만 오히려 사태가 악화돼 우리 정부가 해결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면서 "반미감정이 우려할 만한 수준에 이른 상황에서 미군측의 단독 발표가 어려워 우리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고 부서 가운데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방부가 할 수밖에 없다"고 국방부가 나선 이유를 밝혔다.

황 대변인은 또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지금까지 북한 언론의 대미ㆍ대남 비난 보도가 3백56회에 이르고 21일에만 16회 보도가 있어 반미감정 확산 방지가 절실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서울지검 의정부 지청의 사고 재조사와 관련해서도"미군측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의정부 지청이 이번 주 중 조사를 한다"면서도 "우리 검찰의 직접 조사가 아니라 미군 수사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말하는 등 노골적으로 미군입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국방부의 친미행태 비판하는 기자회견 갖겠다"**

범국민대책위와 시민단체들은 국방부의 이날 발언에 대해 크게 분노하고 있다. 당사자인 미군이 사태 해결을 위한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데 국방부가 나서서 미군측 입장을 대변해주는 피식민지적 태도를 용납할 수 없다는 비판이다.

대책위의 이시내 간사는 23일 "여태껏 뒷짐만 지고 있던 국방부가 사건의 본질적인 해결보다는 반미감정의 문제를 들어 여론을 무마시키려는 의도는 국민정서와 요구를 무시한 처사"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 간사는 이어 "우리 정부와 국민이 함께 요구해야 할 재판권 이양 문제에 대해 국방부가 나서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말을 흘리는 의도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24일 11시 국방부 앞에서 국방부의 친미적 행태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대책위측은 또 그간의 경위와 유사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29일 한미 양국군 합동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일단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나왔던 미군측의 입장을 그대로 되풀이 하는 것으로 끝날 것으로 본다"고 비관했다.

***국방부, "반미감정은 오해의 산물"**

국방부의 미군 감싸기는 그러나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최근 들어 국방부는 국방부 홈페이지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미국을 적극 옹호하고 나서고 있다. 한 예로 국방부 정책기획국은 지난 12일 홈페이지에 "韓·美관계는 '국가이익'의 차원에서 생각해야"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통해 최근 확산되고 있는 반미감정에 대한 강한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이 글을 통해 "최근 용산기지내 미군 숙소 건립 및 기지이전 문제,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및 부시 대통령의 북한관련 발언, F-X사업 등으로 일부 국민 사이에 주한미군에 대한 오해가 적지 않고 이러한 오해가 반미감정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에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요컨대 작금의 반미감정 확산은 '오해'의 산물이라고 규정하며 미국을 대신해 오해를 풀겠다는 태도다.

국방부는 이어 조목조목 오해(?)를 해명했다.

"주한미군은 전쟁억제, 안보비용절감, 경제발전, 동북아지역의 안전보장 및 우리나라의 전략적 위상강화, 한반도 통일과정의 안정적 지원에 기여하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임을 인식해야"

"방위비 분담금, 독일·일본사례 및 우리의 안보환경 고려시 적정수준"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은 국토사용의 효율성과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여건 제고에 크게 기여"

"이번 차기전투기(F-X) 사업추진간 경쟁을 통하여 상당한 국익을 달성, F-15K는 무장 능력 탁월한 전투기로 단종되지 않아"

"한·미 관계 발전 위해 일시적·단편적 정서보다는 용미(用美)의 지혜 필요"

국방부는 이같은 해명에 이어 "분단현실을 극복하고 평화통일을 달성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한·미 동맹관계를 통하여 국익을 증진하고 주변국과 세력균형을 이루는 것"이라며 "우리는 국력을 비축하고 평화적으로 통일을 달성하여 아시아 및 세계 속의 한국을 이룩하는 데 결정적 부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 동맹관계를 전략적으로 적절히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대승적 관점에서 필요한 부담을 수용하는 국민적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결론맺었다.

국방부의 이같은 미국 감싸기는 최근 김대중 대통령이 반미운동 확산을 저지하라는 지시를 한 데에 이어 나온 것이어서, 정부가 조직적으로 미국 감싸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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